(2) 카페 편

#신촌에서 프랑스를 만나다
고르드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32)

이른 아침 연세로를 걷다 보면 갓 구운 빵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고소한 향기에 홀린 듯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베이커리 카페 고르드. 4층의 공방에선 매일 아침 시트부터 크림까지 모든 제품을 직접 만든다. 수년간 프랑스에서 유학한 파티셰 덕에 다른 디저트 카페에선 찾아보기 힘든 프랑스식 디저트를 맛볼 수 있다. 그렇다고 가격이 비싼 편도 아니니, 안심해도 괜찮다.
맛과 양, 가격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브런치는 고르드의 또다른 자랑거리. 매일 오전 10시부터 2시까지 클럽 샌드위치나 불고기 파니니, 에그 샌드위치 등을 만날 수 있다. 물총축제에 대한 기대감에 아침밥도 거르고 신촌으로 달려왔다면 축제에 앞서 브런치로 배를 든든히 채우는 것도 추천한다.
누가 뭐래도 고르드의 인기 메뉴는 앙버터 빵. 고르드에만 있는 메뉴는 아니지만 한 번 먹어본 손님들은 계속 찾는다고. 슈가파우더가 솔솔 뿌려진 빵은 한 입 베어 물면 부드러운 버터와 달콤한 팥 앙금과 삼박자를 이룬다. 평소 빵을 좋아하지 않는 기자도 남김없이 해치웠다. 모카크림이 따로 제공되는 모카빵과 6가지 맛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오페라 케이크도 고르드의 추천 메뉴.
특별한 기술이나 기교를 부리기보단 단지 좋은 재료를 쓰려고 노력한다는 고르드. 당일 만든 빵은 당일에만 판매한다는 신념 때문에 남는 빵은 전량 폐기해 매일 신선한 제품을 맛볼 수 있다. 마감 시간쯤 찾아가면 할인가에 판매한다는 건 아는 사람만 아는 꿀팁. 물총 축제로 허기진 배, 프랑스의 달콤함으로 채워보자!

 

#골목 속에 숨겨져 있는 커피 향기
콩카페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4길 24)

연세대 공대 학생들이 자주 찾는 신촌의 작은 로스터리 카페, 다른 걸 다 떠나서 ‘싸고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는 것이 사장님의 목표다. 콩 카페의 자랑은 가게에서 직접 볶은 원두와 수제 디저트. 모든 원두는 가게 안에 있는 로스팅 기계로 직접 볶는다. 그래서인지 들어오자마자 가게 내부에 밴 커피향이 진하게 느껴진다. 콩 카페에서만 만날 수 있는 부뚜막 누룽지 드립 커피는 고소하고 쌉싸름한 맛이 난다고.
사장님 내외가 운영하는 작은 카페의 특성상 종류가 많지는 않지만 디저트 또한 직접 만들고 있다. 흔치 않은 맛이라며 손님들이 자주 찾는 얼그레이 치즈 파이, 빵이 크림을 덮은 독특한 모양의 티라미수는 디저트 중에서 가장 잘 팔리는 베스트셀러들이다.
커피 외에 제철 과일로 만든 과일 주스도 빠질 수 없다. 요즘 만날 수 있는 주스는 시원한 청량감과 달콤함을 맛볼 수 있는 수박 주스. 직접 청을 담가서 만든 레몬에이드나 딸기 주스 등도 판매중이다.
여러 메뉴가 유혹해오지만 결국 사장님이 추천한 커피는 아메리카노. 가게에서 직접 볶은 콩으로 내린 에스프레소 맛이 매력적이다. 너무 써서 평소 커피를 즐기지 않는 기자의 입에도 콩 카페의 아메리카노는 잘 맞았다. 과하게 쓰지도, 그렇다고 맹물같지도 않은 것이 기분 좋게 쌉쌀한 정도였다. 게다가 다른 카페보다 훨씬 큰 커피콩의 테이크아웃 잔 덕에 더운 야외에서 한참 동안 시원함을 맛볼 수가 있었다.
무더운 요즘, 덥다고 집에만 있기보단 신촌 물총축제와 콩 카페의 아메리카노로 시원하게 여름을 나보자.

 

#눈앞에서 펼쳐지는 달콤한 파이의 향연
파이홀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5나길 20)

파이홀의 메뉴는 정해져 있지 않고 매일 바뀐다. 따라서 페이스북의 파이홀 페이지에서 당일 판매하는 파이를 확인한 뒤 찾아가는 것을 추천한다. 먹고 싶었던 파이를 안 판대도 너무 상심할 것 없다. 그럴 땐 페이스북에 댓글을 남기면 빠른 시일 내로 원하는 파이를 만나볼 수 있다.
다른 메뉴들이 모두 바뀔 때에도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는 파이들이 있다. 바로 얼그레이 가나슈와 오레오 말차 파이. 얼그레이 가나슈는 향긋한 얼그레이 향과 달콤한 맛을 동시에 품은 메뉴고, 오레오 말차 파이는 쌉싸름한 말차 맛과 오레오의 바삭한 식감이 잘 어우러진다. 손님들이 많이 찾아주는 덕분에 시그니처 메뉴 삼아 매일 만들고 있다고.
복숭아, 산딸기, 체리, 망고 등이 들어간 과일 파이들은 모두 제철 과일을 사용해 만들어진다. 그 편이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이유로 딸기 치즈파이는 인기 메뉴임에도 상시 판매 메뉴가 아니다. 하우스 딸기보단 제철 딸기를 써 파이를 만들겠다는 사장님의 고집 때문이다.
기자는 여름에 어울리는 블루베리 파이에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얹어서 먹어봤다. 입안에서 생생하게 느껴지는 블루베리 과육과 바삭한 파이생지의 맛은 환상의 조합을 이뤘다. 위에 올려진 달콤한 아이스크림은 상큼한 블루베리와 잘 어우러졌다. 거기에 너무 달지 않고 풍미로 가득한 로열 펠트 밀크티를 곁들이면 금상첨화.

 

글 신은비 기자
god_is_rain@yonsei.ac.kr

사진 하수민 기자
charming_so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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