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여학생회장과의 일문일답

오늘(월) 새벽 4시경 29대 총여학생회 <모음>(아래 총여)이 페이스북에 학생총투표 결과 및 추후 계획에 대한 입장문을 게시했다. 지난 13~15일 이뤄진 ‘총여학생회 재개편 요구’에 대한 학생총투표는 재적인원 55.16%의 참여, 투표 인원 82.28%의 찬성으로 가결된 바 있다.

총여는 입장문에서 ‘학생들과 충분한 소통을 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개방적이고 공식적인 방식으로 소통하지 못했던 사실을 인정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총여는 ‘학생총투표의 결과를 책임 있게 받아들이고 논의하겠다’며 ▲재개편 방향 설정을 위한 공론장 수립 ▲총여회원을 대상으로 재개편 TFT 공개 모집 ▲TFT 미참여 학생에게 상황 공유 ▲최종안에 대한 총여회원의 승인을 받을 것 ▲총학생회칙 개정 시 의결 기구를 통한 인준을 약속했다.

 

*다음은 오늘(월) 낮 1시 30분경 우리신문사가 진행한 부총여학생회장 이수빈(신학·15)씨와의 인터뷰 내용 전문이다.

 

Q. ‘은하선 작가 강연’ 반대 시위에서 시작돼 ‘총여 재개편’ 학생총투표 가결까지 왔다. 현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A.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상징적인 사건의 한복판에 있는 것 같아서 부담스럽긴 하다. 현재 상황은 웹상에서 공공연하게 돌던 익명의 여론들이 실체화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대화의 여지가 열린 것은 긍정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사실 총여의 존재 의의에 대해서는 매년 의문이 제기돼 왔다. 이제 대화할 수 있는 실체가 생겼기 때문에, 총여 내부에서 오랫동안 고민해왔던 지점들을 공개적으로 자유롭게 논의할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입장문에서 ‘총여회원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재개편 TFT를 공개적으로 모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사일정과 맞물려 참여하는 학생이 적을 것 같다. 재개편안을 대략 언제까지 마련할 계획인가?

A. 방학이 시작되는 시점이라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오히려 좀 더 응집력 있는 대화가 가능할 것 같다는 기대도 있다. 방학 때 가능한 학생들이 모여서 총여 재개편에 관련해 대화를 나누고, 다음 학기가 되면 여학생총회 등 전체가 대화할 수 있는 열린 자리를 만들어나가고자 한다. 최소한 계절학기가 끝나기 전 한 번의 간담회를, 개강하기 전 또 한 번의 간담회 및 공청회를 마련할 계획이다. 원래 6월내로 간담회를 진행하고자 했으나 중운위가 길어지고 학생총투표가 진행되면서 시기를 놓쳤다. 간담회나 공청회 등의 일정은 이른 시일 내로 공지하겠다. 방학 중 많은 논의를 통해 재개편과 관련한 최소한의 방향성에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목표다. 가능하다면 가을 중으로 재개편과 관련한 안을 완성하고 싶다.

 

Q. 중앙운영위원회 논의 당시 총여회칙 부재 문제가 제기됐다. 총여회칙 제정은 <모음>의 공약이기도 하다. 총여회칙 제정에 대한 계획이 있는지?

A. 방학 중에 총여 재개편과 더불어 논의할 예정이다. 재개편 방향성에 대한 합의가 우선적으로 돼야 회칙 제정에 관해서도 얘기를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회칙 제정은 <모음>의 공약이기도 한만큼, 기존에 계속 만들어 오던 것들이 있다. 사실 총여 내부에서도 그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를 고민해왔다. 이를 열린 자리에서 토의하고 함께 고민해볼 수 있었으면 한다.

 

Q. 총여회칙 제정의 어려움 중 하나가 인준받을 대상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논의도 함께 진행하는가?

A. 이번 학생총투표와 관련해서 논란이 됐던 지점도 같은 맥락에 있다고 생각한다. 총여의 의결기구가 불명확한 것이 사실이고 관련 문제 제기가 계속 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내용도 함께 고민해보고 싶다.

 

Q. 입장문에는 ‘총여회원들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는 동시에 재개편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의견이 왜곡되지 않도록 숙고하겠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재개편을 요구하던 추진단은 현재 해산한 상태다. 재개편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의견을 어떻게 수렴할 것인가, 그 과정에서 남학생들의 의견도 수렴할 것인가?

A. 기존에는 공개적으로 TFT를 모집할 계획이 없었으나 이번 상황을 기점으로 공개적인 인원의 모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공개적으로 TFT를 모집하기 때문에 추진단 측의 인원들도 많이 참가할 것이라 생각하고, 사실 참가해줬으면 한다. 또한 남학생들의 의견이라도 총여 차원, TFT 차원에서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제안이라면 당연히 수용할 것이다. 이를 위해 이른 시일 내로 야외에서 공개적으로 질의응답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Q. 학생들 사이에서 총여학생회장의 행방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직무 정지’라는 얘기도 나온다. 학생들의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설명이 가능한가?

A.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총여학생회장은 선출직이기 때문에 분명히 학생들에게 알 권리가 있고, 학생들의 요구가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현재 그 권리와 다른 권리가 충돌하고 있다. 두 권리의 우열을 가릴 수가 없는 상황이라 총여 내부에서도 혼란스러운 상태다. 충돌하는 다른 권리에 대한 논의가 끝나는 대로 이를 학생들에게 충분히 공지하고 공유할 것이다.

 

글 안효근 기자
bodofessor@yonsei.ac.kr
문영훈 기자
bodo_o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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