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결과 이상 무, 그러나 전수조사와 탐지기 구비 필요해

▶▶ 학생회관 2층 남자화장실 안을 렌즈탐지형 장비로 조사하는 모습

지난 5월 24일, 원주캠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아래 대학원 총학)는 ‘학생회관 4층 여자화장실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됐다’는 제보를 받았다. 대학원 총학은 학교본부의 협조로 학생회관 3~4층의 남·여 화장실을 조사했다. 그 결과, 해당 구멍은 과거 비상벨 설치에 쓰인 나사못의 흔적으로 밝혀졌다. 이후 학내 타 건물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학생들의 요청에 따라 30일 교내 일부 건물 화장실을 대상으로 불법촬영기기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

 

학생회관·중앙도서관 조사
몰카는 없었지만 아쉬움 남아…

 

지난 5월 30일 진행된 해당 조사는 ▲학교본부 ▲원주경찰서 ▲원주시 주관으로 이뤄졌고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아래 총학 비대위)와 대학원 총학이 참관했다. 원주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김휘영 경사는 “일련의 불법촬영 범죄로 인해 대통령 회의 때 단속에 대한 엄격한 주문이 있었다”며 “경찰청은 단속의 일환으로 대학들과 협력해 불법촬영기기 사전점검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조사는 원주경찰서와 원주시 여성보안관팀에서 소유하고 있는 ‘렌즈탐지형 장비’를 동원해 진행됐다. 조사 대상으로는 유동인구가 많은 학생회관과 중앙도서관 내의 화장실을 선정했다.

조사 결과, 학생회관과 중앙도서관의 모든 화장실에서 불법촬영기기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모든 건물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가 아니었다는 점 ▲교내에 불법촬영기기 탐지 장비가 없다는 점 ▲화장실 내 구멍들이 악용될 수 있다는 문제가 남아있다.

먼저, 이번 조사가 원주캠 내 모든 건물들에 대한 조사가 아니었다는 점이 지적됐다. 대학원 총학생회장 박민규(과기물리·석사3학기)씨는 “당초 학교 본부에 전수조사를 요청했으나 조사가 부분적으로만 이뤄져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이는 학교본부와 대학원 총학 간의 소통 오류 때문으로 드러났다. 박민규씨는 “이번 조사 이후에라도 학교 본부가 모든 건물에 대해 전수조사를 시행할 것을 요청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총무처 하흥호 부장은 “전체 화장실을 조사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 원주시와 협력해 전수조사의 정확한 일자를 조율 중”이라고 답했다.

또한, 교내에 불법촬영기기 탐지 장비를 구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총학 비대위 대표로 참관한 인예대 비상대책위원장 박지우(역사문화·16)씨는 “한 학기에 한 번 이상은 모든 화장실에 대한 학교의 자체적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불법촬영기기 탐지 장비 구비를 학교본부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촌캠의 경우, 총여학생회가 탐지기를 구비하고 있어 학생들이 요청할 때 대여해주고 있다. 이에 하 부장은 “학교본부 또한 탐지기 구비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기숙사와 스포츠센터에는 의무적으로 탐지기를 구비하고 총무처도 여분의 탐지기를 마련해 학생들의 요청이 있을 때마다 사용하게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조사대상에 포함된 대부분의 화장실 천장 및 벽면에서 의심스러운 구멍이 발견됐으며, 해당 구멍들이 악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민규씨는 “학교 본부로부터 해당 구멍이 화장실을 시공하고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생겼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악용될 우려가 크다”며 “총무처에 교내 화장실 천장 및 벽면의 구멍을 가능한 한 전부 막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원주경찰서 측도 해당 구멍들이 불법촬영기기 설치에 악용될 수 있어 학교 본부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에 총무처 관계자는 “문제가 되는 구멍을 메우도록 작업을 지시한 상태”라고 답했다. 


한편, 불법촬영기기 관련 교내 화장실 전수조사는 6월 내로 진행될 예정이다.

 

글 박진아 기자
bodonana119@yonsei.ac.kr

사진 하수민 기자
charming_so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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