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보건인’ 남은우 교수를 만나다.

▶▶ 연세글로벌헬스센터 및 건강도시연구센터 센터장을 겸임하고 있는 남은우 교수(보과대·국제보건학)


지난 5월 9일, 원주캠 창립 40주년 기념행사에서 KOICA* 이미경 이사장은 국제사회로의 개발 협력과 선진국으로서의 우리나라의 책임 등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관련기사 1811호 5면 ‘원주캠 창립 40주년 기념행사, 문을 열다!’> 이에 우리신문사는 다양한 국내외 보건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남은우 교수(보과대·국제보건학)를 만나봤다.
 

Q.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A. 현재 보과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로 근무 중이다. 지난 1979년 원주캠 보건학과 1기 입학생으로, 학생들에겐 동문 교수인 셈이다. 현재는 원주산학협력단 산하 연세글로벌헬스센터와 교내 의료복지연구소 건강도시연구센터의 센터장으로 국내외 보건의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Q. 어떻게 보건학에 관심을 가졌고, 공부하게 됐는가?

A. 어린 시절 교회에서 본 선교사의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 또한, 슈바이처 전기를 읽은 후 아프리카 지역에서 보건의료 선교를 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다. 이를 이루기 위해 원주캠 보건학과에 입학해 초대 과 학생회장을 맡았다. 이후 보건학 학술 모임을 진행하는 등 공부를 계속하며 국제보건에 대한 꿈을 구체화해나갔다.

Q. 국제보건학이라는 분야가 오늘날 갖는 의의가 무엇인가?

A. 국제보건학은 보건의료 분야의 지식과 기술을 통해 국제사회에 공헌하는 숭고한 학문이다. 현대에 들어 인구의 폭발적 증가가 국제적인 문제로 대두됐다. 또 질병 패턴이 감염성 질환에서 비만이나 당뇨 등의 비감염성 질환으로 변하는 등 세계는 다양한 보건환경 문제에 처해있다. 국제보건학은 이런 보건 문제를 다학제 융합적으로 탐구하며, 전문 보건인력을 양성해 국제사회에 공헌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 한때 개발도상국이었던 우리나라는 그간 축적된 보건의료 지식과 기술을 통해 국제사회에 ODA(공적 개발원조)를 하고 있다.

Q. 우리대학교에서는 어떤 국제보건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가?

A. 우리대학교는 연세글로벌헬스센터를 통해 KOICA 및 WHO와 협력해 국제보건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콩고민주공화국, 페루 및 파라과이 등지에서 보건의료 설계 및 강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런 국가들에는 의료취약지역이 많아 간단한 보건의료 강화만으로도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Q. 유독 기억에 남는 국제보건 관련 사업이 있는가?

A. 보건의료시설의 부족은 아동의 영양 부족 문제와 직결되는 문제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 10만 명이 넘는 아동에게 영양 보충제와 치료제를 제공한 사업이 기억에 남는다. 페루에서 학교와 지역 보건소를 대상으로 보건교육 및 불량식품 퇴치 등의 사업을 진행했던 점도 기억난다. 이처럼 간단한 보건의료 사업만으로도 개선될 수 있는 상황들이 우리나라의 옛 모습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Q. 건강도시연구센터의 국내 건강도시** 관련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A. 건강도시연구센터는 ‘질병 없는 사회’를 목표로 원주캠에 설립됐다. 현재 건강도시연구센터는 우리대학교 캠퍼스들이 위치한 ▲강원도 원주시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인천광역시 연수구 등지에 건강도시를 개발하고 있다. 건강도시 사업은 자전거도로나 보관시설 확충 및 그린캠퍼스 등의 정책을 포괄한다. 주로 도시경영 및 시민 건강의식 제고에 집중하고 있으며, 지역 간 건강 격차 해소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서대문구에서는 10여 개의 ‘헬시 레스토랑(Healthy Restaurant)’을 운영하며 저염식 문화를 선보이고 있다.

Q. 건강도시 사업을 국제보건학과 융합해 해외 도시에도 접목할 수 있나?

A. 그렇다. KOICA와 함께 해외 도시에도 건강도시 사업 적용을 시도 중이다. 한 예로 만성질환 예방 및 금연, 절주 등 평생 건강관리 정책을 성공적으로 시행 중인 원주시의 모델을 파라과이의 림삐오(Limpio)시에 적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터넷을 활용한 보건정보 시스템 구축과 보건소 재정비 및 시민 보건교육 강화를 해당 도시에 병행하고 있다.


Q. 현재 국내의 보건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A. 저비용 고효율 정책의 수립이 가장 우선시돼야 할 것이다. 현 정부는 건강보험의 비급여*** 항목을 급여로 전환하자는 문재인 케어를 주장 중이다. 취지 자체에 대해서는 찬성하나 큰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이와 더불어 국민들이 보건의식을 함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국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정치인이나 시의원 같은 고위 간부가 금연하고 절주하는 등의 실천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또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A. 질 좋은 국제보건 인력을 많이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의료선교 등 국제보건학 관련 교육 과정을 개설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과거에는 단일 학과였던 보건학과가 보과대로 승격되며 전문성과 다양성을 확충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오랜 배움터에서 원주캠 후배 여러분들이 큰 꿈을 갖고 학문의 벽을 허물어 세계를 품길 바란다.

 

*KOICA : 우리나라의 국제사회 지원 기관으로 경제 및 보건의료 문제의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을 돕는 역할을 한다.
**건강도시 : 스포츠-의학-평생 건강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하며 미래형 도시의 기반을 확대하고 건강 형평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비급여 : 의료 치료비 중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치료 행위로 환자가 치료 금액 전액을 부담한다.

 

글 노지강 기자
zonzal@yonsei.ac.kr

사진 하수민 기자 
charming_so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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