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코너는 그동안 우리가 1층 집에 눈을 뺏긴 사이, 조용히 신촌을 이끌어 나가던 이층집을 발굴하고 소개하기 위해 만들어진 코너입니다. 우리가 아는, 또는 잘 알지 못했던 보석 같은 ‘비프랜차이즈’ 이층집을 찾아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숨겨진 나만의 가게를 찾아 『The Y』와 함께 떠나볼까요?

#가끔은 건강한 닭요리를 먹어보자

지리산 삼계탕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26)

무려 24년 동안 각종 방송과 신문에 소개되며 연희동을 지키고 있는 지리산 삼계탕. 이곳에선 삼계탕뿐만 아니라 닭볶음탕, 찜닭, 닭곰탕 등 각종 닭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하지만 대표 메뉴는 누가 뭐래도 한방 삼계탕. 한방 삼계탕에는 기력회복에 좋은 약재가 무려 열다섯 가지나 들어간다. 육수도 가게에서 직접 닭발을 푹 고아 만들기에 특히 세브란스 병원 환자들이 자주 찾는 메뉴라고. 방문할 때마다 몸 상태가 좋아졌다는 환자들을 보는 게 사장님의 또 다른 기쁨이다. 치킨이나 닭강정도 좋지만, 가끔 건강한 닭 요리를 만나러 지리산 삼계탕에 가보는 건 어떨까?

사장님 추천메뉴_한방 삼계탕(1만 8천 원), 한방 반계탕(1만 1천 원)

 

#연희동에서 전남 무안의 펄 낙지를 만나다.

목포 낙지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22 삼원빌딩)

목포 낙지는 주문과 동시에 수족관에서 꺼낸 싱싱한 낙지를 사용한다. 전라남도 무안군에서 올라온 펄 낙지만을 취급하는데, 수입 낙지보다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강하다. 그 때문에 낙지 마니아들의 방문이 잦다고. 이곳에서는 낙지 외의 제철 식재료를 이용한 별미도 만날 수 있다. 새콤달콤한 서대회 무침에 이어 여름에는 민어와 하모도 판매할 예정이라고 한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학생이나 직장인을 위해 점심 특선으로 저렴한 메뉴도 판매하고 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낙지 한 마리는 인삼 한 근과 같다고 한다. 점점 더워지는 요즘, 목포 낙지에서 타우린이 풍부한 낙지로 원기를 회복해보자.

사장님 추천메뉴_낙지 탕탕이(3만 원), 서대회무침(3만 원, 2~3인분)

 

#정통으로 요리한 중국 본연의 맛

걸리부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31)

연희동에 자리 잡은 지 18년 된 중화요릿집 걸리부. 오래된 만큼 연세대 교수와 학생들이 자주 온다. 가장 즐겨 찾는 메뉴는 라조육밥으로, 돼지고기를 튀겨 버섯과 채소를 넣고 매콤하게 볶은 덮밥이다. 이 집의 라조육밥은 푸짐한 재료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다른 중화요릿집보다 다양한 메뉴 또한 걸리부의 장점. 샥스핀이나 해삼 등 귀한 식재료를 이용해 흔히 볼 수 없는 요리를 내놓는다. 쉽고 빠른 요리방식 대신 중국 정통 요리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점 역시 걸리부의 매력이다. 프랜차이즈 중국집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요즘, 중국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걸리부를 찾아가 보자!

사장님 추천메뉴_라조육밥(8천 원), 깐쇼새우(소 3만 8천 원, 중 4만 5천 원)

 

#어디에도 없는 편백찜과 메밀의 맛

편백미가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33)

편백미가에서는 다른 음식집에서 찾아보기 힘든 편백나무 찜통으로 음식을 한다. 피톤치드가 나와 건강에도 좋고 고기 잡내 제거에도 탁월하다는 설명이다. 대표메뉴인 편백찜은 찜통에 채소와 고기를 넣어 찐 음식으로, 건강과 맛을 두루 갖췄다. 주메뉴는 편백찜이지만 메밀을 이용한 다른 식사류도 있다. 메밀로 만든 면 요리는 흔하지만, 이곳의 메밀 면은 다른 집과 다르다. 사장님의 비법이 담긴 면은 중국산 메밀이나 밀가루가 일절 섞이지 않아 향긋하면서도 식감이 쫄깃하다. 특히 판 메밀은 단 한 명도 맛없다는 사람이 없다고 사장님이 자부하는 음식이니 꼭 먹어보길.

사장님 추천메뉴_차돌삼겹 편백찜(1만 5천 원), 국내산 봉평 100% 순 판 메밀 (1만 2천 원)

 

#추억이 깃든 이탈리안 가정식집

제니스 카페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17-49)

제니스 카페는 브루스케타, 파스타, 샌드위치, 스테이크 등이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제니스 카페에서 제공되는 모든 빵은 가게 아래에 있는 빵집에서 직접 만든다. 식전 빵이 맛있어 따로 구매를 원하는 손님도 있지만 아쉽게도 판매는 하지 않는다고. 전반적인 가격은 1만 원 중후반대로 그리 저렴하지 않지만, 그만큼 음식을 시키고 후회할 일은 없다. 개업할 때 왔던 손님이 단골이 돼 16년째 가게를 찾을 정도다. 햇살 좋은 날, 따뜻한 테라스에서 직접 내린 커피와 브런치를 즐기러 제니스 카페에 가보자.

사장님 추천메뉴_마르게리따 샌드위치(1만 4천500원), 버섯과 치즈뇨끼(1만 9천500원), 그린페투치네(1만 7천500원)

 

#꽃향기와 커피 향기에 취하는 곳

헤이마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36)

원두부터 크림, 찻잎, 케이크 심지어는 과일까지 최상의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사장님의 철학이라는 헤이마. 넓은 주방에 자리한 큰 에스프레소 머신에도 사장님의 지론이 담겨 있다. 보통 에스프레소 머신은 크기가 클수록 힘이 좋고, 커피 머신의 힘은 곧 좋은 커피 맛으로 이어진다고. 헤이마는 단순한 카페를 넘어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모이는 지역공동체 ‘헤이마타운’을 표방한다. 로스터, 플로리스트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이 모여 문화 공간을 만들자는 취지다. 실제로 헤이마의 가게 내부는 플로리스트가 직접 공수해온 생화와 드라이플라워로 가득하다. 헤이마에서 향긋한 꽃향기와 함께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갖는 건 어떨까?

사장님 추천메뉴_핸드드립커피(5천 500원), 이탈리안 카푸치노(5천 원)

 

#맛과 가격을 한 번에 잡은 중화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왕왕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27)

건물이 눈에 잘 띄지 않아 쉽게 지나칠 수 있다. 하지만 왕왕에 한 번 방문한다면 어느샌가 단골이 된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이곳에선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가성비 좋은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실제로 왕왕의 메뉴들은 일반적인 중화요릿집에 비해 최대 5천 원까지 저렴하다. 양과 가격이 부담스러운 탕수육이나 칠리새우 같은 요리도 걱정없이 즐길 수 있다. ‘혼밥족’들을 위해 다양한 1인 메뉴가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개중 가장 비싼 게 1만 3천 원인 유산슬과 양장피니 맛과 가성비를 둘 다 잡을 수 있는 셈. 중국식 샤브샤브인 훠궈도 준비돼 있으니 중국요리를 좋아한다면 도전해보길 바란다.

사장님 추천메뉴_칠리가지(1만 2천 원), 면보샤(1만 5천 원), 굴 짬뽕(7천 원)

글 신은비 기자
god_is_rain@yonsei.ac.kr

사진 천건호 기자
ghoo111@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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