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대한민국 롱보드 대축제 탐방기

최근 차 없는 거리 일정이 확대됨에 따라 기다란 공터가 된 신촌 연세로. 쭉 뻗은 연세로를 활주로 삼아 시원하게 질주한 이들이 있다. 지난 18~19일 열린 ‘제5회 대한민국 롱보드 대축제’(이하 롱보드 대축제) 참가자들이다. 일상에서는 멀게만 느껴졌던 롱보드. 신촌의 한가운데서 롱보드를 타볼 기회가 있다는 소문에 기자들은 롱보드 대축제를 방문했다.

롱보드 대축제, 즐겁고 치열했던 현장

들어본 적은 있지만 익숙하진 않은 것이 롱보드. 적어도 기자에게는 그랬다. 그러나 이번 롱보드 대축제는 롱보드에 문외한인 기자도 그 매력에 빠지게 한 자리였다.

축제는 프리스타일과 베스트 댄싱, 베스트 트릭 등의 장르와 히피점프*, G턴**등의 세부 종목으로 진행됐다. 첫날은 아마추어 경기가 있었다. 관람객에게는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는 롱보드 대축제가 아마추어 라이더들에게는 치열한 등용문이다. 경기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 경기를 보고 있던 보드샵 관계자들이 후원을 제안하기도 하기 때문. 이번 대회 참가자 달토끼씨는 “이번이 두 번째 참가”라며 “지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현재는 홍대원러브 보드샵의 후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롱보드샵 프리미어의 홍성택씨는 “이번 대회에서도 협찬하고 싶은 아마추어를 봤다”고 말했다.

둘째 날은 후원을 받는 ‘스폰 라이더’들의 베스트댄싱, 베스트트릭, 프리스타일 경기가 열렸다. 이날은 스폰 라이더와 아마추어 라이더가 함께 겨루는 오픈 경기와 스폰 라이더가 종목별로 겨룰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롱보드 계에는 아직 프로라는 개념이 없다. 실력을 인정받은 스폰 라이더들이 프로라면 프로인 셈. 이들 간의 경기도 아마추어 경기만큼이나 치열했다. 상금이 걸렸을뿐더러 후원을 받는 샵의 이름을 걸고 나온 자리였기 때문이다. 능숙한 스폰 라이더들의 트릭에 많은 행인이 시선을 뺏겼다.

기자들이 만나본 관람객들은 대부분 연세로를 지나다가 우연히 롱보드 대축제를 보게 된 사람들이었다. 대회를 구경하던 홍승범씨는 “재미있고, 롱보드를 한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관심을 표했다.

 

어렵사리 오른 롱보드, ‘쉬운 것은 없다’는 교훈

경기 외에 각 롱보드샵에서 브랜드 홍보와 롱보드 인식 개선을 위해 마련한 부스도 있었다. 몇몇 브랜드는 진열된 롱보드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축제 방문객이라면 누구든 직접 타볼 수 있도록 했다. 롱보드샵 모스코리아의 원종빈씨는 “기존에 롱보드를 타본 적 없는 사람들이 이곳 부스에 와서 롱보드를 타보는 것이 우리에겐 가장 뜻깊은 일”이라며 많은 사람이 롱보드에 입문하길 바라는 소망을 전했다. 가족 나들이를 나온 초등학생부터 연인과 데이트를 나온 대학생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롱보드를 체험하는 가운데 기자도 롱보드에 올랐다.

롱보드 타기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운동신경이라곤 전혀 없는 기자에게는 보드 위에 양발을 올리는 것조차도 힘들었다. 어렵사리 발을 올리면 균형이 잡히지 않아 보드가 기울어지기 일쑤였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으로도 식은땀이 흘렀다. 보드 위에서 발을 바꾸고 점프를 하며 춤추던 보더들이 존경스러운 순간이었다. 그래도 신촌의 한가운데에서 롱보드를 알아가는 과정은 즐거운 경험이었다.

두 딸과 함께 신촌으로 가족 나들이를 온 정연희씨는 “아이들도 대회를 흥미롭게 봤다”며 “신촌에는 젊은 기운이 넘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롱보드 대축제 주최자 찰리씨는 “롱보드 라이더들만이 아니라 롱보드를 몰랐던 사람들도 대회를 관람하고 직접 롱보드를 타볼 수 있었다”며 “롱보드가 점점 대중적인 스포츠가 되는 것 같아 기쁘다”고 이번 축제의 소감을 밝혔다.

 

구경만으로도 시간 가는 줄 몰랐던 롱보드 대축제. 유쾌한 음악과 함께 시원한 질주를 하는 라이더들을 보고 있노라면 롱보드를 타보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새로운 대중 스포츠로 급부상하고 있는 롱보드. 내년 5월, 연세로 차 없는 거리에서 더 많은 라이더가 시원한 질주를 하고 있기를 기대한다.

 

*히피점프: 보드를 타고 점프를 해 허들이나 바 등을 넘는 트릭의 일종.

**G턴: 앞바퀴 혹은 뒷바퀴를 들고 타는 트릭의 일종,


글 김가영 기자 
jane1889@yonsei.ac.kr
윤현지 기자
hyunporter@yonsei.ac.kr

사진 박건 기자
petit_gunny@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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