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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성인지·성평등 기획 연재③]몰래카메라 위협, 화장실을 넘어 백양로로
  • 김유림 기자
  • 승인 2018.05.28 00:03
  • 호수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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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연세대 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고 주장하는 익명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와 더불어 외부인에 의한 몰래카메라 피해도 알려지며 ‘몰카’에 대한 학내 불안은 증폭되고 있다.

‘학내 몰래카메라 설치’ 예고돼

지난 16일, ‘몰래카메라를 구매해 연세대 건물의 남자화장실에 설치하고 왔다’고 주장하는 글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됐다. 학내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된 것이 아니냐는 불안이 확산되면서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아래 비대위)가 서대문경찰서에 조사를 요청했고, 해당 사건은 서대문경찰서에 접수됐다. 이에 서대문구청 공무원과 총여학생회(아래 총여)가 몰래카메라 설치 여부를 조사했지만, 몰래카메라는 발견되지 않았다. 부총여학생회장 이수빈(신학·15)씨는 “총여 차원에서 몰래카메라 조사를 진행했으나, 가용 남성 인력이 부족해 남자화장실을 비롯해 모든 화장실을 조사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이후 지난 21일 열린 제14차 중앙운영위원회(아래 중운위)에는 ‘학내 몰래카메라 조사 관련 논의의 안’이 상정됐다. 중운위는 논의를 통해 총여 소유의 몰래카메라 탐지기 2대와 서울시 소유의 탐지기 2대를 대여해 각 단과대별로 건물 화장실을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비대위장 홍성현(토목·11)씨는 “단과대 차원에서 이뤄진 추가 조사에서도 몰래카메라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일반적인 탐지기로는 고성능의 몰래카메라를 탐지하기 어렵다는 점 ▲조사 이후에도 몰래카메라 설치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대해 지적이 제기됐다. 중운위에 참석한 상경대 비상대책위원장 이고은(경제·16)씨는 “앞으로도 꾸준히 몰래카메라 위협이 있을 수 있으므로 학생회 차원에서 몰래카메라 탐지기를 구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의과대 학생회장 조건희(의학·15)씨는 “탐지기의 가격이 매우 비싼 만큼 학생복지처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구매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모임 사칭한 불법촬영에도
‘법적 처분은 불가’

몰래카메라로 인한 위협은 화장실 등 폐쇄된 공간 뿐 아니라 많은 학생들이 오고가는 백양로에도 존재했다. 지난 4월 30일부터 우리대학교 학생을 사칭한 외부인에 의한 몰래카메라 피해 사건이 다수 발생했다. 며칠 뒤 피해자들이 해당 인물을 학내에서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 조사 중 피신고인은 본인이 ‘유튜버’라고 주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아래 성폭력특별법)에 따른 몰래카메라 범죄 혐의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 ▲피신고인이 촬영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점으로 인해 해당 사건은 현재 법적 처분이 어려운 상황이다.

익명을 요청한 제보자 A씨에 따르면 지난 4월 30일 한 남성이 ‘조모임 과제의 일환’이라며 A씨 일행에게 접근해 ‘키가 작은 남자가 좋냐, 큰 남자가 좋냐’고 물었다. 이후 키다리 분장을 한 남성이 나타나 사귀자는 말 등을 A씨에게 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어깨에 손을 올리는 등 신체접촉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후 A씨는 50m 가량 떨어져 그 장면을 몰래 촬영하는 남자를 발견해 쫓아갔으나 당시에는 이들을 잡을 수 없었다.

우리신문사의 취재에 따르면, 이러한 유형의 몰래카메라 피해자는 한 명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경찰서에서 일부 영상을 확인한 결과 다른 여학생들도 촬영돼 있었다”며 “얼굴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같은 방식의 접근을 경험한 B씨 역시 “해당 남성 건너편에 삼각대가 설치된 것을 봤다”고 말했다.

지난 5월 14일 한 피해자가 학내에서 해당 남성을 목격했다. A씨가 해당 남성을 총여와 함께 서대문경찰서에 신고했으나 형사 처분은 이뤄지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영상의 완전한 삭제조치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A씨는 “경찰 측에서는 ‘특정 신체부위를 촬영한 것이 아닐 경우 성폭력특별법에 적용되지 않는다’며 현재는 초상권 침해에만 해당한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경찰 조사에서 가해자는 여학생들의 동의를 구하고 촬영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경찰은 해당 영상이 가해자 개인의 재산이므로 삭제를 강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촬영 동의를 한 적은 없으며 발견 전까지는 촬영에 대해 어떤 것도 알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같은 피해를 겪은 C씨 역시 “가해자들이 촬영 사실을 알린 것은 나중이었다”며 “그마저도 ‘조모임의 일환으로 촬영 중’이라고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가해자가 외부인이기 때문에 학교 측의 조치에도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경찰 조사 결과, 가해자들은 우리대학교 학생이 아닌 외부인으로 밝혀졌다. 성평등상담소장 송현주 교수(문과대·발달심리)는 “가해자가 외부인일 경우 성평등상담소 측은 피해학생과 함께 경찰청에서 조사절차를 밟는 정도의 도움밖에 줄 수 없다”며 학교 차원의 대응도 쉽지 않음을 밝혔다.

몰래카메라 형사처벌이 어려워짐에 따라 현재 A씨는 가해자들을 신체 접촉에 의한 성추행 혐의로 신고한 상태다. A씨는 “가해자들은 내가 나온 영상을 삭제했다고 주장했다”며 “그러나 사건 발생과 경찰 조사 사이에 시간 간격이 있어 모든 복사본이 삭제됐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글 김유림 기자
bodo_nyang@yonsei.ac.kr

김유림 기자  bodo_nya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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