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공문으로 시작된 대동제 논란, 우천으로 전면 취소

교육부가 모든 대학에  「대학생 주류 판매 관련 주세법령 준수 안내 협조」를 발송한 직후인 지난 2일, 우리대학교 중앙운영위원회(아래 중운위)는 대동제에서의 주류 판매 금지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15~17일로 계획됐던 국제캠과 신촌캠 대동제는 주류 없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15일 일정은 학생들의 저조한 참여에도 무사히 치러졌다. 그러나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로 대동제의 이후 일정이 전면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 한산한 국제캠 대동제 무대 앞, 학생들이 앉아서 공연을 보고 있다.

 

국제캠 대동제
술도 없고 사람도 없어

 

지난 15일 국제캠 언더우드기념도서관(아래 언기도) 앞에서 2018년 대동제가 시작됐다. 낮 1시부터 부스가 운영되기 시작했고 낮 3시부터는 각종 공연이 펼쳐졌다. 하지만 축제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언기도 앞 공간은 한적했다. 부스도 당초 계획보다 현저히 줄었다. 대동제기획단에 따르면 국제캠 축제에는 총 24개의 단위가 부스를 신청했으나, 교육부의 공문이 내려온 후 11개 단위로 신청 부스가 줄었다. 정현주(UD·18)씨는 “전부터 많이 기대한 대동제였지만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며 “주류 판매 금지로 인해 대학 축제의 분위기가 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얼마 안 되는 부스마저도 대부분 초저녁에 철수했다. 저녁 6~7시부터 하나둘씩 문을 닫으면서 저녁 8시경에는 의예과와 ISED 부스만 남았다. 의예과 부스를 담당한 황인건(의예·18)씨는 “주점을 계획했지만 주류 판매가 금지돼 추가적인 과 회비를 사용해 동기들과 놀고 있다”며 “수익 창구가 사라져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같은 시각, 기수단 ‘블루 나이츠(Blue Knights)’(아래 기수단)의 공연이 시작됐다. 그러나 학생들의 저조한 축제 참여로 무대 주변은 한산했다. 기수단 단장 김정현(경제·17)씨는 “작년에는 국제캠 대동제에 사람이 꽤 많았는데 주류 판매 금지의 영향으로 참여 인원이 준 것 같다”고 전했다. 국제캠 축제는 밤 10시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밤 9시 30분 기수단 공연이 끝나면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기숙사로 돌아갔다. 

▶▶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해 운영을 하지 않고 있는 신촌캠 백양로 부스


신촌캠 대동제,
비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신촌캠의 경우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당초 신촌캠에서는 16일에 35개, 17일에 41개의 부스 운영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지난 16일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이틀간 진행될 예정이었던 대동제는 전면 취소됐다. 장비 파손으로 인한 안전문제를 우려한 대동제기획단이 대동제 진행 여부에 대한 논의를 중운위에 요청한 것이다. 온라인에서 진행된 논의를 통해 중운위는 안전상의 문제를 고려해 남은 대동제 일정을 전면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같은 날 낮 3시 구체적 논의를 위해 소집된 긴급 중운위에서는 ▲대동제기획단과의 질의응답 ▲비품 환불문제 ▲대동제 연기가 논의됐다. 대동제 공연을 준비하던 학생 참관인 A씨는 “1주일 전부터 비소식이 있었는데 미리 연기하지 않고 당일 취소를 결정한 이유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대동제기획단은 ▲업체와의 계약 파기로 인한 금전적 손실 ▲학교 측의 사전 일정 계획 ▲재논의의 현실적 어려움으로 인해 대동제 연기는 어려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대동제기획단장 유상빈(간호·12)씨는 “이미 주류 판매 금지 결정으로 인해 외부 업체와의 계약을 한 번 파기하고 재계약을 맺은 상태”라며 “대동제를 연기하면 또 다시 계약을 파기해야 해 금전적 손실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대동제를 위해 준비한 구매물품의 배분과 대여물품의 비용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중운위는 음료, 물 잡화 등의 구매물품은 각 단위에 배부하고, 사용하지 못한 아이스박스, 테이블, 의자 등의 대여물품으로 발생한 비용 약 200만원을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집행위원회비에서 전액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유씨는 “금전적 손실은 아직 정확하게 파악 중”이라며 “대동제 취소로 인해 대략 1500~2000만 원의 매몰비용이 생겼다”고 밝혔다.

대동제 기간 연기 문제에 대한 논의에서는 2018학년도 1학기 내에 대동제를 다시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인력 및 예산 부족과 시기상의 문제에 직면한 것이다. 유씨는 “대동제를 위해서는 학내 여러 부서, 단체, 그리고 외부업체가 함께 준비를 한다”며 “다음 주에는 이미 다른 행사가 예정돼있고 곧 기말고사 기간인 만큼 대동제 연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대동제를 위해 공연준비를 해온 것을 고려해 공연 행사 기획 여부는 추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대동제 전면 취소 발표에 학생들은 아쉬움의 목소리를 냈다. 홍정우(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18)씨는 “올해 입학한 새내기로서 대학에서의 첫 축제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안타깝다”며 “내년에는 올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철저한 준비를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21일(월) 열릴 중운위에서는 이번 학기 내 공연 행사 기획 여부가 논의된다.


글 문영훈 기자
bodo_ong@yonsei.ac.kr
서혜림 기자
rushncash@yonsei.ac.kr
김강희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사진 김민재 기자
nemomemo@yonsei.ac.kr
박건 기자
petit_gunny@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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