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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회의 파행은 헌법질서의 파괴다

여야가 드루킹 사건의 특별검사설치법안과 추가 경정예산안을 동시에 처리하기로 합의하면서 43일 만에 국회가 정상화됐다. 다행히 국회가 정상화 되긴 했지만, 우리 국민은 40여 일 동안의 국회 파행에 대해 분노한다. 과거 우리 국회는 정쟁이 발생할 때 장외투쟁을 불사하고 조직폭력배, 시정잡배들과 같이 폭력을 행사하며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들었다. 이러한 비상식을 방지하기 위해 국회 스스로 지난 2012년 19대 국회 임기개시와 동시에 국회선진화법을 시행했다. 국회선진화법의 주요 내용은 다수당에 의한 날치기 의안처리를 방지하기 위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제한하는 법이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쟁점 법안은 통상적인 과반수 의결정족수에서 재적의원 5분의 3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통과되는 것으로 변경됐고, 신속처리법안으로 국회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국회선진화법은 명칭 그대로 우리 국회가 스스로 자신의 후진성과 무능함을 자인했던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파행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우리주변의 국제정세는 북핵문제로 인해 외부환경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상태다. 그리고 3조 9천억 원의 추가경정예산을 심의해야 할 시점에 헌법기관이자 삼권의 한 축인 국회가 43일 동안 정쟁으로 인해 문을 닫고 있었다는 것은 초유의 헌법 정지 상태로 봐야 한다. 이는 졸속 입법이나 부실한 예산심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헌법을 수호해야 할 국회가 스스로 헌법기관의 지위를 포기한 것은 헌법질서의 파괴행위이다. 이런 사태가 일어날 때마다 국회의원들은 세비반납 같은 대국민 선전기망행위로 일관해왔다. 국회가 파행된다면 파행된 기간 동안 세비의 몇 배를 반납하도록 하고 파행이 일정기간 지속될 때마다 세비 등 국회의원으로서 누리는 특권을 박탈해야 한다. 나아가 위와 같은 헌정질서 위반행위에 대해 헌법에 통제할 수 있는 특단의 수단을 명시해야 한다. 국회가 살아 있을 때 민주주의는 그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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