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창립 이래 우리대학교 원주캠이 올해 40주년을 맞았다. 지금까지의 양적 및 질적 성장을 자축하는 마음으로 몇 가지 제언하고자 한다.

개교 이후 1990년대에 이르러서도 원주캠은 연구, 교육, 인프라 등 ‘연세대학교’의 이름에 걸맞은 종합대학의 위상을 갖추기엔 여러모로 부족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왔다. 원주캠 역사와 함께해 온 원주세브란스 기독병원은 최첨단 의료시설과 우수한 의료진을 갖추고 강원권을 넘어 국내 최고수준의 대학병원으로 성장했다. 원주캠의 복지, 교육 그리고 연구 인프라는 국내 여느 대학에도 뒤떨어지지 않는 수준을 갖췄다. 빼어난 자연환경과 어우러지는 캠퍼스의 미관은 큰 자랑거리기도 하다. 갈수록 척박해지는 국내 대학환경에도 불구하고, 원주캠은 근래 ACE+와 LINC+, HK+ 사업 등 대규모의 국책사업을 수주했다. 이를 발판삼아 디지털 헬스케어, 빈곤문제 및 국제개발, 근대한국학 분야에 집중된 특성화 교육 및 연구 환경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07년 국내대학 최초로 도입된 RC 프로그램은 8년째 지속 중인 등록금동결, 대학교육의 사회적 인식저하, 청년취업률 저하, 학령인구 감소 등 어려운 대학환경 속에서도 원주캠이 독자적 명성을 이루는데 적지 않게 기여했다.

하지만, 원주캠이 일궈온 40년간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현 상태만으론 앞으로의 희망적 미래를 기약하기엔 부족한 면도 분명 있다. 먼저, 원활치 못한 교수 수급 및 교원 평균연령의 고령화는 교육 및 연구경쟁력 저하는 물론 새로운 성장 동력과 가치창출을 저해하는 대학공동체의 노쇠화로 이어지고 있다. 캠퍼스 인프라 확충이 크게 이뤄졌음에도 늘어나는 살림만큼이나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면서 교육과 연구공간의 부족은 고질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원주캠은 우리대학교의 어엿한 동쪽지체라는 공언에도 불구하고 분교의 이미지를 여전히 떨치지 못하고 있다. 신촌캠과 상호관계에서 독자적 교육기관으로서의 면모를 충분히 갖추질 못했으며, 국내의 치열한 경쟁적 대학환경에서 생존과 발전을 위한 원주캠 만의 발 빠른 독자적 대응이 쉽지 않다. 특히 앞서 언급된 교육 및 연구의 발전적 면모들 대부분이 비교적 최근의 성과들로써 창립 이래 오랫동안 원주캠의 행정과 교육커리큘럼이 신촌캠에 많이 의존돼 온 것이 사실이다. 지금까지의 성장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분교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대내외에서의 위상을 제고해야 한다. 또한, 원주캠은 앞으로 독자적 경쟁력을 갖춘 행정, 교육 그리고 연구 생태계를 갖추어 신촌캠과 동등한 파트너쉽을 구축하는데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난 18일, 원주캠은 창립 40주년을 맞아 학부교육, 연구특성화, 지역협력, 그리고 건전한 대학문화를 중심으로 한 비전선포와 연세광장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기념일에 맞춰 발표한 정책적 선포와 기념비적 건축계획의 발표는 일면 타당하다. 하지만 외부를 향한 화려함의 과시도 중요하지만 한 공동체의 비전은 내부 구성원을 향한 자긍심과 공동체의식의 고양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교수, 직원, 학생 모두가 원주캠 공동체에 주인의식을 품고 자긍심과 애교심을 고양할 수 있는 보다 실질적인 계획의 수립과 실천이 동반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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