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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실습비, 잘 쓰이고 있나요?경제적 부담은 오롯이 학생들에게
  • 서혜림 기자
  • 승인 2018.05.12 22:19
  • 호수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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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수업이 주를 이루는 생과대의 등록금은 411만 2천 원으로 다른 인문계열 단과대보다 약 57만 원가량 높다. 이 등록금의 일부는 ‘실험 실습비’(아래 실습비)의 명목으로 학생들이 수업에 필요한 재료를 구입하거나 생과대 내에 구비된 장비들을 관리하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학생들은 ▲불분명한 실습비 활용 방식 ▲부족한 금액 ▲실습 장비 관리 미흡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실습비 사용은 제각각, 
‘사용 내역 공개는 어렵다’

 

생과대의 일부 학생들은 ▲실습비 사용처와 사용시기가 제각각이라는 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실제로 사용처를 확인할 수 있는 방도는 없는 상태다. 매 학기 초 교수는 학생들과 논의해 배당된 실습비의 사용처를 정한다. 이때 실습비는 대부분 공통재료를 살 때 사용되지만, 사용처는 제각각이다. 생과대 학생회장 공문규(생디·13)씨는 “공통재료를 사기 위해 실습비가 사용됨에도 불구하고 교수마다 실습비를 다르게 이용하고 있다”며 “실습비에 대해 모르는 교수들도 있는데, 쓰지 않고 넘어가는 금액은 회계로 다시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에 생과대 소속 A교수는 “각자 사용하고 싶은 재료가 달라 필요한 금액도 천차만별”이며 “실습비를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용처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홍익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실습비 사용에 대한 상세 규정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대학교 규정집에는 이와 관련한 내용이 없다. ‘홍익대 규정집’에 따르면 실습비로 사용이 불가한 항목들이 명시돼있으며, 실습비 사용계획을 수립한 후 승인을 받아야 지출할 수 있다. 홍익대 총학생회장 신민준(회화·13)씨는 “학과에서 실습비 지출을 요청하면 학과장, 학장, 사무처 재무팀에서 각각 사용 승인을 받아야 지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홍익대에서는 학생들의 문제제기를 통해 2014~2016년 등록금심의원회(아래 등심위)를 거쳐 요청이 있을 시 실습비 사용 내역을 공개하기로 합의했다. 우리대학교에서도 지난 2017년 1월부터 등심위에서 실습비 논의가 언급됐으나, 사용 내역을 공개하는 데 이르지는 못했다. 기획처 예산팀 이근호 팀장은 “실습비는 워낙 유동적으로 바뀌는 금액이기 때문에 실습비 관련 내역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액도 부족, 장비 관리도 미흡?

 

▲실습비로 사용되는 액수가 적다는 지적도 있다. 학생들은 학기 중 수업에 필요한 물품 구매와 과제전 준비로 인한 지속적인 개인 경비 지출에 대해 경제적 부담을 호소했다. 공씨는 “특정 수업에서 개인당 2만 원 정도의 실습비가 지원이 됐다”며 “그러나 과제전을 준비하다 보면 기본적으로 모두가 구매해야하는 보드조차도 2만 원이 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공통적으로 구매하는 물품조차 실습비로 구매할 수 없는 가격인 탓에 사비로 이 비용을 충당해야 하는 것이다. 김정윤(생디·15)씨도 “적은 경우에는 5~6만 원에서 최대 100만 원이 넘는 금액까지 학생이 부담해야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실습 장비들의 관리 미흡이 드러나면서 실습비가 제대로 활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실습비는 생과대 내에 구비된 3D프린터(아래 프린터), 사포, 드릴, 레이저 커팅기 등 장비를 관리하는 데에도 사용된다. 생활디자인학과에 재학 중인 B씨는 “우리 학과에서 사용하는 프린터 두 대 중 한 대는 잦은 고장으로 수리비가 많이 들어 아예 사용하지 않고 다른 한 대 역시 고장이 자주 난다”고 전했다. 김정이(생디·15.5)씨는 “과제전에서 프로젝터 또는 모니터가 필요하지만 선착순으로 두 조에게만 제공한다”며 “다른 조들은 알아서 해결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A교수는 “생과대 내에서 실습비만으로 구매한 프린터는 한 대”라며 “교수들이 외부 연구 과제를 통해 돈을 모아 학생들이 가장 필요한 프린터를 구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교수는 “교수들이 마련한 기금으로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필요한 물품을 미리 구매해둔 경우도 있다”며 “학교에서 편의를 제공해주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고려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과대와 공과대에서도 실습비와 관련해 비슷한 문제가 있지만, 해당 문제가 아직 공론화되지는 않은 상태다. 이과대 학생회장 조아연(물리·14)씨는 “많은 학생들이 본인이 실습비를 내고 있다는 것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또한 적어도 실습비가 어디에 사용되는지 알아야하는데 지난 4차 등심위에서도 해당 내용을 듣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과대 학생회장 김민혁(기계·15)씨는 “이전에 실습비에 대해 사무실과 얘기해보고 알아봤으나 불확실한 부분밖에 없었다”며 “실습비가 얼마 책정돼있는지 알 방법도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A교수는 “생과대 내의 모두가 실습비와 관련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실습비와 관련된 현재 상황에 대해 답변을 하기에는 생과대 내에서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한편 김정이씨는 “실습비가 실질적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활용됐으면 좋겠다”며 “생과대 내의 장비도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 서혜림 기자 
rushncash@yonsei.ac.kr
그림 김유림 

서혜림 기자  rushncash@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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