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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찌질’했던 사랑사랑에 있어 ‘찌질’했던 과거를 털어보자
  • 김나영 기자
  • 승인 2018.05.10 16:20
  • 호수 0
  • 댓글 0

누가 사랑 앞에서 ‘쿨’해질 수 있겠는가. 우리는 모두 사랑 앞에서 ‘찌질’댄다.자존심과 사랑 사이의 줄타기에서 삐끗하는 순간 각자의 흑역사가 만들어진다. 우리가 가슴 한 켠에 숨겨온 찌질했던 순간들을 털어보자.

#새내기 #짝사랑 #찌질의시작

원웨이러버

대학 들어오고 나서 처음으로 마음이 간 아이었어. 짝사랑으로 끝났지만. 그 친구에게 내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별 노력을 다했지. ‘카카오톡’(아래 카톡) 상태메시지랑 프로필 뮤직은 하루에 두세 번씩 바꾼 적도 있어. ‘이루어질까...’나 ‘점점 더 좋아진다...’ 같은 구질구질한 것들이었어. 페이스북 대나무숲에 올라오는 거의 모든 짝사랑 관련 글에 내가 ‘좋아요’가 눌려있을 걸?

(경악) 너무 별로야.

원웨이러버

나도 이제는 알지. 그때는 몰랐지. 사랑에 눈이 멀었었나봐. (웃음) 얼굴 한 번이라도 더 보려고 그 친구 시간표도 알아보고 수업 끝나는 시간에 괜히 그 건물 주변을 맴돌았어. 그 친구가 자주 가는 편의점은 거의 살다시피 갔어.

귀엽다. 직접 해준 건 없고?

원웨이러버

나 엄청 잘해줬어! 군것질거리 엄청 사다주고, 목감기 걸렸다고 해서 배즙에 약까지 사다줬어. 심지어 아침에 못 일어날 것 같다고 해서 모닝콜까지 해줬어. 나 그날 오후 수업이어서 그렇게 일찍 일어날 필요도 없었는데.

풋풋하다 야. 안타까워.

원웨이러버

이젠 그냥 친구지 뭐. 다 지나간 일이야.

 

#쌍방찌질 #찌질과실례사이

불암산늦답녀

지금 생각하니까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 그 사람이 먼저 헤어지자 했어. 그 자리에서 네 번을 붙잡았는데 싫다더라. ‘아니’도 아니고 ‘싫어’라고 했어. 나쁜 XX. 그래서 내가 카톡 프로필사진으로 헤어진 연인에 관한 노래 가사를 캡쳐해서 걸어놨었어. 술 마실 때마다 그 사람한테 전화하고. 받지도 않더라. 짜증나네.

저런...

불암산늦답녀

시간이 지나니까 좀 괜찮아지더라고. 그런데 어느 날 그 사람한테 카톡이 와있는 거야. 딱 봐도 술김에 한 카톡. 복합적인 감정에 휩쓸리더라. 결국 미련 못 버리고 거기에 답장을 했어. 문제는 내가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그 답장을 네 달 뒤에 했다는 거지. 읽고 씹더라. 개XX.

아이고...

불암산늦답녀

그런데 그 XX는 끝까지 별로더라. 헤어지고 다음 학기 개강 날에 학교 카페 화장실에서 손 씻고 있는데 어떤 여자 분이 거울로 나를 힐끗거리면서 계속 쳐다보는 거야. 뭔가 했지. 화장실 나와서 알았어. 그 사람의 새 여자 친구더라. 나는 혼자 과제하고 있는데 그 사람이 내 쪽을 턱 끝으로 가리키면서 둘이 티격태격 대더라. 누가 봐도 내 얘기 하고 있는 거지.

그 사람 너무 별로다. 잘 헤어졌어.

불암산늦답녀

완전 ‘똥차’였어. 그 때 모든 미련 싹 사라지더라.

 

#네게는 사랑이었겠지 #내게는 그저 성가신 사람

방배동인기쟁이

나를 좋아했던 사람 이야기야. 지금이야 뭐 웃고 넘길 수 있는 추억거리지만 그 때는 정말 싫었어. 애초에 성격이 찌질하고 눈치가 없어서 별로 안 친했거든.

인기쟁이네. 누가 너를 좋아해주는 거 되게 기분 좋지 않아?

방배동인기쟁이

들어봐. 내가 없는 술자리에서 그렇게 내 얘기를 했대. 맨날 술 먹고 전화하거나 문자하고. 하루 이틀이 귀엽지 몇 달을 그러니까 차단하고 싶었어. 같은 과 동기여서 함부로 뭐라 하지도 못하고.

아까 했던 말 취소.

방배동인기쟁이

킬링 포인트는, 전화하면 내가 받자마자 끊어. 항상. 또 어느 날은 몇 년 전에 올렸던 페이스북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더라. 아, 너무 싫어!

(경악) 윽.

방배동인기쟁이

결국엔 군대 가더라. 잘 지내는지 모르겠다. 사실 별로 안 궁금해. 예의 상 해본 말이야.

 

#짝사랑은불같이 #카톡은아련하게

빨간머리앤

내가 고등학교 때 학원에서 좋아하던 오빠 이야기야. 나한테 엄청 잘해주고 장난끼도 많았어. 심지어 키 크고 잘생겼어. 엄청 좋아했지.

인기 많을 스타일이네.

빨간머리앤

빙고! 그래서 여자가 정말 많았어. 근데 하필 그 오빠를 광적으로 좋아하던 애가 있었어. 심지어 나랑 이름도 같아서 나랑 그 여자애가 묶여서 언급됐어. 그 오빠의 여자들로.

윽.

빨간머리앤

그땐 그게 싫지도 않았어. 아무튼. 오빠랑 걔랑 같이 있으면 나는 말도 못 걸겠는 거야. 괜히 혼자 자존심 상해서 모르는 척 하고. 그럴 때면 오빠가 나한테 왜 자기 모르는 척 하냐고 물어봤는데 그것도 좋았어. 나는 정말 오빠가 나한테 관심이 있었던 것이라고 믿어.

관심이 있었거나, 정말 그 오빠의 어장 속 ‘여자들’ 중 하나였거나.

빨간머리앤

아니야! 그 오빠가 본격적으로 나한테 마음이 생긴 것 같은 시기에도 그 여자애랑 사귄다는 소문이 돌아서 화가 나더라. 그래서 내가 직접 말은 못하고 오빠 책상에 쪽지를 남겼지.

무슨 말을 썼는데...?

빨간머리앤

‘오빠 OO이랑 뭐 있으면 기다릴게...’ 윽, 지금 생각해도 별로다. 결국은 안됐어. 다시 보니 그럴 만도 하네.

 

글 김나영 기자
steaming_0@yonsei.ac.kr

김나영 기자  steaming_0@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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