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교수란, 강의실에서만 볼 수 있는 존재다.
그들은 어떤 책을 읽을까?
우리말의 아름다움이 살아있는 책들로 가득한
인예대 국어국문학과 고훈 교수의 서재를 찾았다.

Q. 요즘 읽고 있는 책은?
A. 저는 요즘 책을 여러 권 읽고 있는데요. 저희 아이들이 잠들기 전에 C.S 루이스가 쓴 『나니아 연대기』 4부 「캐스피언 왕자」를 읽어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평강불초생이라는 중국 작가가 쓴 『강호기협전』을 읽고 있어요. 다만 아직 한국어로 번역이 되지 않아서 읽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죠. 또한 만화 서사를 공부하고 있어서 만화사적으로 중요한 작품인 아라키 히로히코의 『죠죠의 기묘한 모험』이라는 만화를 보고 있습니다.

Q. 무인도에 간다면, 들고 가고 싶은 책은?
A. 무인도에서 읽으려면 아무래도 길이도 길고 재미도 있는 책이어야 할 것 같네요. 그래서 저는 김용 작가의 『영웅문』 3부작을 가져가고 싶습니다. 원래 제목은 『사조삼부곡』으로,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로 구성돼 있는데요. 분량이 길뿐만 아니라 문학, 역사, 철학, 예술 등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역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무인도에는 『영웅문』을 들고 가고 싶어요. 뭐 만약 책을 다 읽고 나서 할 일이 없다면 책에 나오는 ‘무공초식’을 따라 해 보는 것도 지루함을 달래는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Q.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은?
A. 저는 학생들에게 루시 몽고메리의 『빨간 머리 앤』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책은 저에게 첫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해준 작품입니다. 요즘 많은 학생이 성적, 취업, 스펙 쌓기 등에 치여 각박한 삶을 사는 것 같은데요. 출생과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상상력과 쾌활한 성격으로 주변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오는 소녀의 성장담이 요즘 학생들에게 힘을 주지 않을까 싶어서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Q. 고훈 교수에게 독서란?
A. 저에게 있어서 독서란 ‘거울’과 같습니다. 우리가 하루에도 몇 번씩 거울을 보잖아요. 이처럼 독서도 자주 해야 할 것 같고요. 거울을 보면서 옷매무새를 가다듬는 것과 같이 책을 보면서 자기 삶도 돌아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렇듯 독서는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거울’과 같습니다.

 

김민재, 천건호, 박건, 하수민 기자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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