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사회
퍼스널 모빌리티 사용자는 외줄타기 중미비한 법제 제반환경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 강현정 기자, 하수민 기자
  • 승인 2018.05.05 20:49
  • 호수 1810
  • 댓글 0

차 내부에 있어도 대형버스 및 화물차가 지나가면 두렵기 마련이다. 퍼스널 모빌리티(아래 1인용 이동수단) 사용자들은 맨몸으로 대형버스와 나란히 달린다. 현행법 상 규제로 차도에 내몰린 사용자들의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나 혼자 달린다,
퍼스널 모빌리티

 

 

전동휠, 전동 킥보드 등을 통칭하는 1인용 이동수단은 가격상의 경쟁력과 운전의 용이성을 무기로 저변을 급격하게 확대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엔 불과 1천 대였던 것이 2년 사이 2천% 늘어 2016년엔 2만 대가 됐다. 두 달 전 1인용 이동수단을 구매한 A씨는 “자전거나 스쿠터에 비해 1인용 이동수단은 크기도 작고 무게도 가벼워 휴대성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가한 이용량에 비례해 사고의 가능성도 늘었다. 경찰청 교통조사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인용 이동수단 사고 수는 117건에 달했으며 4명이 사망했다. 서울시 여의도 한강본부 관계자는 “(공원 내에서) 1인용 이동수단 사고 발생률도 높고 피해 정도도 크다”며 “식물인간이 된 경우도 보고됐다”고 전했다. 

물론 운전 자격이나 장소에 대한 규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도로교통법」 2조 19항은 ‘배기량 50cc미만(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경우에는 정격출력* 0.59kw 미만)의 원동기를 단 차’를 원동기장치자전거로 규정한다. 이 조항에 의해 1인용 이동수단 외에 사륜오토바이, 배기량 125cc 미만의 스쿠터도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된다. 운전자는 최소한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를 취득해야 하며 인도나 자전거 도로에서의 운전은 제한된다. 

 

들쑥날쑥 제품에
실속 없는 규제

 

그러나 현행 규제는 유명무실하다. 실질적인 관리 수단이 부족한 탓이다. 우선 면허 없이 운전하더라도 뾰족한 단속 수단이 없다. 주행 중에 일일이 면허를 확인하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제품 판매 시 판매 업체가 구매자의 면허 유무를 확인하도록 교육하는 게 고작이지만 그마저도 사각지대를 안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해외에서 직접 구매를 하는 등의 경우다.

제품마다 들쑥날쑥한 사양 및 부품 때문에 일괄적인 규제 적용은 더욱 어렵다. 최대시속에 따라 일부는 원동기장치자전거, 일부는 이륜자동차로 구분되는 것이 그 예다. 국가기술표준원에서는 지난 2017년 8월부터 「안전 확인대상 생활용품의 안전 기준」을 개정해 전동외륜보드 및 전동이륜보드의 안전 요건 및 시험 방법 등을 지정했다. 해당 기준에 따르면 1인용 이동수단의 최고 속도는 25km/h를 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확인 결과 최대 시속이 40km/h를 초과하는 제품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었다. 이에 대해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개정 전에 생산된 제품들에 대해서는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경찰청 관계자 B씨는 “원동기장치자전거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 1인용 이동수단의 경우 임의로 이륜자동차에 포함해 단속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차도 위 위태로운 사람들

 

한편 차도 위의 1인용 이동수단 사용자들은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지난 2016년 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새로운 교통수단에 대한 안전대책 연구’에 따르면 1인용 이동수단 사용자 799명 중 37.7%가 사고 및 유사 사고를 경험했고 그 상대로는 자동차 운전자가 가장 많았다. 또 일반 국민 501명 중 90.8%가 일반 차도에서 1인용 이동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답했다. 2년 동안 1인용 이동수단을 사용하고 있는 김재곤(과기생명‧박사1학기)씨는 “차도 통행 시 자가용 운전자들이 연속으로 경적을 울리는 등 위협을 당했다”며 “교내에서는 갓길에 세워진 차로 인해 주행 중인 자가용과 근접해 주행한다”고 전했다.

이에 일부 지자체는 1인용 이동수단 전용도로 구축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계획이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될지는 미지수다. 그 이유로 ▲1인용 이동수단의 정의 문제 ▲공간 부족 등이 꼽힌다. 1인용 이동수단이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된 이상 별도의 도로를 구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실질적인 대책에 앞서 1인용 이동수단의 법적인 재분류 절차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B씨는 “신규 기기인 1인용 이동수단의 정의가 현행법에 적시되지 않은 상태”라며 “전용도로 구축을 위해선 정의와 분류 기준이 먼저 명시돼야 한다”고 전했다. 

전용도로 구축 시 공간이 부족하다는 문제도 있다. 또 전용도로를 차도에 구축하는 것만으로는 사고의 위험을 줄이기 어렵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용도로를 단순히 차도상에 구축하는 것은 위험하며 공간도 부족하다”며 “대안으로 폐쇄형 공간 마련을 추진했지만 이 또한 공간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1인용 이동수단의 급격한 보급에도 제자리걸음하는 규제 탓에 실질적 사용 기반은 불안정하다. 규제의 실효성뿐 아니라 차도 이용으로 사용자들의 안전 역시 위협받고 있다. B씨는 “1인용 이동수단 중 최대 시속 25km/h 미만인 경우에는 운전면허 취득을 면제하고 자전거 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개정안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하지만 해당 개정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정격출력 : 규정된 조건 하에서 운전이 보장된 최대 엔진, 전동기, 발전기 따위가 외부에 공급하는 기계 및 전기적 힘
 

 

글 강현정 기자
hyunzzang99@yonsei.ac.kr

사진 하수민 기자
charming_soo@yonsei.ac.kr

강현정 기자, 하수민 기자  hyunzzang99@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오늘의 주요뉴스
지키지 않은 의무 1.45%
[신촌·국제보도]
지키지 않은 의무 1.45%
[신촌·국제보도]
은하선 작가 강연 당시 폭행 혐의 사건에 ‘무혐의’ ...
[신촌·국제보도]
바로잡습니다
인생을 맛있게 요리하라
[사회]
인생을 맛있게 요리하라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