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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남북관계에 대한 당신의 의견은?한반도에 찾아온 '평화의 봄'
  • 유지웅(국제관계·17)
  • 승인 2018.05.06 20:38
  • 호수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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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웅
(국제관계·17)

“이제 우리는 결코 뒤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4·27 판문점 선언 中 문재인 대통령)
“새로운 역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역사의 출발점에서.”(김정은 위원장 방명록)
지난 4월 27일 전 세계인의 이목이 남북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으로 향했다. 두 정상이 군사분계선에서 손을 맞잡고 자유로이 남과 북의 땅을 넘나들었던 장면은 ‘5cm 경계석’이 이제는 그저 ‘평범한 돌’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화제가 되었던 장면들이 많았지만 단연 압권은 역시 두 정상의 ‘도보다리 회담’ 이었다. 도보다리 끝에 마련된 벤치에 마주 보고 앉아 차를 마시며 담화를 나누는 두 정상을 멀찍이 떨어져 있던 카메라가 잡았다. 노신사와 젊은이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오직 새소리와 바람 소리만이 화면을 가득 채운 한 편의 무성영화는 한반도의 평화와 미래를 담아갔다.

역사상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뚜렷하게 명문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4공동선언과 남북기본합의서의 경우 상호 불가침 등의 내용이 들어있기는 했으나, 전자는 데탕트시기에 떠밀려 합의 후 이내 파기되었고, 후자는 소련과 동구권 체제의 몰락에 의한 북한의 생존전략에 따른 비자발적 합의였다. 지난 두 차례 정상회담 역시 비핵화보다는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 및 경제교류와 협력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처럼 과거 남북합의가 갖는 역사적 한계들 때문에 이번 판문점 선언은 그 자체로 더욱 의미가 깊다. 물론 궁극적인 비핵화 논의의 결론은 향후 이뤄지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가려질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공개 폐쇄와 검증과정 용인과 같이 뚜렷한 비핵화 의지를 보이고, 미국도 폼페이오 CIA 국장이 이미 김정은 위원장을 수차례 만나는 등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기류가 흐르고 있다.

남북관계는 지극히 특수한 관계이며 민족 내부의 문제라는 뚜렷한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남북관계는 ‘Give&Take’, ‘Tit for Tat’과 같이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국제관계 논리만으로는 온전한 해결을 도모할 수 없다. 동북아 신냉전 대결 구도가 북미와 남북으로 구분돼있는 시기에 북미 간 주요 의제인 북핵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서 남북갈등이 해결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때문에,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비핵화 의제를 넘어서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감을 해소하고 평화적 관계를 재정립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했는데 이번 판문점 선언에서 그 같은 합의들이 이뤄졌다. 이제는 남북이 3개 항목 13개 항에 걸친 합의 내용을 신뢰를 바탕으로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여러 차례의 남북 간 합의나 6자회담을 거친 합의들 대부분이 상호 간 신뢰의 부족으로 인해 결렬되고 파기된 바 있다. 지난 실패들을 거울삼아 보다 많은 대화와 실천을 통해 서로 간의 이해관계를 맞춰가는 것만이 한반도 평화 유지의 관건이 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판문점 선언에 따른 이행조치들이 속도감 있게 이뤄지고 있다. 북한 내에서도 이번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의 ‘완전한 비핵화’ 등의 내용이 가감 없이 언론을 통해 밝혀지고 있다는 점은 북한이 빠른 시일 내에 정상국가로 도약하여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고자 하는 의지를 피력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북한의 태도는 향후 미국과의 핵 협상 과정에서도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판문점 선언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기틀은 마련됐고 이제 공은 북미 정상회담으로 넘겨졌다. 회담의 결과로 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와 구 냉전체제 이념이 남아 있는 한반도에 전쟁의 종식과 핵 없는 평화가 선포된다면 이는 한반도를 넘어서 세계사적으로도 큰 전환점이 될 것이다. 한반도 정세에 있어 운전자 역할을 자처한 문재인 대통령, 일단 김정은 위원장을 옆자리에 태우는 데까지는 성공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뒷자리에 타기 직전이다. 합승을 노리는 아베 총리, 시진핑 주석, 푸틴 대통령도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 차가 평화의 길로 시원하게 내달리기를 기대해본다.

유지웅(국제관계·17)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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