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코너는 그동안 우리가 1층 집에 눈을 뺏긴 사이, 조용히 신촌을 이끌어 나가던 이층집을 발굴하고 소개하기 위해 만들어진 코너입니다. 우리가 아는, 또는 잘 알지 못했던 보석 같은 ‘비 프랜차이즈’ 이층집을 찾아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숨겨진 나만의 가게를 찾아 『The Y』와 함께 떠나볼까요?

 

#신촌에서 가장 맛있는 찹쌀탕수육을 먹고 싶다면
가화만사성(연세로5가길 1)

신촌 지역에 있는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가게, ‘가화만사성’. 놀랍게도 가화만사성은 사장님이 좋아하시는 드라마 제목을 이름으로 따온 비프랜차이즈 가게다. 가화만사성은 문을 연 지 1년 8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24시간 배달을 해 벌써 대학가 배달 단골이 수두룩하다고. 중국집의 기본메뉴 짜장면(5천 원), 짬뽕(6천 원)도 맛있지만, 이곳의 대표메뉴는 신촌에서 가장 맛있다는 찹쌀탕수육(1만 5천 원)이다. 바삭한 튀김과 좋은 고기를 써 누린내가 전혀 나지 않는 게 가화만사성 탕수육만의 강점. 탕수육만 시키기엔 양이 부족하다면 사람을 모아 짜장면, 짬뽕, 찹쌀탕수육 세트(1만 8천 원)를 시켜보길 추천한다.

사장님 한 마디_“7명의 배달원이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전화해주세요~”
 

#‘이층에서 본 거리’ 노래를 아는, 아날로그를 찾는 사람에게
이층에서 본 거리(연세로5나길 6)

예스럽게 꾸미기보다 함께 이야기하며 옛 추억을 공유하는 게 진짜 아날로그라는 철학을 가진 ‘이층에서 본 거리’. 이곳에서는 자칭 어설픈(?) 인테리어에서도 충분히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중고나라를 통해 공수한 인테리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정감이 간다. 이곳은 술집임에도 밝은 조명이 인상적이다. 많이 마시게 되는 어두운 술집보단 가볍게 한 잔, 서로 얼굴 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술집을 추구한다고. 사장님의 아날로그 철학은 옛날 음악들에서도 잘 묻어난다. 30대, 40대, 50대 폴더가 각각 있지만, 김광석, 다섯 손가락의 노래를 자주 튼다. 이외에도 각자 듣고 싶은 음악을 신청할 수도 있다. 퇴근하다 가볍게 맥주 한 병을 마시고 싶을 때 발길이 닿는 곳, 이층에서 본 거리다.

사장님 한 마디_“벨이 없는, 대신 눈만 마주쳐도 되는 편안한 가게”

 

#신촌에 나만의 다락방을 마련해보자
별이 숑숑(연세로5나길 10)

어느덧 신촌에 자리 잡은 지 10년이 된 ‘별이 숑숑’은 다락방을 컨셉으로 하는 좌식 카페다. 조금 좁을 수는 있지만 아기자기하고 아늑한 나만의 자리라는 느낌이 든다. 2층 자리는 손님들에게 인기 있어, 앉고 싶다면 타이밍을 잘 맞춰 방문해야 한다. 4월에 야심차게 나온 딸기&레모네이드(5천500원)엔 직접 만든 과일 청이 들어갔다. 가라앉아 있는 딸기를 저으면 벚꽃이 떨어지는 것 같아 봄 느낌이 물씬 난다. 현재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학생 상대로 할인 이벤트를 진행 중이며 인스타에 카페를 올리면 쿠키도 증정한다. 이 쿠키가 정말 맛있으니 누워있지만 말고 꼭 이벤트에 참여하시길. 상호가 다소 시대에 뒤처져 보이기는 하지만 사장님은 언젠가 ‘숑숑의 시대’가 올 거라고 믿고 있다. 유행은 돌고 도니까.

사장님 한 마디_“개인 카페가 빛을 잃고 있지만, 최선을 다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생활의 달인, VJ특공대에 나온 입소문 케이크
몰리스(연세로5다길 22)

대형사 총괄 셰프가 야심차게 준비했다. 개인 브랜드를 위해 대형 프랜차이즈 셰프를 그만두신 사장님이 차린 몰리스. 이곳은 어디서 공수해오지 않고 시트부터 크림까지 100% 셰프만의 레시피로 직접 만드는 케이크와 초콜릿이 특징이다. 대표메뉴는 생크림 케이크(6천500원). 케이크와 초콜릿을 포장해가는 손님도 많지만, 몰리스의 강점인 예쁜 플레이팅을 보려면 그 자리에서 먹는 것을 추천한다. 가족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은 가게 이름인 ‘몰리스’는 라틴어로 ‘연한, 부드러운’을 뜻한다. 펫샵 몰리스와는 철자가 다른데도 한국어 표기가 같아 인터넷 검색으로 찾기는 어렵다는 웃픈 사정도 있다고. 연하고 부드러운 케이크를 맛보고 싶다면, 골목길 이층집 몰리스에 들러보자.

사장님 한 마디_“2층에도 숨은 보물이 많다. 눈을 들어 이층집들도 봐주시길.”

 

#특별한 날, 배에 기름칠하고 싶은 날.
다찌(연세로5다길 26)

참치 집이 아니다. 복덕방이다. 복덕방에 동네 사람이 모여 친목을 다지듯, 다찌도 신촌에서 그 역할을 맡고 있다. 다찌는 술과 함께 분위기를 파는 가게다. 그래서인지 신촌에 문을 연 지 8년째 되는 다찌엔 단골손님이 많다. 거기에서 오는 편안함은 다찌만의 가장 큰 장점. 참치 머리 스페셜 (5만 원)은 가장 잘 나가는 메뉴다. 가격이 부담스러운 사람과 혼자 방문하는 사람들, 2차로 가볍게 마시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사장님은 조만간 2만 5천 원대의 메뉴를 만들 예정이다. 다찌는 소주도, 사케도 인기지만 레몬 소주(5천 원)도 인기다. 과일 주를 마시면 다음 날 숙취를 피해가기 어렵다고들 하지만, 다찌의 레몬 소주는 진짜 생레몬이 들어가기 때문에 다음 날 아침을 상쾌하게 맞을 수 있다. 학생들은 주로 생일이나 기념일 같은 특별한 날에 방문하고 직장인들은 친한 친구와 힘께 혹은 혼자서 방문하는 편. 다찌의 한쪽 벽면은 방문했던 손님들의 명함으로 빼곡하다. 인간은 모두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한다는 사장님의 말대로 특별한 날, 다찌에 자신의 흔적을 남겨보는 건 어떨까?

사장님 한 마디_“늦게 가면 자리 없다고 소문이 잘못 났습니다. 평일에는 자리 많으니까 편하게 와주세요.”

 

#비 오는 날, 막걸리와 파전의 절묘한 조화
전주 파전(연세로5다길 22)

전을 미리 부쳐놓고 파는 다른 집과는 달리, 전주 파전은 전을 주문 즉시 바로 부친다. 프라이팬이 아닌 커다란 철판에서 전을 부치는 것 또한 뜨끈하고 바삭한 전의 이유. 사장님이 전주 출신이기 때문에 전주식 파전에 가장 가까운 파전을 만나 볼 수 있다. 지난 2006년부터 12년 동안 신촌의 골목을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손님의 연령층이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연세대생, 대학원생, 교수님뿐만 아니라 홍대생이나 외국인 손님처럼 멀리서 찾아온 손님들도 많다. 두부, 호박, 동그랑땡, 옛날 소시지, 깻잎, 명태전으로 이루어진 모둠전(中:1만 8천 원, 大:2만 5천 원)과 해물이 아낌없이 들어간 해물파전(1만 8천 원)이 가장 인기 있는 메뉴. 김치찌개와 모둠전 세트(3만 원) 또한 인기다. 이번 여름 시원한 냉 막걸리 한 잔과 파전은 어떨까? 단, 비 오는 날엔 자리가 없을 수도 있다.

사장님 한 마디_“한국 고유의 전을 많이 잡수시고 사랑해주세요.”

 

글 윤현지 기자
hyunporter@yonsei.ac.kr
신은비 기자
god_is_rain@yonsei.ac.kr
사진 천시훈 기자
mr1000sh@yonsei.ac.kr
천건호 기자
ghoo111@yonsei.ac.kr
일러스트 민예원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