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교수란, 강의실에서만 볼 수 있는 존재다. 
그들은 어떤 책을 읽을까?
우리말의 아름다움이 살아있는 책들로 가득한
국어국문학과 정명교 교수의 서재를 찾았다.

Q. 요즘 읽고 있는 책은?
A. 읽고 있는 책이 한두 권이 아니긴 한데요. 저는 요즘 『이청준 전집』을 읽고 있습니다. 이청준 선생은 한국 문학에서 가장 지성적인 작가 중 한 명이죠. 동시에 한국인의 마음 가장 깊은 곳을 보듬는 토속적인 작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눈길』, 『해변 아리랑』 그리고 『당신들의 천국』은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저도 열심히 읽으면서 연구해야 할 작품들이기도 하고요.

Q. 무인도에 간다면, 들고 가고 싶은 책은?
A. 저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들고 가고 싶습니다. 무인도에 간다면 굉장히 무료하겠죠? 그 무료함을 달래려면 재미가 있어야 하겠고요. 그런데 그 재미가 말초적인 재미라면 아마 금방 싫증이 날 겁니다. 좀 고급한 재미여야 오래도록 견딜 수 있겠죠. 언어의 묘미를 통해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주는 재미가 고급한 재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만한 작품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Q.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은?
A. 저는 『이상 문학 전집』을 고르겠어요. 이상은 1930년대에 활동한 작가입니다. 처음엔 작품이 너무 난해해서 독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던 걸로 유명하죠. 그런데 현대로 올수록 오히려 그의 작품이 독자들에게 더 잘 다가가고 있습니다. 제가 프랑스에 있을 때 한 지식인은 이상 수필 전집을 읽고 정말 감동했다고 제게 이야기하기도 했어요. 이상의 작품이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읽힐 수 있는 작품이라는 의미죠. 저는 그의 작품이 요즘 젊은 세대의 취향과 부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꼭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Q. 정명교 교수에게 독서란?
A. 독서는 제게 밥 먹는 일과 똑같습니다. 한 번은 책을 읽으면서 밥을 먹다가 숟가락 대신 연필이 입에 들어간 적도 있으니까요. 저는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책을 읽습니다. 독서는 제게 직업인 동시에 일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김민재, 천건호, 박건, 하수민 기자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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