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평등한 사회를 위해

양윤빈 (인예국문·17)

패럴림픽은 장애인 올림픽 대회로,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올림픽 개최국에서 진행된다. 대회는 올림픽 폐막 후, 2주 이내에 보통 10일간 진행된다.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은 이 시기에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 4년 동안 치열하게 준비한다. 장애인 선수들이 본인들에게 주어진 ‘장애’라는 장벽을 넘어, 그동안 흘린 피와 땀에 대해 보상받는 그 현장은 많은 이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이렇게 장애인 선수들이 보여주는 경기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평등한 사회로의 발걸음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렇기에 패럴림픽은 그 의미가 깊다.

조화로운 사회를 위해 패럴림픽에 대한 관심이 더욱 요해지는 것도 있지만, 한국이 이번 올림픽의 개최국이라는 점 이외에도 패럴림픽에 있어 한국은 본래 특별한 곳이다. 1988년에 개최된 88올림픽 당시, 서울에서 최초로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같은 도시에서 동반 개최되었기 때문이다. 1960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패럴림픽이 처음으로 개최될 당시에는 올림픽과는 따로 대회가 진행됐었다. ‘패럴림픽(Paralympics)’이라는 대회 이름도 '하반신 마비'(paraplegic)라는 뜻에서 유래됐고, 초기에는 선수들도 하반신 마비 장애인들 위주로 구성됐다. 2001년에는 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조약을 체결하면서 ‘동반 개최’가 공식적으로 정해졌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한국은 그 시작점이었다. 1988년에 서울은 패럴림픽의 용어 속 ‘하반신 마비(paraplegic)’를 의미하는 ‘paral’을 ‘평행·평등·나란히(parallel)’의 의미로 바꿨다. 이는 ‘평등’이라는 패럴림픽의 정신에 아주 부합하는 행위였다.

그러나 한국이 갖는 의미에 비해 패럴림픽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아주 적다. 설상가상으로 현재 우리나라 방송사들의 패럴림픽 중계시간은 타국 방송사들보다 현저히 부족하다. KBS, SBS, MBC 등 우리나라의 지상파 방송국들의 패럴림픽 중계시간은 20시간 미만이다. 영국 채널4가 100시간을, 또 미국 NBC가 94시간을, 마지막으로 캐나다 CBC가 125시간을 패럴림픽 중계시간으로 배치했다. 또한, 가까운 일본의 NHK와 중국 CCTV조차 각각 62시간과 40시간을 패럴림픽 중계에 할애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국내 방송사들이 패럴림픽에 대해 얼마나 안일한지를 알 수 있다. 국민이 패럴림픽에 무관심하다고 해서 중계시간을 적게 배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는 결과적으로 또 다른 무관심만을 낳기 때문이다. 악순환되는 것이다. 사회 속에서 언론은 평소 구성원들이 무관심하게 지나쳤던 문제점들을 환기해 새롭게 인식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받쳐주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국내 방송사들의 행태를 보면 최소한의 역할만을 수행하고 이득만을 취하려 한다.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방송사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그렇기 때문에 적은 중계시간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매체의 영향력이 더욱 막강해진 현시대에 방송사들은 자신들이 시청자들에게 행사하는 영향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장애인 인권의식이 향상되고 있는 만큼 방송사들은 패럴림픽과 관련해 더욱 적극적인 태도를 지녀야 한다.

“패럴림픽에 더 많은 관심을 쏟아주셨으면 좋겠다. 방송 중계도 늘려주셨으면 한다.” 평창 동계 패럴림픽에서 한국에 첫 메달을 안긴 장애인 노르딕 스키 국가대표 신의현(37·창성건설) 선수의 수상 소감이다. 다른 이들보다 더 힘든 여건 속에서 현재도 장애인 선수들은 뼈를 깎는 노력을 쏟아내며 스스로의 한계를 넘고 있다. 패럴림픽만을 바라보며 달려온 선수들의 땀방울들이 더욱 값질 수 있도록 우리는 관심을 두고 그들을 응원해줘야 한다. 또한, 패럴림픽과 올림픽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치부돼서는 안 된다. 단순히 시청률만을 생각해 인기 있는 올림픽의 경기만을 중계하고 마치는 것은 옳지 않다. 온 국민이 패럴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을 응원하고 지지할 수 있도록 방송사는 중계시간을 늘려 실황을 생생하게 전달해야 한다. 패럴림픽은 스포츠를 통해 세계 평화를 이룩하고 평등한 사회를 쌓아나가려는 숭고한 노력의 산물이다. 이 노력이 무색하지 않도록, 그리고 선수들이 더욱 힘을 내 경기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국내 방송사들은 각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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