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망칠 쥐구멍 없는 MB

 

전임 대통령이 조사를 위해 소환된 횟수가 5번으로 늘었다. 지난 1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뇌물 수수·횡령 등 18개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것이다. 주식회사 ‘다스’의 실소유주와 각종 로비의 최종 책임자라는 의혹도 뒤따른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와 언론 브리핑에서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이 전 대통령은 “모른다, 조작된 증거다, 측근들이 나에 대해 거짓 진술을 했다”며 일관된 입장을 드러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거론하며 일련의 의혹제기가 보수 세력에 대한 ‘정치 보복’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에 검찰은 회유 등의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어 구속 영장을 청구하려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영장 심사 결과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은 구속될 수도 있다. 전임 대통령의 불명예는 곧 우리 사회의 불명예다. 비극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성역 없는 조사와 자성이 필요하다.

 

2. “나는 한국 리그에서 못 뛰겠네요”

 

‘배구 여제’ 김연경 선수가 성차별적인 연봉제도에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 2005년 도입된 연봉총액상한(아래 샐러리캡) 제도가 문제다. 여자부 샐러리캡이 답보하는 동안 남자부 샐러리캡은 인상을 거듭했다. 그 결과 격차는 11억 원까지 벌어졌다. 또 여자부엔 1인 연봉 최고액이 샐러리캡 총액의 25%를 초과할 수 없다는 조항도 추가됐다. 

연봉만이 문제는 아니다.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 때 여자 배구 대표팀은 통역과 팀닥터를 지원받지 못했다. 관심을 덜 받는다는 명목 아래 경기 진행시간대도 다르다. 여자 배구 리그는 방송 편성 상 취약 시간대인 평일 낮 5시에 경기를 한다. 인기 시간대인 평일 저녁 7시와 주말엔 남자부 경기가 진행된다. 

지난 2014년 아시안게임 직후 여자 배구 대표팀의 ‘김치찌개 회식’ 사진이 화제가 되자 선수단에 대한 지원 요구가 빗발쳤다. 그러나 국민들의 격려와 애정이 처우 개선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땀과 눈물을 흘려가며 코트에 선 선수들의 입에서 “한국 리그에서 못 뛰겠다”는 말이 나와선 안 된다.
 

 

글 손지향 기자 
chun_hya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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