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구조개편, 생산적인 변화 이끌어내야

▶▶ 2018학년도 구조개편에 따른 학내 구조 조직도 일부(음영 처리 부분은 신설/개편된 조직)

우리대학교는 사회변화나 정부 정책 변화 등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필요에 따라 학내 구조개편을 실시한다. 이번 2018학년도 1학기 구조개편으로는 ▲미래전략실 신설 ▲국제입학팀 신설 및 국제처 세분화 ▲고등교육혁신원 신설 ▲기획실 명칭 변경이 이뤄졌다. 해당 개편은 종전보다 규모가 큰 수준이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개편에 보여주기식이 아니냐는 지적과 업무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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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구조개편에서는 미래전략실 신설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신설된 미래전략실은 총장 직속으로서 학교의 중장기적인 발전계획을 담당하게 된다. 총장 관련 업무를 맡던 총장실은 미래전략실 산하에 ▲총장단지원팀으로 변경됐고 ▲업무조정팀 ▲미래전략팀이 미래전략실 내에 신설됐다. 이 중 미래전략실 신설 의도인 ‘학교의 중장기적 발전계획 수립’은 미래전략팀에서 담당할 예정이다. 기획처 기획팀 손성문 차장은 “최근 저조한 세계대학평가 순위에 대응하고,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발전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미래전략실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국제 업무를 총괄하는 국제처에는 ▲국제입학팀이 신설됐다. 기존의 국제팀과 국제교육팀은▲국제교류팀 ▲외국인지원팀으로 개편됐다. 국제입학팀은 입학처에서 담당하던 외국인 학생 입학을 보다 전문적으로 담당하게 될 예정이다. 국제처장 이두원 교수(상경대·경제발전론)은 “해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재외국민이나 외국인 학생들에 대한 입학 홍보 및 유치 업무를 유기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국제입학팀이 신설됐다”며 “우리대학교 학부 국제교육프로그램 홍보의 허브 역할을 담당해 국제화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2017년 10월 우리대학교와 한국고등교육재단이 맺은 사회혁신 인재 육성사업의 계획, 진행을 위해 고등교육혁신원도 새로 만들어졌다. <관련기사 1800호 1면 ‘우리대학교, 한국고등교육재단과 100억 규모 협약 체결’> 신설된 고등교육혁신원은 ▲창의교육센터 ▲혁신활동센터 ▲교육혁신팀을 구성해 사업을 진행해나갈 예정이다. 고등교육혁신원 교육혁신팀 이왕섭 팀장은 “디지털 혁명에 대비하기 위한 교과 과정 전반의 혁신과 개선, 대학생으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사회적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학내 구조개편,
중장기적 발전 이뤄낼 수 있을까

 

하지만 이러한 학내 구조개편에 대해 ▲행정적 비효율을 유발한다는 점 ▲보여주기식 변화에 불과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학내 구조개편에 따라 행정적 비효율성이 야기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익명을 요청한 A 교수는 “학내 부서가 지나치게 많아짐에 따라 불필요한 행정절차가 발생할 수 있다”며 “책임소재 또한 불분명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손 차장은 “조직이 많아짐에 따라 의사결정 등의 행정절차가 늦어진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이번 개편은 오히려 대학 발전에 추진력을 더하고 사회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래전략실 전담 구성원 부족 ▲국제처 국제입학팀의 실효성 부족 ▲고등교육혁신원 시스템 미비 등을 이유로 이번 구조개편이 실효성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먼저, 미래전략실 구성원과 관련한 비판이 존재한다. 우리신문사의 확인 결과, 미래전략실 구성원 중 6명(37.5%)이 학내 두 개 이상의 부서에 배정돼 있었다. 특히, 미래전략실 내 미래전략팀과 업무조정팀은 팀장이 동일한 상태다. 이에 미래전략실 미래전략팀/업무조정팀 김창석 팀장은 “이전까지 여러 부서가 같이 해야 하는 일들은 TF(Task Force)를 조직해 운영해왔다”며 “신설된 업무조정팀은 여러 부서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일을 맡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구성원이 타부서와 겸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겸임이 증가하면서 교직원들의 업무가 과중된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힘들다. 손 차장은 “새로운 업무가 생김에 따라 기존 업무를 더 적은 사람이 담당하는 상황”이라며 “교직원들의 심리적인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처 내 국제입학팀 신설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현재 국제입학팀 소속 직원은 2명으로, 인력이 충원되지 않은 상황이다. 손 차장은 “이미 정규직원 채용을 진행 중이며 국제입학팀에도 곧 인력이 충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이에 익명을 요청한 외국인 학생 B씨는 “공개채용을 통한 일반인력 충원은 크게 의미가 없다”며 “외국인 학생들의 입학 업무를 담당할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등교육혁신원의 경우 예정됐던 지난 12월에서 한참 뒤처져 올해 3월에야 신설됐다. 현재 고등교육혁신원에는 보직교수를 제외하곤 단 2명의 직원만이 근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사무실도 마련되지 않은 채 임시거처에 머물고 있는 상황으로 밝혀졌다. 사회혁신 인재 육성사업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이 팀장은 “아직 고등교육혁신원은 초기단계”라며 “업무에 부담이 있을 수는 있지만 학교 재정상황에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손 차장은 “구조개편이 자주 있을 경우 행정력과 비용이 낭비되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사회변화와 정부 정책변화에 발맞춰 개편을 시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을 위한 내실 있고 생산적인 변화가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안효근 기자
bodofessor@yonsei.ac.kr
문영훈 기자
bodo_ong@yonsei.ac.kr
*바로 잡습니다. '국제처 국제입학팀 한지선 직원'을 '국제처장 이두원 교수(상경대·경제발전론)'로 바로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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