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비 폐지로 인해 학내 의료서비스 약화 우려

2018학년도 1학기를 기점으로 원주캠 자율경비 항목 중 보건비가 폐지됐다. 보건비는 건강관리센터에서 진료나 처방을 받는 데 필요한 자율경비로, 학생들에게 보건복지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보건비 폐지와 함께 ▲건강관리센터 권한 축소 ▲건강관리센터 이용료 납부 방식 변화로 인한 보건복지권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먼저 보건비가 폐지됨에 따라 건강관리센터의 서비스가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이번 보건비 폐지로 인해 건강관리센터의 ‘의사 진료’는 ‘의사 상담’으로 대체된다. 보건비 폐지 이전에는 의사 진료를 통해 항생제 등의 전문의약품 처방이 가능했다. 하지만 폐지 이후엔 의사 상담을 통한 일반의약품 처방만이 가능해진다. 이동희(보건행정·17)씨는 “의사 진료마저 없이 일반의약품만 처방한다면 교내 편의점과 무슨 차이일지 의문”이라며 건강관리센터의 권한 축소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기획처장 황재훈 교수(정경대‧ERP시스템)는 “건강관리센터는 상주하는 전임의사를 배치할 수 있는 진료소로 등록되지 않았다”며 “실질적인 진료는 어렵지만, 지속적으로 교수를 배치해 필요시에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답했다.

건강관리센터 이용료 납부 방식이 변화하면서 보건복지권이 약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보건비를 납부했던 당시엔 건강관리센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또한 1천 원 이하로 상비약과 간단한 상처 치료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상시로 2천 원의 기본이용료가 부과되며, 약품비와 드레싱비 등을 추가로 내야 한다. 이와 같은 의료혜택의 축소에 학생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남윤석(보건행정·17)씨는 “그동안 보건비를 납부하면 건강관리센터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며 “보건비 폐지로  인한 건강관리센터 이용 금액 인상이 이용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보건비 폐지 이유와 변경 사항들에 대해 황 교수는 “타 대학의 사례들과 제도적인 차원에서의 요건 등 복합적인 이유로 폐지하게 됐다”며 “이용료 납부 방식에 변화는 있겠지만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의 큰 변화는 예상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원주캠 건강관리센터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신촌캠 건강센터의 경우, 보건비 납부가 유지되고 있다. 신촌캠 건강센터는 신촌세브란스병원의 물·인적 지원으로 의사 진료를 비롯해 예방접종, 구강검사 등과 같은 폭넓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원주캠 건강관리센터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과의 협업이 없을뿐더러 전임의사도 고용하지 못해 의료서비스 제공이 어려운 실정이다.


원주캠이 위치한 매지리는 공공·민간 의료 시설이 전무해 간단한 수준의 처방으로도 나을 수 있는 질병에 접근이 제한적이다. 보건비의 ‘폐지’가 원주캠 구성원들의 보건복지권 ‘폐지’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 학교 측의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노지강 기자 
zonzal@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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