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인력·장소 문제 등 향후 대책 마련 필요해

▶▶ 지난 1일, 연세스포츠센터 실내체육관에서 신입생들이 응원제를 즐기고 있다.

지난 2월 28일부터 3월 1일까지, 2018학년도 원주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아래 OT)가 진행됐다. 많은 신입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지만, 올해 OT는 ▲인력부족 ▲예산감축 ▲장소제약으로 인해 예년에 비해 행사 진행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심지어 일부 OT 장소에서 안전문제가 함께 불거지면서 신입생들의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예산·인력·장소 문제 겹쳐…
부족함 여실히 드러낸 신입생 OT

 

2018학년도 OT는 ▲OT 참가비 폐지 ▲비대위 체제로 인한 인력 부족 ▲공간 제약으로 인해 행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교육부에서는「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운영 지침」을 각 대학들에 내려 보내 OT 참가비를 걷지 말고 학교 주관으로 OT를 진행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따라 우리대학교는 올해부터 OT 참가비를 일체 걷지 않기로 결정했다. 해당 결정으로 신입생들의 부담은 줄어들었지만, 학교본부와 OT 진행을 담당하는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아래 총학 비대위)는 예산상의 어려움을 겪었다. 교육부의 공문이 내려온 이후 기획처에서 급하게 배정한 OT 예산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다. 총학 비상대책위원장 임현수(원주의학·14)씨는 “기존에 걷던 OT 참가비 8만 원을 걷지 못해 예산이 많이 감축된 상황”이라며 “전체 OT 예산이 약 5천600만 원 정도로 예년보다 절반가량 감축됐다”고 말했다. 예산 감축에 따라 OT 일정은 2박 3일에서 1박 2일로 변경됐다. 학생복지처 권세헌 부장은 “1박 2일로 줄어든 일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예산이 부족해 학생복지처의 예산을 일부 보태 보완했다”며 “2박 3일 일정은 추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사실상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비대위 체제로 OT 행사가 진행되면서 준비 과정에서 인력 부족도 뒤따랐다. 중앙운영위원(아래 중운위원)인 보과대 비상대책위원장 박승원(의공·15)씨는 “행사 진행을 위해 중운위원들이 역할을 분담해 OT를 준비했지만, 총학 집행부가 없어 집행 과정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한, 임씨 역시 “총학뿐만 아니라 비대위 체제인 단과대, 과 학생회가 많아 전체적으로 OT 준비에 인력난을 겪었다”고 전했다.

정의관 증축 공사로 인해 그동안 OT 장소로 사용됐던 정의관 대강당을 사용할 수 없었던 점도 아쉬움으로 작용했다. 이번 OT는 신입생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스포츠센터 2층 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됐다. 박씨는 “스포츠센터에서 예년보다 작은 규모로 진행되다보니 신입생들이 OT를 더 즐기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부족한 OT에 제기된 불만
대피소동 발생하기도

 

여러 측면에서 부족함이 드러나면서 일각에서는 OT 행사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OT 2일차인 지난 1일 응원제가 진행되는 동안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했다. 응원제가 시작된 지 약 1시간 반이 지났을 무렵, 중운위원들이 스포츠센터 2층에서 천장 붕괴의 위험을 파악했다. 이에 중운위는 회의를 통해 상황의 심각성을 확인하고 신입생들을 긴급 대피시키기로 결정했다. 상황 파악이 이뤄지고 약 20분이 지났을 무렵, 중운위는 응원단과 행사 진행 업체 측에 행사를 즉각 중지할 것을 요청하고, 신입생 및 재학생을 대피시켰다.

당시 비대위 집행부로 OT에 참여했다는 정세은(정경경제·17)씨는 “1천 명이 넘는 학생들이 단체로 뛰다보니 천장이 심하게 흔들렸다”며 “응원제를 30분만 더 했다가는 스포츠센터가 무너질 것 같았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신입생인 김관율(사회과학부·18)씨 또한 “갑자기 천장이 무너질 위험이 있어 대피한다고 해서 신입생들이 다 같이 당황했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종료된 지난 2일, 중운위 측은 ‘중운위 결과보고서’를 통해 상황을 공식적으로 공개하고 사과를 담은 입장을 게재했다.

또한, OT 일정이 급하게 축소되어 원활한 행사가 어려웠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보건행정학과 부학생회장 이주희(보건행정·16)씨는 “OT 일정이 줄어들다보니 신입생들이 OT에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다수 행사들도 함께 줄었다”며 “대학생활을 기대했던 신입생들이 실망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한, 정씨는 “기존 2박 3일 일정을 1박 2일 일정에 맞춰 진행하다보니 행사 진행이 지연되고 식사시간이 늦춰 지는 등 신입생들이 불편함을 겪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OT 참가비를 걷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계획이 시급한 상황이다. 기획처장 황재훈 교수(정경대·ERP시스템)는 “내년에도 신입생으로부터 참가비를 전혀 못 받을 것이 예상된다”며 “내년 OT 예산은 향후 학생복지처 및 총학과의 협의를 통해 정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글 박진아 기자 
bodonana119@yonsei.ac.kr
사진 하수민 기자 
charming_so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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