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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평창올림픽, 그 이후의 과제

우리 국민은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우리의 국제적인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 그동안 평창올림픽을 준비한 관계자들, 참가한 선수들 그리고 그들을 응원한 우리 국민들 모두가 합심하여 노력한 결과이다. 그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감사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이번 평창올림픽은 우리에게 많은 숙제를 남겨주었다. 특히 팀추월 경기에서 출전선수들 간의 불협화음을 그대로 보여주었던 스피드스케이팅선수단은 파벌주의로 얼룩진 우리 체육계의 고질적인 병폐를 다시 한 번 확인케 하였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서가 아니더라도 이미 우리 체육계에는 청산되어야 할 많은 병폐가 존재해 있다. 쇼트트랙 안현수 선수는 그가 태어난 모국에서의 성공을 뒤로 한 채, 러시아 국기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하였다. 그가 모국이 아닌 다른 나라 국적으로 올림픽에 출전하여야 할 이유는 무엇이었던가? 최순실은 그녀의 딸을 체육선수로 입학시키기 위하여 대통령을 등에 업고 대학입시부정까지 저질렀다. 2013년에는 태권도 선수를 아들로 둔 태권도장 관장이 태권도 경기에서의 편파 판정으로 인한 아들의 억울한 패배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리고 가깝게는 친선게임인 정기연고전에서조차 심판매수 사건이 발생하였다. 우리 스포츠와 체육계는 이미 치유하기 쉽지 않은 심각한 병에 걸려있다.

이러한 병폐는 고질적인 체육계의 파벌주의와, 경기결과만을 중시하는 엘리트 스포츠정책까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 스포츠와 체육은 정부 주도하에 엘리트 스포츠 정책을 취해왔다. 적은 선수를 국가대표로 양성하고 이들을 통하여 국제대회에서 스포츠 강국임을 드러내왔다. 반면에 국민 대다수가 참여하는 스포츠와 체육기반을 양성하여 이들 중에서 선수를 선발하는 국민스포츠기반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 결과 특정 대학을 통하여 육성된 스포츠와 체육은 소수에 의하여 독점돼왔다. 소수에 의한 스포츠의 독점은 특정 대학교 출신 선수들이 빚어낸 파벌과 갈등으로 그 문제가 노출돼왔다. 그러한 문제는 이제 용인할 수 있는 한계를 넘은지 오래이다. 스포츠 엘리트주의는 성적에 목을 매는 우리 체육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여자 아이스하키의 남북 단일 팀 구성을 둘러싸고 나온 국무총리의 실언은 우리 정치권이 스포츠와 체육을 대하는 태도가 그대로 나타난다. 메달이 기대되는 종목이 아니면 그 스포츠와 체육은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은 것인가?

스포츠와 체육은 스포츠 엘리트 소수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올림픽과 경기 메달을 위하여 국민 스포츠를 육성하는 것은 아니다. 스포츠를 통하여 건전한 경쟁정신과 체력을 육성하여 국민을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한다는 데에 스포츠와 체육의 목적을 두어야 할 것이다. 스포츠와 체육은 국민의 정신과 육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토양이 되어야 한다.

이번 올림픽경기에서 국민적 호응과 응원을 받았던 여자컬링은 우리 스포츠와 체육이 나갈 바를 시사한다.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했던 여자 컬링은 쟁쟁한 서구의 컬링 강국의 경쟁팀을 이기며 결승까지 오르며 은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루었다. 경북 의성의 고등학교 선후배와 친구로 이루어진 선수들은 우연한 계기를 통하여 팀을 구성하고 끈끈한 선수애를 통하여 기염을 토해냈다. 메달을 따기 위한 엘리트 체육이 아닌 건강한 국민체육을 통하여 이룬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정부는 적폐청산이라는 구호 아래 많은 구시대의 악습을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적폐청산이 정치권에서만 머문다면 이는 정치보복에 불과할 것이다. 이번에 체육계에도 새바람을 불어 넣어 그동안 스포츠와 체육계를 썩게 한 원인을 도려내어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국민 체육을 양성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민의 정신과 육체를 건강하게 하는 국민체육을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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