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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함 속 ‘반전’, 복합주유소 ‘안전’문제편의시설에서 안전취약 시설로 전락되는 복합시설
  • 강현정 기자, 김민재 기자
  • 승인 2018.03.04 23:13
  • 호수 1805
  • 댓글 1

주유소 옆에서의 식사나 커피 한잔은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패스트푸드점이나 카페 외에 최근엔 세탁소, 꽃집까지도 주유소와 함께 운영되고 있다. 이용객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가까운 일반 주유소 대신 멀리 떨어진 복합주유소까지 찾아가 주유하는 이용객도 있다. 그러나 복합주유소 열풍의 이면에는 안전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주유소 건물 2층에 패스트푸드점이 입점해 있는 모습이다.


복합주유소
정유업계의 부흥을 이루다


복합주유소는 편의시설과 주유소를 접목해 복합화한 시설이다.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지난 2004년 처음 시범 운영된 이래 SK네트웍스,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에쓰 오일(S-oil) 등 대부분의 정유업체가 복합주유소를 도입했다. 불경기였던 정유업계에 활로가 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 실제로 기대에 부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아시아경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SK이노베이션 복합주유소의 월평균 기름 판매량은 일반 주유소 판매량보다 30% 정도 많은 31만L였다. 2017년에는 복합주유소의 전년 대비 기름 판매량이 평균 12% 증가했다.
간접적인 매출상승 효과 외에 직접적인 수입도 생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 A씨는 “몇몇 직영점을 제외하고 나머지 복합주유소는 외부 편의시설에 임대를 내놓는다”며 “때문에 기본 기름 판매를 통해 얻는 수익 외에 임대료 수익을 부가적으로 올린다”고 전했다.

‘법망’의 사각지대 속
‘엉망’된 화재 관리

그러나 편의를 제공한다는 의미가 무색하게 복합주유소엔 화재의 위험이 있다. 인화성 물질로 가득한 만큼 정전기같이 사소한 요인으로도 화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유소 화재의 발화 지점은 높은 확률로 주유기 근처다. 해당 지점은 대부분 편의시설의 출입구와 근접해 있다. 주유소 전문 건설업체 유주건설 관계자 B씨는 “복합주유소는 자동차의 편한 이동에 초점을 맞춰 설계된다”며 “때문에 뒤쪽에 편의시설을, 앞쪽에는 주유기를 설치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불길에 출입구가 막힐 시 편의시설 내 손님들은 대피가 불가능하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주유 업체와 소방당국이 화재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하고, 화재 발생 시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복합주유소는 화재 대응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있다. ▲대피시설 관리 부족 ▲근무자 대상 소방안전교육 불이행 등이 문제로 꼽힌다. 먼저 복합주유소 내 화재 대피시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실정이다. 출입구가 막힐 가능성을 대비해 주유업체에서는 출입구 이외의 대피로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따라 피난 시설에 장애물을 쌓거나 폐쇄하면 안 된다. 하지만 편의시설의 화재 대피로가 관리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같은 법 제25조에서 소방대상물 관리인의 자체점검 및 사후보고를 허용하면서 법망의 사각지대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복합주유소 내 편의시설에서의 소방안전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중이용업소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8조에 따르면 다중이용업주는 종업원이 소방안전교육을 받도록 해 손님의 대피를 도와야 한다. 하지만 상당수 복합주유소가 직원 대상 소방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유원으로 일했던 김수빈(21)씨는 “2년 동안 주유소에서 일하면서 소방안전교육을 받은 적 없다”고 전했다. 복합주유소 내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고 있는 C씨 역시 “아직까지 소방안전교육을 받지 않았다”며 “주유소 화재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없다”고 전했다.


발암물질 유증기 속
방치된 손님과 노동자

화재 외의 요인이 복합주유소 노동자와 고객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지적도 있다. 휘발유에서 발생한 유증기*가 편의시설로 유입된다는 것이다. ‘주유소 냄새’의 원인이기도 한 유증기는 대기 중에 휘발될 때 악취나 오존을 발생시킨다. 소비자의 경우 유증기 속에서 음식을 먹게 된다. 복합주유소 노동자 역시 근무시간 내내 변변한 마스크도 없이 유증기에 노출된다. 복합시설 근로자 서주호(33)씨는 “주유소에서 지급받는 면장갑은 있으나 업무 중 미끄러지는 경우가 많아 개인적으로 고무코팅장갑을 구매해서 사용 중이다”라며 “그 외에 따로 마스크 같은 위생 도구를 지급받지 않는다”고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일하는 어려움을 전했다. 복합시설을 이용한 김경화(51)씨는“해당 시설을 이용하며 냄새 때문에 비위생적이라고 느낀 적이 있다”고 전했다.
「대기환경보전법」이 시행되며 유증기 회수 시설 설치와 연 1회 정기 시설 검사가 의무화됐지만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2016년 경기도 고양시에서 봐주기 논란이 발생한 것이다. 관내 21개의 주유소가 적발됐음에도 과태료를 제대로 납부하지 않았다. 산업보건 교수 D씨는 “유증기가 중추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은 음주하는 것과 같다”며 “누적될 경우 유증기는 백혈병과 중추신경계 장애를 발병시킬 수도 있다”고 전했다.

편의시설 입점을 통해 주유소는 고객층의 다양화를 이뤘고 이에 비례하여 경제적 이익 또한 얻었다. 하지만 안전문제에서는 취약했다. 법규는 있지만 관리는 부족한 상황이다. 부각되지 않는 복합주유소의 안전 취약점 파악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유증기 : 휘발성 유기화합물질로 기름방울이 안개 형태로 공기 중에 분포된 것

글 강현정 기자
hyunzzang99@yonsei.ac.kr
사진 김민재 기자
nemomemo@yonsei.ac.kr

강현정 기자, 김민재 기자  hyunzzang99@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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