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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히또 가서 신촌 한 잔?새로운 술썰 그 첫 번째, 영화 『내부자들』과 모히또 이야기
  • 윤현지 기자, 김민재 기자
  • 승인 2018.03.05 00:05
  • 호수 39
  • 댓글 0

대학가라함은, 손만 뻗으면 웬만한 시설이 닿는 종합적인 구역이라 말할 수 있겠다. 신촌도 마찬가지. 특히 이곳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떤 술이든 마셔볼 수 있는 신촌이다. 그렇다면 영화, 드라마 속에서 봤던 ‘그 술’도 신촌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멋진 장면과 술 한 잔을 통해 당신에게 영화, 드라마의 환상을 심어준 ‘그 술’과 신촌에 대한 썰을 풀어보고자 한다.

‘주마담, 고마워. 거, 나중에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 하자고.’ 버려진 정계 깡패가 외친 대사 한 마디가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휘어잡는다. 잔인하게만 보였던 이병헌(안상구 역)이 다급하게 외친 한 마디라기엔 그의 무식함이 돋보였고 피식하는 웃음을 유발했다. 이 우스운 대사는 마지막 장면에서 다시금 등장한다. 사건이 종결된 뒤 이병헌에게 다시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을 권하는 조승우(우장훈 역)의 말로 영화 『내부자들』 속 정재계의 암투는 끝을 맺는다. 이병헌이 애드리브로 던졌다는 이 대사는 긴박한 장면, 그리고 여유로운 마무리에서 반복되며 영화를 후련한 결말로 이어준다. 영화 『내부자들』 속 정재계 암투에 종지부를 찍는 그의 말. 새로 만나는 술썰의 첫 주인공은 영화 『내부자들』의 모히또다.

현재까지도 포털 검색 사이트들에 연관검색어로 ‘몰디브에서 모히또 한 잔’이 남아있을 정도로 모히또와 영화의 관계는 긴밀하다. 그리하여 영화가 일명 ‘대박을 터뜨린’ 이후, 한동안 명대사에 따라 모히또 역시 영화의 빛을 봤다. 모히또를 이용한 케이크, 빙수 등의 디저트부터 미성년자도 즐길 수 있는 무알콜 모히또까지. 다양한 형태의 모히또가 인기를 끌었으며 모 카페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내부자들 속 대사를 광고로 사용해 몇 가지 모히또 메뉴를 내놓았다. 그렇다면 과연, 이병헌의 모히또 대사는 어떤 이유로 모두가 기억할 법한 대표 명대사로 남게 된 것인가.

이병헌의 그 문제적 멘트로부터 모히또 썰을 시작해보자. 이름만 들었을 때는 당최 그 성분을 전혀 짐작할 수 없는 모히또와 아주 유명한 휴양지 몰디브를 연결해 던진 이병헌의 한 마디에는 상당히 일리 있는 연결고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이 이 대사 한 마디가 인기를 끈 것 아닐까. 달큰하고 또 동시에 새콤하며 톡 쏘는 모히또의 맛은 가히 따뜻한 휴양지에서의 술 한 잔을 떠올리게 한다. 어렸을 적 먹어봤던 편의점 모히또 하드도, 카페의 논알콜 모히또도 톡톡 튀는 새콤달달함으로 기자 역시 몰디브에 간 기분을 내주곤 했다. 새콤달달함의 근원은 여러 군데에 있다. 레몬 반개를 썰어 넣고 라임즙과 섞은 뒤 탄산수와 설탕 몇 스푼을 넣으니 새콤하면서도 달달한 맛이 난다. 럼을 원하는 만큼 넣고 애플민트 두 세 줄기도 함께 빻아 넣으면 이것이 바로 상큼한 녹색의 모히또다.

화려한 두 사람, 이엘(주마담 역)과 이병헌의 대화에서 오갈 만큼 모히또는 스펙 역시 화려하다. 아무리 달콤할지라도 막 마실 수 없는 게 이 모히또일지니, 이유는 두 가지다. 도수와 가격. 최소 40도가 넘는 독한 술, 럼을 베이스로 하는 탓에 새콤 달달한 모히또는 맛과 달리 도수가 평균 15도에서 20도에 달한다. 물론 칵테일치곤 높지 않으나 달콤한 맛에 홀짝홀짝 들이키다 보면 어느 새 모히또, 아니 몰디브에 간 착각이 들게 할 수 있다. 가격 역시 만만하지 않다. 분위기 있는 칵테일 한 잔은 친구들과 부어라 마셔라 할 수 있는 소맥과는 아무래도 확연히 다른 가격대다. 그렇다보니 함부로 쏜다고 말하다간 카드값이 몰디브에 다녀올 수도 있다.

몰디브와의 연관성이 각인된 이 모히또는 과연 몰디브 술일까? 영화에서 비롯된 기대와 다르게 모히또는 몰디브의 술이 아니다. 미국의 유명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즐겨 마셨다는 슬 모히또는 바로 쿠바의 술이다. 오죽하면 헤밍웨이가 저녁마다 들렀다고 알려진 쿠바의 바 벽면에는 그가 자신의 삶이 이곳의 모히또에 존재한다고 말했다는 문구가 쓰여 있다. 물론 헤밍웨이가 이 이야기를 했는지에 대한 논란은 많으나 그가 대표작 『노인과 바다』를 쓰며 예술적 영감을 얻기 위해 우리의 모히또를 즐겨 마셨다는 것은 어찌됐든 사실이라고.

칵테일 바가 정말 많은 신촌이라면 당연한 얘기지만 모히또 역시 신촌에서 즐길 수 있다. 그리하여 아직은 추운 날씨지만 신촌에서도 몰디브 기분을 낼 수 있는 모히또를 맛볼 가게 한 군데를 감히 추천해보고자 한다.

기자가 방문한 곳은 창천교회 건너편 지하의 띵킹 인사이드 더 박스다. 이곳에서는 4종류의 모히또가 기자를 반기고 있었다. 라임 뿐 아니라 애플, 라즈베리를 각각 넣은 모히또와 논알콜 라임 모히또가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라임 모히또는 대략 18도 정도. 정통 모히또의 기본이 되는 럼 베이스에 라임과 민트, 소다가 들어간 형태로 한눈에 보기에도 라임 여러 조각의 라임과 녹색 빛이 보인다. 첫맛은 달콤한 소다 위에 라임의 새콤한 맛이 강하며 신선한 민트가 잔뜩 들어가 끝맛에서는 민트향이 난다. 입맛을 다실수록 민트향이 나 민트를 싫어한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모히또의 어원에는 ‘마법의 부적’이라는 뜻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이병헌이 그저 애드리브로 던진 대사 하나는 영화 흥행에 마법의 부적이 됐다. 또 헤밍웨이가 마셨다는 모히또도 그가 역작을 써내려가는 데 큰 힘을 준 마법의 부적이 아니었을까. 청량감 가득한 모히또 한 잔이 당신에게 마법의 부적이 되길 바라며, 달라진 첫 번째 술썰을 마무리한다.

글 윤현지 기자
hyunporter@yonsei.ac.kr
사진 김민재 기자
nemomemo@yonsei.ac.kr

윤현지 기자, 김민재 기자  hyunporter@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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