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대학가의 상징이었던 신촌. 그러나 신촌에서 조금만 눈을 돌려봐도 특색 있는 대학가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신촌에 버금가는 매력을 지닌 대학가들.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신촌의 매력과 다른 대학가들의 매력을 살펴보고자 기자가 대학가 탐방을 나섰다. 대학가가 망해간다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요즘, 새로운 눈으로 대학가들의 매력을 알아보는 대학가 탐방을 떠나보자!

 

이번 달의 대학가는 인하대 후문 앞인 ‘인하 문화의 거리’다. 인천지역 대학생들에게 대표적인 대학로인 인하 문화의 거리는 저렴한 가격대로 유명하다고 한다. 다양한 비프랜차이즈 가게와 친근한 분위기가 가득하고, 싼 밥값과 술값 때문에 식사 시간과 밤이면 사람들이 가득하다는 인하 문화의 거리로 가 봤다.

인하 문화의 거리는 오래 전부터 인하대 앞의 대학로로 유명했다. 지금 만나볼 수 있는 인하 문화의 거리는 인천시에서 새로 정비한 이후의 모습이다. 인하 문화의 거리는 지난 2009년 12월 ‘인하대 후문가의 차 없는 거리’라는 이름으로 계획됐고, 이후 2015년부터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인하 문화의 거리의 중심은 ‘고민 사거리’다. ‘어디로 갈지 고민하는 장소’라는 뜻이다. 고민 사거리를 중심으로 인하 문화의 거리는 용현동 일대에 뻗어있다. 규모는 434m로 연세대 정문부터 2호선 신촌역까지보다 좀 더 짧다. 인하 문화의 거리는 넓지 않았지만, 차가 없어 통행이 편리하다. 신촌과 같이 ‘차 없는 거리’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 차 없는 거리는 금요일 저녁 6시에서 토요일 새벽 5시, 토요일 아침 11시까지 시행된다. 또 하나 독특한 점은 거리 중간에 인하 문화의 거리를 보여주는 지도가 있었다는 것. 지도가 있어 초행길인 이들도 길 찾기가 쉽다.

식사시간이 아닌 시간대에는 거리가 조용했다. 하지만 이내 저녁 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북적였다. 역시 대학가답게 인근에 위치한 인하대 과잠이 많이 보였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눈에 띄었던 건 바로 가족 단위로 나온 인근 지역 주민들. 신촌은 신촌 외부 유입인원이 많은 반면, 인하 문화의 거리는 유입인구의 대부분이 지역 주민이었다. 실제로 인하 문화의 거리 사업 대상은 지역 주민이다. 문화 공연의 연합 대상들도 인하대생과 인근 고등학교 학생 등 지역 주민이다. 지역성이 부각되다 보니, 상권과 큰 규모의 축제가 발달한 신촌이나 다른 대학가들에 비해 지역 주민과 공존하는 성격이 드러난다.

저녁 시간대, 학교에서 나와 삼삼오오 밥집으로 향하는 대학생들을 따라가 보니 대부분 비프랜차이즈 가게들이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가격이다. 인하 문화의 거리에 있는 가게는 오랜 기간 동안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었다. 인하 문화의 거리의 식사 가격은 프랜차이즈든, 비프랜차이즈든 6천 원 대로 유지했다. 인하 문화의 거리의 물가에 맞추기 위해 이미 알고 있었던 프랜차이즈도 점심 특선으로 6천 원 메뉴를 따로 만든 프랜차이즈도 있었다. 마진은 남냐는 기자의 물음에 인하 문화의 거리에서 17년 간 영업해온 상인은 “마진은 20%가 안 되지만 아주 예전부터 가격대가 낮게 형성돼 있어 박리다매 방식으로 장사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인은 “싼 가격을 보고 오는 손님이 많아 가게 유지가 어렵진 않다”며 “이는 주위 가게가 자주 교체되지 않는 것을 통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정 시간대의 많은 유동인구는 낮은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가게가 오래 살아남을 수 있게 했다.

신촌 빨간 잠수경 앞처럼 고민 사거리에서도 버스킹이 자주 열린다. ‘할로윈 이벤트’나 프리마켓 등의 문화행사도 꽤 자주 열린다. 신촌처럼 주말마다 큰 행사가 열리진 않지만 지역 주민들과 함께 어우러지기 위한 노력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인하 문화의 거리는 ‘이모’다. 신촌의 화려함과 분주함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인하 문화의 거리. 착한 가격과 아담한 가게가 대학생과 지역 주민들을 반기는 친근한 이곳, ‘인하 문화의 거리’였다.

 

글 이가을 기자
this_autumn@yonsei.ac.kr

사진 천건호 기자
ghoo111@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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