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놀기만 할 건 아니지?

‘B+’이면 잘한 거 아니야?

‘학점에 연연하지 않고 꿈꿔왔던 대학생활을 즐겨야지!’

대학교에 처음 발을 내딛던 순간 결심했던 목표다. 잘못된(?) 목표를 설정한 대가는 처참한 성적표를 남겼을 뿐. 학점의 노예가 된 지금, 재수강을 하면서 새내기 시절 성적표에 찍었던 처참함을 하나씩 지우고 있지만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 채 놀았던 1학년 때가 사뭇 아쉽다.

대학생활에서 학점이 반드시 중요한 것은 아니다. 대학생활은 학점에만 얽매이기에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너무 많으니까. 특히 이제 막 자유를 얻은 스무 살에게 더더욱 그렇다. 나 또한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보낸 새내기 시절을 후회하진 않는다. 그래도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뒤따른다는 이 사실을 졸업을 앞두고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강했던 과목들의 학점들이 꽤 견고하게 쌓여간다. 쌓일 거라 기대했던 전공 지식 대신 B+만이 가득해지는 성적표. 새내기 시절, B+도 감지덕지라 생각했지만, 그런 B+들이 성적표에 하나 둘 쌓여 이제는 모든 학점이 B+로 수렴하고 있다.

다행히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새내기에게 기회가 있으리니, 그것이 바로 수강철회. 자신의 학점이 망할 것 같다는 확신이 강하게 든다면, 강을 건너고 있는 자신의 학점이 보인다면, 4월 초 수강철회 기간을 놓치지 말자.

그래도 수강철회 버튼만 놀러대는 나 자신이 초라해진다면 한번뿐인 새내기 시절, 한번 ‘잘’ 놀아보자. 술에 취해 늦잠을 자도 수업은 가자. 바빠도 과제는 몇 자 적어보자. 적어도 시험지는 잘 ‘들여다’보자.

‘B+’에 만족하지 말자.

 

나는 내가 챙기자

마음먹고 ‘잘’ 놀다보면 필름이 끊겨 어제 일을 기억 못하는 일이 다반사가 될 수도. 필름이 안 끊겨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끊기는 사람은 없다더라. 철도 씹어 먹는 스무 살도 점점 옛말이 된다. 어제의 나를 원망하며 후회해도 이미 때는 늦었다. 자기 몸은 자기가 챙기자.

아프면 서럽다. 자신의 옆에 진심으로 걱정해줄 친구가 있다 해도 가족 품에서 따뜻한 간호를 받았던 때와 비교할 수 있을까. 특히 매지리에는 병원도 약국도 없다. 아픈 몸을 이끌고 매지리를 탈출해 병원을 가는 것도 일이다. 학생회관 2층에 간단한 치료와 약을 제공해주는 건강관리센터가 있다. 몸이 자주 아픈 새내기들은 꼭 자율경비로 건강공제회비를 낸 후 이용하자. 아프고 난 다음만 생각할 건가. 스포츠센터에서 미리미리 건강을 챙기자. 헬스, 수영 등 다양한 운동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자신이 술을 정말 잘 마신다고 해도 자랑하지 말자. (정말 잘 마시는지 의심부터 해보자^^) 많은 친구들이 필름이 끊긴 채 자신의 흑역사를 쌓아가는 모습을 눈앞에서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할 것. 그러나 언제든 내가 저렇게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버리지 말자. 무엇보다도 술을 잘 마신다는 소문이 주변에 퍼지면 모든 술자리에 참석해야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술 마시고 노는 게 좋아서 모든 술자리에 나가게 된다면 돈 깨지고, 몸 깨지고, 성적도 깨진 나를 보게 될 것이다. (과음을 하는) 자유는 책임을 동반하니까..

가끔 1년이 아니라 10년을 보낸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세월을 피하지 않고 새내기 시절 내내 달리는 친구들이 있다. 생각보다 더 늙은 나를 마주하고 싶지 않다면, 주의하자.

 

우물 안 개구리

연세대학교 원주캠, ‘공부’와 ‘연애’를 하기에 이만한 곳도 없다. 캠퍼스를 둘러싼 호수와 산. 봄에는 벚꽃이 가을엔 은행잎이 휘날린다.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이 있으랴. 그래도 우물 안 개구리는 되지 말자.

원주캠 밖으로, 우리나라 밖으로 나가보자. 복수전공, 이중전공, 연계전공은 언제든 신촌캠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망설여진다면, 계절학기로라도 한번 신촌캠 수업을 들어볼 것. 학교에서 운영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도 활용해보자. 새내기 때부터 영어실력을 갈고 닦는다면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교환학생을 다녀올 수 있다. 연세플라자 3층에 있는 국제교육원도 언제든 방문해보길. 타 학교와 교류할 수 있는 대외활동, 다양한 교내 동아리활동도 여러분을 반겨줄 것이다. ‘매지리’라는 우물에 갇히지 말고 많은 것을 보고 느껴보자.

‘연세춘추’에 들어온다면 더 좋고^^

글 모재성 기자
mo_sorry@yonsei.ac.kr
사진 천건호 기자
ghoo111@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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