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인사 참여한 가운데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 개최

지난 7일, 우리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진행된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 총회의의 모습.

지난 7~8일, 우리대학교 백주년기념관과 백양누리에서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lobal Engagement & Empowerment Forum on Sustainable Development, GEEF)이 개최됐다. ‘사람과 지구를 그 중심에’라는 주제 아래 진행된 GEEF는 우리대학교와 우리대학교 글로벌사회공헌원, 반기문세계시민센터가 공동주최했다. 전 세계 80여 명의 연사가 참석했으며 1천 명이 넘는 참가자가 백주년기념관과 백양누리를 가득 채웠다.

김용학 총장은 개회사를 통해 GEEF의 의도와 우리대학교의 포부를 드러냈다. 김 총장은 “사회공헌과 사회참여는 우리대학교에게 새로운 것이 아니다”며 “교육기관을 설립해 가난한 이들을 교육하고 아픈 이들을 치료했던 연세의 설립 정신을 이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속가능발전의 핵심
다양한 주체들의 협력

 

이틀에 걸친 GEEF는 ▲주제별 세션과 ▲본 세션으로 구성됐으며 각 세션은 ▲연사들의 스피치 ▲토론 ▲질의응답으로 이뤄졌다. ‘지속가능발전’이라는 키워드 아래 ▲기후변화 ▲건강 ▲교육 ▲기업윤리 등 다양한 소주제로 진행된 여러 세션에는 세계 각국의 인사들이 참여했다.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이낙연 국무총리.

모든 연사들은 공통적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다양한 주체의 협력을 강조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기조연설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달성을 위해 모든 국가, 국제기구, 기업, 학계의 관심과 협력이 절실하다”며 “정부는 이 포럼에서 제시된 여러 혜안에서 정책의 아이디어를 얻고자 한다”고 말했다. 안토니오 구테헤스(Antonio Guterrers) UN 사무총장 또한 “세계화와 기술발달의 혜택은 자명하지만 이 두 가지가 결합될 때 불평등도 심해진다”고 지적하며 “인구 증가, 도시화, 불규칙적인 인구 이주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 정부를 넘어 시민사회가 동참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질의응답 시간에는 연사와 청중 간의 활발한 의견교환이 이뤄졌다.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김상협 교수는 “우리나라는 5년마다 새로운 정부 방침이 세워진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적인 연속성을 어떻게 이어나갈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에 안토니오 사무총장은 책임감 있는 정치를 강조하며 “기후변화와 같은 문제에 대해 책임을 가져야하는 것이 정부”라고 답변했다.

김 총장, 반기문 글로벌사회공헌원 명예원장, SK 그룹 최태원 회장은 ‘상호 번영을 위한 강한 재단 설립’이라는 주제로 다음 세션을 이어갔다. 시작에 앞서 반 명예원장은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을 위해 민간부문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한 때”라고 재차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속가능발전목표는 가난과 불평등 같은 인류 문제에 대한 해결책과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라며 “기업이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떻게 참여하는 것이 좋을까에 대한 고민을 지속적으로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우리나라 민간기업 최초로 사회적 책임 네크워크를 마련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하며 “사회적 가치는 경제적 가치에 반하는 개념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마윈, "자선가의 마음과 기업가의 방식으로"

 

반기문 글로벌사회공헌원 명예원장과의 특별대담에 참여한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 회장.

이틀 간 진행된 포럼의 여러 세션 중에서는 ‘마윈과의 특별 대담’이 단연 인기를 끌었다. 알리바바 그룹 회장 마윈(马云, Jack Ma)은 반 명예원장과의 대화에서 ▲실행의 중요성 ▲여성과 청년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히며 토론을 이어갔다.

먼저, 마윈은 무엇보다도 ‘실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윈은 “단순히 선의를 가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끊임없이 계획하고 구체적으로 실행해야 사회에 지속가능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윈은 “우리는 자선가의 마음을 가지고 기업가의 방식으로 세계를 변화시켜야한다”고 덧붙였다. 반 명예원장이 “그 방법이 효율적 이타주의와 유사한 개념이냐”고 묻자 마윈은 “옳은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뿐”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는 빈곤을 퇴치하는 세대, 기후변화를 되돌릴 수 있는 세대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윈은 여성·청년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마윈은 “여성과 청년은 전세계 인구의 75%”라며 “하지만 아직도 여성과 청년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윈은 “이제 근력의 시대를 지나 지혜와 돌봄의 시대가 왔다”며 “알리바바의 성공 이유는 여성과 청년의 고용에 있다”고 전했다. 현재 알리바바 직원의 47%, 고위경영진의 37%가 여성이며 알리바바 직원 전체의 평균 나이는 33세다.

최근 빼놓을 수 없는 담론인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마윈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드러냈다. 마윈은 “힘이나 지식의 영역에서 기계는 인간을 이길 수 있지만 감성과 지혜의 영역에서 인공지능은 인간을 대체할 수 없다”며 “인간과 기계는 경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반 명예원장은 “매우 낙관적으로 미래를 전망하는 것 같다”며 “많은 젊은이들이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마윈은 “걱정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젊은이들은 잘 해나갈 것이니 그들을 믿어라”라고 답변했다. 이어 마윈은 “하지만 준비돼 있지 않다면 기술혁명은 사회혁명이 된다”며 우려와 함께 충분한 준비를 당부했다.

GEEF에 이틀 모두 참석한 이지윤(행정·15)씨는 “행정학을 전공하다보니 사회적 책임과 사회적 공헌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각 분야 전문가들의 말을 들으면서 학생으로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정리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개최된 GEEF는 경제학 분야의 상징이 된 다보스 포럼과 같이 지속가능발전의 상징이 되고자 하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제2회 GEEF는 오는 2019년 2월 14~15일 진행될 예정이다.

글 안효근 기자
bodofessor@yonsei.ac.kr
서혜림 기자
rushncash@yonsei.ac.kr
사진 박건 기자
petit_gunny@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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