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금은 5년에 걸쳐 폐지할 예정

지난 5일 진행된 2차 등록금심의위원회의(아래 등심위)에 따라 올해 우리대학교 신촌캠과 원주캠 학부 등록금이 동결됐으며, 입학금은 16% 인하된다. 일반대학원과 특수대학원은 등록금과 입학금이 모두 동결됐다.
 

2018년 학부·대학원 등록금 동결
학부 등록금 평균 약 451만 원

2차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확정된 2018학년도 신촌캠 학부 등록금 및 입학금 <자료 출처 연세대학교 홈페이지>
2차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확정된 2018학년도 원주캠 학부 등록금 및 입학금 <자료 출처 연세대학교 홈페이지>


학생위원 5명, 학교위원 5명, 외부전문가 1명이 참석한 가운데 등심위는 지난 12월 29일과 올해 1월 5일 두 차례 진행됐다. 12월 29일 열린 1차 등심위에서 학생위원들은 등록금 부담을 강조하며 등록금 인하를 제안했다. 학생위원으로 참여한 신촌캠 사과대 학생회장 민승환(사회·15)씨는 "1990년 이후 물가상승률이 평균 3.71%인 데 비해 등록금은 평균 6.35% 인상된 것을 확인했다"며 "때문에 등록금을 인하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위원들은 직원 급여인상 및 학생복지 등 여러 비용이 추가돼 등록금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학교위원으로 참여한 기획실 예산팀 이근호 팀장은 “재정 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실질적으로 9년째 등록금이 동결된 상황”이라며 “여러 비용을 고려했을 때 현실적으로 등록금 인하는 어렵다”고 말했다.

두 번의 등심위 끝에 학생위원들과 학교위원들은 등록금 동결에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학생위원으로 참여한 신촌캠 부총여학생회장 이수빈(신학·15)씨는 “우리대학교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과 등록금이 인하될 경우 시설운용비, 장학금 등이 감소할 수 있다는 학교 측 입장을 고려해 등록금 동결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학생들의 부담을 줄여주고자 등록금 동결에 합의했지만 이러한 손실이 연구실적 저하 등으로 이어져 학교의 발전역량이 약화될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학부 입학금 매년 16%씩 감면할 예정
대학원 입학금은 동결


교육부의 입학금 폐지 정책에 따라 많은 주목을 받았던 입학금은 올해 16% 인하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18학번 학부 신입생들은 82만 7천 원의 입학금을 납부하게 된다. 학생위원들은 최근 학생사회 분위기를 반영해 입학금을 전면 폐지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학교위원들은 입학금이 학교 재정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전면 폐지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지난 9월 우리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기획실장 김동노 교수(사과대·역사사회학)는 “등록금이 7년간 인상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입학금을 없애는 논의도 진행되고 있어 학교 수입에 최소 60억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한 바 있다.

민씨는 “학생사회에서 계속해서 입학금 폐지요구가 있었으므로 전면폐지를 요구하고자 했다”며 “그러나 우리대학교는 5년간 단계적 폐지 대상 대학이므로 이를 따르기로 했다”고 전했다. 학교위원으로 참여한 원주캠 과기대 고원영 행정팀장은 “교육부가 사립대 입학금을 폐지할 것을 권고했기 때문에 모든 사립대는 교육부와 회의를 통해 매년 16%씩 입학금을 인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입학금 인하의 전제는 그에 상당하는 정부의 충분한 재정지원”이라며 “교육부가 단순히 장학금 지원을 넘어 대학에 일반 재정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이 입학금 인하에 동의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라고 덧붙였다.

학생위원인 대학원 총학생회장 김소미(언홍영·석사2학기)씨는 “학부 입학금 인하는 긍정적인 결과지만 서울대와 경북대처럼 입학금 폐지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며 “이는 내년과 내후년 등심위에서 학교와 학생이 지속적으로 논의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례로 수원대는 단계적 인하 대상 사립대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등심위를 통해 입학금을 전면 폐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학부와 달리 대학원 입학금은 102만 8천 원으로 동결됐다. 이에 김소미씨는 “학부에 비해 대학원 입학금은 논의가 부족한 것 같다”며 “대학원생 역시 입학금으로 인한 부담을 느끼는 만큼 입학금 폐지 및 인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준비 기간 부족, 총학생회 부재 등
아쉬움도 뒤따라


하지만 학생위원들은 ▲준비 기간 부족 ▲총학생회(아래 총학)의 부재 ▲비상대책위원회(아래 비대위) 구성 지연 등으로 등심위 준비와 진행이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먼저, 준비기간이 부족해 등심위 준비가 어려웠다는 의견이 있었다. 학생위원으로 참여한 원주캠 정경대 학생회장 김민석(정경경제·14)씨는 “학교 측에서 등심위 진행을 서두르면서 예년보다 등심위에 대한 준비 기간이 부족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등심위는 1월 초에 시작돼 1월 중순에 마무리되는 일정이었으나, 이번 등심위는 1차 위원회가 지난해 12월 말 열리며 다소 일찍 시작됐다.

또한 지난해 총학의 부재가 등심위 협상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등심위 간사를 맡은 51대 총학생회장 이한솔(문화인류/신학·10)씨는 "등심위 협상에서 주로 주도권을 쥐는 학교에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총학의 힘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지난해 총학의 부재로 인해 과거 등심위와 비교해 협상력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민씨 역시 “학생사회를 대표하는 총학이 부재하다 보니 등심위 의제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앙운영위원회에서 발제 및 합의 과정이 추가적으로 필요하기도 했다”며 비대위 체제에서의 한계를 지적했다.

신촌캠의 경우, 총학 선거의 장기화로 비대위 구성이 지연됨에 따라 등심위 준비가 부족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민씨는 “비대위 구성이 늦어져 비대위원장단이 학생위원으로 참여하지 못했다”며 “때문에 등심위 경험이 있는 학생위원이 부재했다”고 말했다.

 

오는 18일 낮 4시에는 마지막 3차 등심위가 진행된다. 민씨는 “학교 측은 등심위를 두 차례 진행할 것을 제안했지만 이는 자유로운 논의의 기회를 축소하는 것으로 판단해 회의를 한 차례 더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3차 등심위에서는 장학금과 추경예산 등에 대해 세부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글 김유림 기자
bodo_nyang@yonsei.ac.kr
안효근 기자
bodofessor@yonsei.ac.kr
<자료 출처 연세대학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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