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pia는 중단, KISS와 ScienceDirect도 중단위기

학술논문 서비스 제공업체 서비스 중단에 대한 학술정보원의 안내문 <자료 제공 우리대학교 학술정보원>

일부 학술논문 서비스 제공업체(아래 업체)가 우리대학교 학술정보원과의 계약 문제로 인해 서비스를 중단했다. 지난 1일부터 DBpia의 서비스는 중단됐으며, KISS와 ScienceDirect의 서비스도 중단될 위기다. 현재 계절학기가 진행됨에 따라 학술논문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지만, 학술논문 서비스 제공이 끊기면서 학생들을 비롯한 학내 구성원들이 학술논문을 제대로 열람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대학교,
지나친 구독 계약 금액 인상에 계약 연장 거부


현재 우리대학교는 업체 측의 무리한 가격 인상을 이유로 207개 기관이 참여하는 대학교육협의회 컨소시엄(아래 대교협 컨소시엄)과 함께 일부 업체에 대한 구독 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채 보이콧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DBpia는 지난 1일부터 서비스를 중단했으며, KISS와 ScienceDirect는 학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업체 측에서 자체적으로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시적인 서비스도 언제 중단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보이콧의 주된 이유인 가격 인상과 관련해 우리대학교와 업체 측은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리대학교는 ▲인상률 책정 근거의 부재 ▲인상률 인하 요인의 미반영 ▲오픈액세스(Open Access, OA)* 논문에 대한 이중금액 부과 등을 이유로 업체가 지나친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학술정보원 학술정보지원팀 박진균 과장은 “DBpia, KISS, ScienceDirect 등 세 업체가 독과점을 이용해 지나친 가격 인상 등 횡포를 부리고 있으며 그 정도가 심각해 가격 협상이 결렬됐다”고 전했다. 이어 박 과장은 “DBpia의 경우 올해 인상률(13.5%)까지 고려했을 때 가격은 지난 2009년보다 약 4배가량 올랐다”며 “학교 측도 인상요인에 대해 검토해봤지만 업체가 제시하는 인상률을 납득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학술논문 서비스 제공업체 'DBpia'의 계약 금액 인상 추이 <자료 제공 우리대학교 학술정보원>

반면 업체 측은 ▲질적 가치 상승 ▲추가된 부가 기능 등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DBpia 관계자는 “작년에 비해 우수한 국내 학술 학회를 다수 섭외함으로써 질적 가치가 상승했다”며 “‘추천 논문 서비스’와 같은 부가 기능이 추가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DBpia 관계자는 “해외 업체들의 계약금액을 합산하면 약 23억 원인 데 반해 국내 업체들의 계약금액은 약 1억 원에 불과하다”며 “국내 업체들은 현재 저평가 받고 있다”고 전했다. KISS 관계자 또한 “사이트 운영, 투자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가격을 인상한 것”이라며 “여러 사항들을 고려했을 때 전혀 큰 폭의 인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우리대학교는 업체 측 입장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 과장은 “업체에서 말하는 인상액인 250만 원은 신촌·국제캠만 고려한 액수”라며 “원주캠의 인상 금액까지 포함하면 학교가 부담하는 인상 금액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술정보원 학술정보지원팀 채정림 팀장은 “해외 업체들이 제공하는 학술논문과 국내 업체들이 제공하는 학술논문은 양적, 질적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며 “피인용지수를 통해 이러한 사실이 확연히 드러남에도 해외 업체들과 단순 수치 비교를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매년 반복돼는 계약 문제
근본적인 해결책은?


그러나 계약 갱신을 통해 이번 문제가 해결된다하더라도, 매년 동일한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박 과장은 “학술논문 서비스 시장이 지금처럼 독과점 상태로 유지된다면 이러한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때문에 학술정보원에서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위해 학술정보원에서는 ▲원문복사 서비스 확대 ▲한국연구재단 OA 자료 활용방안 모색 ▲국내학회지 열람 비용 일부 국가 지원 협조 요청 등을 추진 중이다. 학술정보원 박금분 부원장은 “학술정보원은 현재 도서관에 없는 자료를 협력 기관에 요청해 복사본을 제공받을 수 있는 원문복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를 확대하는 한편 일부 비용을 학술정보원에서 부담하려고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부원장은 “한국연구재단에 제출되는 OA논문을 활용하는 방법과 국내학회지 열람비용 중 일부를 국가가 지원하는 방법도 대교협 컨소시엄 차원에서 추진 중”이라며 “하지만 이러한 해결책들은 장기간에 걸쳐 진행해야하는 만큼, 단기간에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우리대학교는 대교협 컨소시엄에서 협의된 바와 같이 오는 1월 말까지 업체들에 대한 보이콧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박 과장은 “현재도 매일 학생들의 민원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학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규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다”고 전했다.

*오픈액세스(Open Access, OA): 전세계 누구나 법적, 경제적, 기술적 장벽 없이 자유롭게 무료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생산자가 정보를 공유하는 형태.

글 안효근 기자
bodofessor@yonsei.ac.kr
<자료 제공 우리대학교 학술정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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