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향한 인격 테러인가?

이강혁 (경영·12)

이국종 교수의 북한군 귀순 치료 브리핑이 많은 논란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의료과정상에서 발생한 환자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마무리되지 않았다. 그 치료 대상이 북한군인 만큼 다양한 정치적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다. 현재 발생하고 있는 논란의 중심은,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이국종 교수가 말한 위장 내의 옥수수, 내장의 분변들을 언급한 것에 대해 인격 테러라 칭하며, 이국종 교수를 향한 수위 높은 비난을 퍼부은 것에서 시작됐다. 이국종 교수가 비난을 받는 주된 이유는, 의료인으로서 환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해야만 하는 의료법을 위반하였다는 것이다. 김종대 의원은 개인 SNS에 “‘이런 환자는 처음이다’라는 의사의 말이 나오는 순간 귀순 병사는 더 이상 보호받아야 할 인간의 정상성을 상실하고 말았다.”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물론, 의료인으로서 환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것은 위법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과연 수술 직후, 환자의 상태로 명확하게 드러나는 귀순 병사의 건강 상황을 브리핑하는 것마저 비난받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먼저, 이번 사건이 북한과의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에 이국종 교수의 브리핑은 더욱 비난받지 말아야 한다. 북한과 관련된 사건의 경우, 대한민국의 보안과 직결된 사항이 아닌 이상 국민들에게 모든 상황을 전달하는 것이 옳고 그래야만 한다. 이국종 교수의 브리핑 또한, 대다수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북한 귀순 병사의 건강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 이상을 제공했다고 볼 수 없다. 환자의 상태가 그만큼 열악했을 뿐만이 아니라, 총상 이외에 추가로 질병에 대한 브리핑이 요구됐기 때문에 이국종 교수의 언급은 필요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현재 북한군이 처한 열악한 상황이 만들어낸 질병과 그 원인에 관해서 설명하는 것은 브리핑에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할 요소임이 분명하다. 추가적으로 이국종 교수의 브리핑은 합동참모부와의 논의 끝에 구성된 내용으로, 당시 브리핑의 내용이 이국종 교수 개인의 독단적인 판단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 또한 고려해야 한다.

 다음으로, 수술 결과를 발표하는 의료인의 입장에서의 브리핑이 북한군 개인의 인권을 처참하게 짓밟을 만한 것으로 해석돼야 하는지에 대한 주장 자체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지고 싶다. 북한의 어려운 실상은 대다수 국민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항이다. 따라서 이국종 교수가 언급한 옥수수와 분변 등은 잘 알려진 북한의 상황을 반영하는 것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이국종 교수의 브리핑이 북한 귀순 병사의 인격을 무시하려는 의도에서 행해졌다고 볼 수 없다. 귀순 북한 병사의 열악한 건강상태를 통해 남한의 우월함을 선전하려던 것이 아니냐는 일부 주장은 납득할 수 없다. 총상 이외에 추가로 발견된 건강상의 문제가 북한의 어려운 실상으로 발생된 것이라면 이 문제에 대한 분석 또한 공식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김종대 의원은 국민과 언론의 많은 질타를 받은 후 이국종 교수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이국종 교수는 김종대 의원의 사과를 거절하고, 자신의 브리핑이 정치적 혹은 인격 테러의 의도가 없었음을 정중하게 밝혔다. 이국종 교수는 감염의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x-ray 사진 한 장만을 들고 귀순 병사를 살리기 위해 수술실로 들어갔다. 혈액검사를 할 시간도 없을 만큼 긴급한 상황 속에서 그는 한 환자를 살려냈고, 이는 국가의 영웅이라고 불러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이다. 그런데 이러한 이국종 교수의 모습을 존중하지는 못할망정, 인격 테러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비난의 대상이 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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