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1학기부터 적용…사생들의 고질적 불편 일부 해소되나

지난 11월 25일, 총사생회는 오는 2018학년도 1학기부터 적용되는 생활관 시스템 개선 내용을 공지했다. 공지내용에는 원주생활관과 논의가 완료된 ▲기숙사 입사 우선순위 조정 ▲모든 사생 룸메이트 협약서 의무화 ▲인터넷 프리존 시범운영 ▲자동점호 프로그램 구축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다.

 


기숙사 입사 우선순위 조정
 

먼저 기숙사 입사 우선순위가 조정된다. 기존 기숙사 입사 우선순위는 상점 유무와 상관없이 ▲1순위: 벌점이 없는 학생 ▲2순위: 벌점이 있는 학생이었다. 그러나 이번 개선을 통해 ▲1순위: ‘벌점 3점 이하’ 학생 중 상점이 높은 학생 ▲2순위: ‘벌점 4점 이상’ 학생으로 변경된다. 상·벌점 합계가 동일할 경우 벌점이 적은 학생이 우선 선발됐던 것도 상점이 많은 학생을 우선 선발하는 것으로 변경된다.

이로 인해 상점이 벌점보다 많거나 봉사활동으로 벌점을 상쇄했음에도 상·벌점 합계가 0인 학생보다 순위가 밀렸던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제도에 대해 강부희(정경경제·16)씨는 “상점이 벌점보다 많거나 봉사활동으로 벌점을 상쇄해 상·벌점 합계를 상점 1점 이상으로 만들었음에도 기숙사 선발에 있어 2순위로 밀려나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며 “이번 시스템 개선으로 입사 우선순위가 불합리하게 배정되던 것이 변경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생회장 김건우(의료시스템·15)씨는 “경미한 실수로 벌점을 받은 학생들에게 만회할 기회를 주기 위해 1순위의 벌점 한도를 3점으로 지정했다”며 “크지 않은 벌점은 봉사활동으로 상쇄할 수 있도록 해 정정 기회를 주고, 화재대피훈련 등에 참여하도록 유도했다”고 덧붙였다.
 

모든 사생 룸메이트 협약서 의무화
신입생은 제외 논의 중

 

모든 사생 룸메이트 협약서 의무화도 진행된다. 현재 원주캠의 기숙사 귀사시간은 밤 12시까지다. 이때 룸메이트 협약서는 기존 밤 12시였던 귀사시간을 룸메이트와의 약속을 통해 새벽 1시로 연장하게끔 하는 것을 말한다. 룸메이트 협약서는 지난 2016학년도 2학기부터 시범적으로 운영돼 신청한 학생만을 대상으로 선택적으로 운영됐던 것이었다. 원주생활관장 정민예 교수(보과대·성인작업치료)는 “기존 시범운영이 희망하는 학생들만 협약서를 작성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면, 정식운영부터는 모든 사생이 모두 작성하도록 의무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신입생은 추후 논의를 통해 이번 룸메이트 협약서 의무화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정 교수는 “술에 만취해 문제가 발생했던 학생 중 1학년 학생의 비율이 매우 높았다”며 “RC교육센터, 각 학사 마스터 교수와 원주생활관이 논의해 신입생 배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생활관의 결정에 대해 일각에서는 명분과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우리대학교에 수시 지원한 조재형(21)씨는 “아직 들어오지 않은 신입생들을 문제를 일으킨다고 일반화해 룸메이트 협약서 작성에서 배제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18학번 입학 후 신입생들의 상황을 파악하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프리존 시범 운영
자동 점호 프로그램도 도입돼

 

이와 더불어 ▲매지3학사 인터넷 프리존 시범 운영 ▲자동 점호 프로그램 구축 등의 시스템 개선도 이뤄질 예정이다.

매지3학사 인터넷 프리존은 모든 학사에 24시간 인터넷 연결을 도입하기에 앞서 우선적으로 시범운영하는 제도다. 인터넷 사용시간 제한은 꾸준히 학생사회에서 제기되던 고질적인 문제였다. <관련기사 1647호 3면 ‘기숙사 인터넷 규정 유명무실(?)’> 김재탁(사회과학부·17)씨는 “과제가 몰릴 때는 밤을 새는 경우가 많음에도 인터넷 규정으로 인해 과제를 제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정 교수는 “사생들이 제한적인 인터넷 사용에 불만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일부 사생들의 수면권 역시 보장해야 했기 때문에 제도를 변경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시범운영 상황을 지켜보면서 인터넷 프리존을 전체 기숙사로 확대할 때 발생할 문제점은 없는지 파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자동 점호 프로그램도 구축된다. 현재 기숙사 점호는 사감 및 RA와 사생 간의 대면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면 점호는 기숙사마다 상이한 점호 빈도로 인해 형평성 문제를 야기하기도 했다. 청연학사에 거주 중인 성예린(글로벌행정·16)씨는 “청연학사의 경우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점호가 실시되고 있지만, 특정 기숙사의 경우 점호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추후 기숙사 배정에 있어서 특정 학생들이 불리한 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생활관은 기숙사 출입 카드의 IN/OUT 데이터를 통한 자동점호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기숙사에 출입할 때 카드를 통해 저장되는 IN/OUT 데이터가 불일치할 경우 벌점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에 김건우씨는 “앞으로 도입될 자동점호 프로그램이 형평성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청연학사 RA인 이상근(정경경영·16)씨는 “이전의 생활관은 학생들의 불만에도 변화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다”며 “학생들이 기숙사의 주인인 만큼 좀 더 학생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는 기숙사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개선을 시작으로 학생들이 편하게 생활할 수 있는 기숙사로 변화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장호진 기자 
hobodo@yonsei.ac.kr
  하수민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그림 하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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