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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브리핑] 다모토리 위에 우드스탁 그 위에 또라이양성소어제 상상하고 오늘 기획하며 내일 실행하자
  • 유채연 기자, 윤현지 기자
  • 승인 2017.12.03 23:47
  • 호수 38
  • 댓글 0

‘또라이’. 기자가 어릴 때 한창 『무한도전』의 노홍철이 ‘또라이(돌+I)’ 캐릭터로 유명세를 떨쳤으니 애초에 또라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이라기보다는 장난스럽고 톡톡 튀면서도 개성을 가진 사람을 이르는 말처럼 들렸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국어사전에 등재도 되지 않은 이 비속어 같은 단어를 간판에 걸어놓고 그들을 양성한다고 말하는 곳이 신촌에 딱 한 군데 있다. 다모토리 골목에 위치한 ‘또라이양성소’가 그 곳이다. 또라이양성소를 운영하는 ‘최게바라 기획사’의 최윤현 대표를 만나봤다. 

 

 

다른 어디도 아닌 신촌에서 

최 대표는 서강대 출신이다. 그의 대학 시절, 그는 ‘연세대의 본진’인 신촌을 보며 늘 부러움을 느꼈다고 한다. 술집이 많아 유흥을 즐길 수 있는 곳 정도로 생각했던 신촌이었건만, 아이러니하게도 술집 ‘다모토리’를 만나면서 신촌에 대한 그의 인식은 달라지게 됐다. 다모토리에 울려 퍼지는 김광석의 「광야에서」를 들으며, 그는 사회참여적인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렇게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그의 생각은 더욱 견고해졌다. 
이러한 생각을 토대로 지난 2013년, 축제와 프로젝트 진행, 문화기획을 테마로 최게바라 기획사가 탄생했다. 이후 기획사가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공간적인 배경이 필요해졌다.  그렇게 2016년 2월, 최게바라 기획사가 지향하는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는 청년문화공간 ‘또라이양성소’가 열렸다. 또라이양성소는 ‘문화기획불꽃학교’와 ‘딴짓 레이블’을 기수제로 운영하며 청년들의 ‘자기다움’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문화기획불꽃학교에서는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만들어 그것을 팀원들과 직접 실행으로 옮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여름에 패딩을 입고 돌아다니는 등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느라 차마 시도해보지 못했던 딴짓을 마음껏 해보는 모임이 딴짓 레이블이다. 최 대표는 ‘작은 성공들이 내 인생을 풍성하게 채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기획했다. ‘남북청년토크’라는 이름으로 남북의 청년들이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도 가진다. 어렵고 거창하게만 보였던 사회 참여는 또라이양성소에서 재미있는 놀이가 된다.

최 대표가 회사들이 많이 밀집해있거나 유동인구가 더 많은 장소가 아니라 굳이 신촌을 선택한 데에도 이유가 있다. 유흥과 행사로 정평이 나 있는 신촌이라지만 최 대표에게만큼은 달랐다. ‘시대정신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장소가 남아있는 곳’. 그가 신촌을 이렇게 정의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반전(反戰)을 외치던 히피들의 락 페스티벌에서 이름을 따온 술집 ‘우드스탁’과 최근 헌팅술집으로 변모하기 전 90년대의 정취를 그대로 담고 있던 ‘다모토리’가 바로 그것이다. 
최 대표는 ‘누군가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에 제격인 공간에 머물고 싶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이끌어갈 청년들이 모인 장소가 바로 신촌이기도 했다. 최 대표는 최대한 그 의미들을 되살리기 위해 비싼 권리금을 내고 지금의 또라이양성소 자리를 찾게 됐다. 지하에는 다모토리, 1층에는 우드스탁이 위치한 그야말로 ‘상징적인’ 자리였다. 

연세로의 소프트웨어를 구성하다 

최게바라 기획사의 영향력은 신촌 연세로 곳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 9월 16일, 신촌에서 개최된 혁신가들의 거리축제 ‘IF 2017’에 최게바라 기획사는 운영파트너로서 참여했다. 최 대표의 말에 따르면 유행의 상징이 홍대라면 청춘의 상징은 신촌이다. 역 바로 앞부터 펼쳐지는 연세로와 모으지 않아도 이미 모여 있는 20대들까지, ‘20대들에게 직접 찾아가 메시지를 전하자’는 모토 아래 기획된 축제의 장소로서 신촌은 모든 자격을 갖추고 있었다. 은행권 청년창업재단 ‘D.Camp’와 최게바라 기획사는 축제를 기획하며 1년이 넘는 시간동안 통행로를 어떻게 확보할지, 부스를 어떻게 만들지, 기업 특성에 맞는 분류를 어떻게 나눠야 할지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래서 다른 행사들보다 예산도 훨씬 많이 소요됐다. 입점비를 받던 관례에서 벗어나 부스당 30~100만원을 주며 관람형이 아니라 체험형으로 기획할 것을 부탁했다. 여러모로 독특한 기획력이 동원된 행사였다. 그렇게 IF 2017은 대중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으며 마무리됐다. 최 대표는 “물론 나는 술을 좋아하지만 신촌에 살아가는 청춘들이 마시지 않아도 취할 수 있는 다른 요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신촌이 차 없는 도로를 중심으로 행사가 많이 개최되며 기존의 존재감과 자신감을 회복해가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신촌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그는 연세로를 둘러싼 행사의 기획 방향도 그렇게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말, 또라이양성소는 남북청년들이 모여 만드는 크리스마스 파티를 기획 중이다. 또한 오는 
12월 8일부터는 네 번째 ‘신촌청년창업포럼’이 예정돼 있다. 다모토리, 그 위의 우드스탁, 그리고 그 위의 또라이양성소는 불이 꺼져도 따뜻하고 밤이 돼도 대화가 계속된다. 


글 유채연 기자
imjam@yonsei.ac.kr

사진 윤현지 기자
 hyunporter@yonsei.ac.kr

유채연 기자, 윤현지 기자  imjam@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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