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7년 6월, 군부독재에 맞서 일어난 민주 항쟁에서 연세대 이한열 열사는 최루탄에 맞아 사망했다. 당시 이 열사가 쓰러진 후 부축 받아 옮겨지는 역사적인 사진이 연세대 정문 맞은편 굴다리 위에서 찍혔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현대사와 함께 한 굴다리는 경의선 열차가 지나는 철롯둑에 낸 터널로, 연세대와 신촌 번화가 사이를 이어 주고 있다. 그라피티가 그려지고 버스킹이 이뤄지던 과거의 굴다리는 연세대의 명물로 꼽혔다. 이런 굴다리가 연세대와 신촌 상권 사이에서 행인의 흐름을 막아 지역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지난 2009년 서대문구청은 철롯둑 철거를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대문구청에 따르면 연세대는 면학 분위기를, 철도시설공단은 안정성을 이유로 반대해 사업이 무산됐다.

새로 생긴, 철로를 받쳐주는 기둥 이외에 옛 모습을 지켜오던 굴다리는 지난 2015년 10월 31일,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철길벽화사업으로 그 벽면이 벽화로 채워졌다. 


글 이지훈 기자
chuchu@yonsei.ac.kr

사진 하은진 기자
so_havely@yonsei.ac.kr

자료 사진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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