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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아지트] 서문 자취촌의 아늑한 카페에 가다연희동의 추억이 깃든 곳, '마리아 칼라스'
  • 김가영 기자, 하은진 기자
  • 승인 2017.12.03 23:51
  • 호수 38
  • 댓글 0

연세대 서문에서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푸른 조명의 간판으로 빛나는 카페가 하나 있다. 맛있는 커피와 밀크티를 마실 수 있는 클래식한 감성을 가진 카페, '마리아 칼라스'의 양형윤 사장님을 만나봤다.

 

Q. 카페소개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A. 이곳은 내가 어릴 적부터 살던 집이었다. 그러다 지난 1999년부터 이곳에서 ‘마리아 칼라스’라는 이름으로 레스토랑과 카페 운영을 시작했다. 
13년 동안 레스토랑으로 운영하다가 지금은 4년째 카페로 운영하고 있다. 직원 말에 의하면 여기가 무슨 음료 창작 연구소 같다고 하더라. (웃음) 평소 다른 가게들의 음료를 마셔보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2% 부족한 점들을 느낀다. 직접 음료를 만들며 다른 가게들에서 느꼈던 부족한 점들을 보완하는 재미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Q. 어릴 적부터 살던 공간인 만큼, 장소와 관련된 특별한 일화가 있을 것 같다.
A. 대학교 1학년 무렵, 우리 집에서 곽지균 감독의 『겨울 나그네』라는 영화를 찍었는데, 영화에서 우리 집이 ‘다혜네 집’이었다. 이후 대학생들이 종종 밤에 우리 집 앞에 와 “다혜야!” 하고 부르곤 했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가 나에게 “얘 다혜야, 너 부른다. 나가봐라” 하곤 하셨다. 또 한편은 성악을 전공했던 내가 집 정원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이 근방 하숙집에 사는 대학생들이 어디선가 “앵콜! 더 불러줘요!”를 외치더라. 그러면 나는 누군지 모르는 학생들에게 노래를 더 불러주곤 했다. 이런 것들을 볼 때 그때의 대학생들은 지금의 대학생들보다 훨씬 더 정이 많았던 것 같다. 지금은 삶이 너무 바쁘다 보니 모두가 각자 자기 일만 열심히 하며 사는 것 같아 안타깝다.

Q. 카페 이름을 '마리아 칼리스'라고 지은 이유는?
A. 나는 몇 년 전까지 인천시립합창단원으로 활동했었다. 마리아 칼라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프라노 성악가의 이름이다. 나는 그분이 노래에만 집중하는 모습과 그 노래에서 느껴지는 강한 자기표현을 좋아한다. 마리아칼라스는 사랑했던 사람과 결별 후, 그를 그리워하다 심장병에 걸려 죽는다. 그런 그녀의 열정적인 모습을 담고 싶어 카페 이름을 ‘마리아 칼라스’라고 지었다.

Q. 언제나 낮 4시 이후에 출근하더라. 카페일 말고도 본업이 따로 있는가?
A. 건축업을 하고 있다. 아버지가 건축을 하셨고, 어머니 역시 어릴 때부터 매년 집안의 인테리어를 다 바꾸고 직접 설계 도면을 그리셨다. 그런 것을 보고 자라서인지 어느 날 보니 내가 모눈종이에 그림을 그리고 있더라. 원래 이 건물은 지금의 구조와 달랐다. 우리나라의 유명 건축가이신 김중업 선생님이 건축해 굉장히 예뻤었다. 
(웃음) 그런데 아버지의 명령으로 위층을 원룸으로 만들면서 건물을 새로 짓게 됐고, 이 과정에서 내가 인테리어를 맡았다.

Q.  입구와 카페 공간이 분리된 가게 구조가 독특하다.
A. 입구와 카페 사이에 복도가 있어 카페의 안쪽 공간이 더 아늑하게 느껴지는 구조이다. 입구를 횅하게 해놓기 싫었다. 그래서 가게 입구를 집처럼 꾸미려고 했는데, 집도 카페도 아닌 게 돼버린 것 같다. (웃음) 가정집 같은 입구와 다르게 안쪽에 등장하는 카페 공간이 반전 매력을 주기 때문에 이것도 나름 괜찮은 구조라고 생각한다.

Q. 가게 추천 메뉴는?
A. 우리 가게의 커피를 추천하고 싶다. 대학 후배 중 미식가가 있는데, 이 친구가 커피 맛에 푹 빠져 로스팅을 하더니 원두를 제공해주기 시작했다. 깔끔한 맛의 원두를 제공하는 것은 이 친구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이 친구로부터 공급받은 원두로 로스팅을 하기 때문에 커피가 정말 맛있다.

Q. 학생들 사이에서 '마리아 칼라스'의 밀크티가 유명하다고 들었다.
A. 그렇다. 밀크티를 우릴 때 티와 파우더를 모두 사용한 덕분인 것 같다. 밀크티는 북해도산 파우더를 쓴다. 밀크티에 티와 파우더를 모두 쓰는 이유는 깊은 맛을 위해서다. 맛을 위해 뭐든 재료를 조금 비싼 것을 쓴다. 밀크티는 다른 곳에서 쓰는 것의 다섯 배 높은 가격의 원재료를 쓴다. 그래서 맛있기는 되게 맛있는데, 수익은 안 남는다. (웃음)

Q. 가게 안에서 군것질거리를 소분해서 팔고 있다.
A. 그냥 수입 과자들도 있지만, 원래 있는 과자에 내가 직접 벨기에 초콜릿, 아몬드, 호두 등을 뿌려 조금 더 맛있고 느낌 있게 만들어 내놓기도 한다. 예전에 공부할 때 군것질을 많이 했었다. 학생들이 공부를 하다 당이 떨어질 때를 대비해 갖다 놓고 있다.

Q. '마리아 칼라스'에게 연희동이란?
A. 어릴 때부터 살았던 공간이기 때문에 ‘마리아 칼라스’는 나의 근본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마리아 칼라스’가 연희동의 근본이 되었으면 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많은 사람들이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데, 단순히 유행을 따르는 것에 그치는 것 같다. 프랜차이즈 카페와는 다르게 자신을 오롯이 나타내는 카페를 만들었으면 한다. 주인과 꼭 닮은 작은 카페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꿈이 있다.

 

조용하면서도 내 집 같은 사장님의 인테리어 덕분에 가게에 머무는 내내 포근한 느낌을 받았다. 연희동 서문 일대의 자취촌에 머무는 학생들이 이곳 ‘마리아 칼라스’에서 따뜻한 추억 하나쯤은 만들고 갔으면 좋겠다. 

글 김가영 기자
jane1889@yonsei.ac.kr

사진 하은진 기자
so_havely@yonsei.ac.kr

김가영 기자, 하은진 기자  jane1889@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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