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 지침 숙지와 건물 정밀 점검을 통한 지진 대비 필요해

지난 15일 낮 2시 30분, 경상북도 포항시에서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했다. 원주캠이 위치한 강원도의 경우 규모 4의 여파가 있었으며, 원주캠 대부분의 학생들이 흔들림을 느꼈다. 이에 따라 ▲재난 대피훈련의 한계 ▲학내 지진 취약 건물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흔들렸던 원주캠
어떻게 대처했나

 

지진 발생 당시, 원주캠은 도서관의 책이 떨어지고 강의실 내 프로젝터와 책상이 흔들리는 등 학생들이 지진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정의관에서 수업을 듣고 있던 문예원(인문과학부·17)씨는 “강의실이 흔들리고 학생들이 술렁거려서 수업이 잠시 중단됐다”며 “큰 지진은 아니라 수업이 다시 진행됐지만 다들 지진을 느끼고 당황했었다”고 말했다.

현재 원주캠은 정부 지침에 따라 지진 발생 시 장소별 행동요령과 함께 교내단계별 재난관리시스템(아래 재난관리시스템)이 정립돼 있다. 재난관리시스템은 ▲1단계(관심~주의) ▲2단계(경계) ▲3단계(심각)로 나뉘며 각각의 단계에 따라 대응 및 조치사항이 달라진다. 총무처 총무부 최영욱 사무주임은 “이번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를 1단계 ‘관심’으로 보고 시스템에 따라 관련 부처가 모였다”며 “발생 직후 피해가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순찰을 돌고 모니터링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한편, 학교 본부는 이번 지진을 통해 학생들이 지진 대피 매뉴얼을 숙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고 지난 24일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진 대피지침 메일을 발송했다. 또한, 차후에 있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지진대피 교육의 시행 또한 고려하고 있다.
 

대피훈련의 한계
행동요령 숙지의 방해요소로 작용해

 

이번 지진이 일어나기 전부터 원주캠은 지난 2015년부터 매년 대학본부 앞에서 지진 대피훈련을 포함한 재난 대피훈련을 진행해 지진 시 행동요령을 숙지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훈련은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낮 2시에 진행돼 교직원들과 근로장학생들만 주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명희원(사회과학부·17)씨는 “지진 대피훈련이 있는지도 몰랐다”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훈련도 학생들이 참여하기 힘든 시간이라 행동요령을 숙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예주(국제관계·16)씨는 “일부 학생들만이 아닌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대책이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 더욱 효과적으로 대피할 수 있게 도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최 주임은 “시간대를 바꿔 학생들을 모으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며 “학생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기숙사에서 진행하는 화재 대피훈련에 지진 대피훈련을 함께하는 방법을 고려해보겠다”고 밝혔다.


일부 건물, 지진에 취약해
사고 위험 있을 수 있어

 

현재 원주캠 내 내진설계 의무 대상인 20개의 건물은 모두 내진설계가 돼있으며, 지난 2014년에 진행한 안전점검에서 ‘이상 없음’의 B등급을 받아 건물 구조상 문제는 없는 상태다. 하지만 20개 건물 중 8개의 건물은 노후화돼 지진에 취약한 상태였으며 이에 대해 당시 학교 본부는 올해 보수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1778호 2면 ‘우리대학교 과연 지진 안전지대인가?’> 그러나 현재 예산상의 문제로 인해 보수공사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총무처 시설관리부 조찬영 부처장은 “구조적인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약 16억 원의 예산을 들여 공사를 진행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었다”며 “이번 지진 발생 후에도 전 건물의 외관점검과 육안검사를 진행했으나 이상이 있는 곳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내진설계가 된 건물이라도 건물 자체가 아닌 외관 장식을 위한 타일들의 경우 지진에 더 취약하다. 때문에 외관 장식은  더 약한 지진에도 쉽게 떨어져 나갈 수 있으며 이는 낙하물에 의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조 부처장은 “12개의 건물은 진도 7의 지진도 견딜 수 있으며 외관 장식 또한 견딜 수 있다”며 “반면 나머지 건물들은 진도 6의 지진을 견딜 수는 있지만 진도 5 이상일 경우 외관 장식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학교 본부는 이번 겨울방학 동안 비교적 지진에 취약한 8개의 건물 중 ▲창조관 ▲청송관 ▲백운관 ▲매지학사의 내진 성능에 대해 정밀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문제가 발생할 경우, 보수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조 부처장은 “예산상의 한계로 인해 구조적인 문제가 없는 건물까지 안전공사를 진행하긴 어렵다”며 “이번 정밀검사를 통해 건물의 이상을 발견할 경우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최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시온 기자 
zion_y2857@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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