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교 여자축구동아리 ‘W-Kicks’를 만나다.

우리대학교 여자축구 동아리 W-Kicks. 좌측부터 홍보부장 임선영(경영·15)씨, 주장 엄다영(체교·15)씨, 부주장 김선경(체교·15)씨

 

지난 9월, 정기연고전은 5대0 우리대학교의 완승으로 끝났다. 정기연고전은 운동부를 주축으로 진행되지만, 일반 학생들이 참여하는 아마추어 연고전, e스포츠 연고전도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는 새로운 연고전도 시작됐다. 우리대학교 여자축구동아리 ‘W-Kicks’와 고려대 여자축구동아리 ‘FC엘리제’가 직접 개최한 아마추어 여자축구 연고전(아래 여자축구 연고전)이 9월 20일 우리대학교 운동장에서 진행됐다.

우리신문사는 여자축구 연고전 승리와 더불어 최근 활약을 펼치고 있는 ‘W-Kicks’의 주장 엄다영(체교·15, 아래 엄)씨, 부주장 김선경(체교·15, 아래 김)씨, 홍보부장 임선영(경영·15, 아래 임)씨를 만났다.

 

Q. ‘W-Kicks’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엄: 지난 2012년에 창단한 여자축구 동아리다. 당시 축구 동아리를 하고 싶었던 두 학생이 무작정 한국축구협회에 찾아가 축구공을 받아오면서 활동이 시작됐다고 한다. 처음 W-Kicks는 교과대 체육계열 학생들로만 구성됐지만, 체육계열이 아닌 학생의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Q. 축구동아리이다 보니 체육계열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간의 실력 차이가 존재하지는 않나?
김: 체육계열 학생이라고 해도 축구를 미리 접하고 동아리에 들어오는 학생은 거의 없다. 운동을 계속 해 온 체육계열 학생이 체력이나 운동신경 측면에서 뛰어나긴 하다. 그러나 다 같이 처음부터 배우는 입장이기 때문에 체육계열이 아닌 학생들이 실력 면에서 뒤처지는 것은 아니다.

 

Q. 타 대학 여자축구 동아리와는 다른 W-Kicks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김: 다른 팀에 비해 열정이 넘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과 함께 축구 이야기를 하거나 서로에 대해 피드백하는 시간이 길다. 또한 분위기가 매우 좋다. 경기에서 지더라도 기죽지 않으려 한다. 지금 같은 분위기가 앞으로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
임: 선수끼리 만나면 항상 축구이야기만 한다. ‘다음 경기는 어떻게 준비해야할까’, ‘이전 경기는 이 점이 문제였으니까 앞으로는 이렇게 하자’와 같은 의견 교환이 활발하고, 경기 영상을 보며 심층적인 분석도 진행한다.

 

Q. 최근 W-Kicks는 ‘서울컵 2017(아래 서울컵)’, ‘KUSF 클럽챔피언십(아래 클럽챔피언십)’을 우승하는 등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김: 두 번의 우승 모두 2학기에 거둔 성과다. 사실 2학기 첫 대회였던 ‘샤컵*’에서는 강팀들과 한 조가 돼 예선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강팀들을 만나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고 더 열심히 연습하는 계기가 됐다. 덕분에 이후 ‘샤컵’에서 만났던 한국체육대학교(아래 한체대) 팀을 서울컵 결승에서 만났을 때도 긴장하지 않을 수 있었다. 예선에서 한체대를 만나지 않았다면 서울컵에서 우승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임: 상대 팀에 대한 분석을 통해 대비하고 경기에 임한 것이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상대 팀 선수 특징을 잘 알다 보니 모든 선수가 자기 역할을 잘 할 수 있었다.

 

Q. 지난 9월, 여자축구 연고전이 진행됐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그리고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엄: 아마추어 연고전에 나가기 위해서는 총장배에서 우승해야 한다. 하지만 총장배는 남자팀 위주이기에 따로 여자 부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자축구 연고전을 따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김: 원래 경기 전에는 경기 준비만 하지만, 경기 스태프가 해야 하는 일까지 우리가 다 해야 했다. 때문에 정신없는 상태에서 경기를 시작하게 됐다. 그렇지만 스태프 역할을 자처하며 도와준 분들도 계셨고, 금전적인 부분에서도 교수님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Q. FC엘리제와의 여자축구 연고전 경기는 어땠나?
엄: 첫 여자축구 연고전이고 홈경기인 만큼 꼭 이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잘 아는 팀이지만 더 열심히 분석하면서 노력했다. 덕분에 경기 당일에 실력에서도 FC엘리제 보다 앞설 수 있었고 관중의 응원도 큰 도움이 돼 승리할 수 있었다.
김: FC엘리제는 우리와 만나면 항상 투지가 넘친다. 때문에 경기가 거칠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다행히 분위기를 가져와 승리할 수 있었다. 경기 내용은 확실히 압도했는데 골을 더 넣지 못한 점이 아쉽다.
임: 여자축구 연고전은 정기연고전 이틀 전에 진행됐다. 5대0, 아니 6대0의 시작은 우리였다.

 

Q. 대학스포츠에서 여자축구 종목의 규모는 얼마나 되는가?
엄: 큰 대회로는 서울컵과 클럽챔피언십, 그리고 ‘K리그컵 여자대학클럽 축구대회’가 있다. 대부분의 대회는 토너먼트 방식이고 정기적인 대회는 잘 없는 편이다.
김: 대학교 여자축구 팀은 서울에 몰려있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팀은 20개 정도가 있다. 하지만 동아리 인원문제로 계속 운영하지 못하는 팀도 있다.

 

Q. 여자축구 동아리로서 혹시 어려움이 있지는 않은지 혹은 여자축구에 대한 다른 시선을 느낀 적은 없는지 궁금하다.
엄: 선수들은 ‘여자가 축구해?’라는 질문 굉장히 듣기 싫어한다. 여자가 달리기가 빠르거나 무거운 중량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때에 비해 축구는 조금만 잘 해도 놀라는 반응이 많다. 아직은 축구를 남성들의 종목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은 것 같다.
김: 심판이 남자축구와 여자축구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는 점을 느낀 적도 많다. 심판이 우리 앞에서 대놓고 ‘너는 이 시간에 남자 친구랑 데이트하지 왜 이러고 있냐’고 한 말을 들은 적도 있다. 
임: 새로운 선수를 모집할 때 어려움을 겪곤 한다. 처음 축구를 접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보니 기초부터 시작해야 한다. 경기에 뛸 수 있게 될 때까지 훈련 강도나 감독님의 역할, 팀 분위기 등 신경 쓸 점이 많다. 

 

Q. 마지막으로 우리대학교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부탁한다.
엄: ‘여자축구’라는 말을 들었을 때 해보고 싶지만 다가가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체육계열 학생과 체육계열이 아닌 학생이 함께 어울려 정기적으로 운동할 기회가 흔치 않은 만큼 경험해봤으면 한다. 열정 있는 선수가 팀에 좋은 영향을 주는 만큼 열정을 가진 분들이 많이 왔으면 한다.
임: 여자축구 연고전을 진행했을 때 반응이 좋았다. 여자축구를 처음 접하는데 돈을 내지 않고 이런 경기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 말을 듣고 더 많은 사람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여자축구에서 ‘여자’보다는 ‘축구’에 집중해줬으면 한다.
김: 이전까지는 조용히 운동장에서 축구만 했다면 여자축구 연고전 이후 많은 관심을 받게 됐다. 동아리가 발전하는 것 같아 뿌듯하고, 관심을 가져준 학생들에게 감사하다.
 

*샤컵: 서울대 여자축구부 ‘SNUWFC’가 주최하는 전국대학 아마추어 여자축구대회..

 


글 신동훈 기자 
bodohuni@yonsei.ac.kr
사진 윤현지 기자 
hyunporter@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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