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개통령, 이웅종 대표를 만나다

 요즘 길에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을 보며 우리는 반려 인구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늘어난 반려 인구에 비해 여전히 낮은 반려 문화의 수준으로 인해 반려인, 비반려인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반려견 행동 교정 전문가, 이웅종 대표와 만나 반려 문화에 대한 그의 생각에 대해 알아봤다.

 

반려견과 함께한 27년

‘전문가’가 되기 까지

 

반려견과 함께 웃고 있는 이웅종 대표

 아무리 사나운 개라도 그 앞에선 순한 양으로 변한다. 짖고, 아무데나 실례하고, 무는 문제견일지라도 그의 손을 거치면 모범견이 된다. TV 프로그램 『1박 2일』에서 국민 반려견 상근이 아빠로, 『TV 동물 농장』의 ‘개과천선’ 코너에서 강아지 대통령으로 유명해진 그는 바로 이삭애견훈련소의 이웅종 대표다.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훈련소에서 수많은 강아지들과 여전히 동고동락하며 살아가고 있는 그를 만나 이 대표가 보는 우리나라의 반려 문화에 대해서 알아보고 현 시점의 문제점을 진단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대표가 처음부터 애견 훈련사를 꿈꿔왔던 것은 아니었다. 강아지를 좋아해 반려견 관련 사업을 꿈꾸던 그는 “처음에는 브리더*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입대 후 운명적으로 군견 훈련소에서 군견 관리 및 교육을 맡으며 막연한 생각은 ‘애견 훈련사’라는 꿈으로 구체화됐다. 이 대표는“개를 좋아하지 않았던 선임들 대신 군견을 돌보고 훈련을 책임지면서 선임들에게는 좋은 이미지를 남기는 동시에 미래의 직업을 위한 준비를 할 수 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반려견을 위한 선진국형 교육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반려견 훈련에 대한 공부를 하기 위해 미국까지 다녀온 이 대표는 마침내 ‘반려견 행동 교정 전문가’라는 직업을 탄생시켰다.

 

우리나라 반려 문화, ‘교육의 부재’가 문제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다. 이 대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며 “지난 1988년도 올림픽과 2002년도 월드컵에서 ‘개를 먹는 나라’라는 인식을 없애려는 노력에서 우리나라의 반려 문화가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에서 반려견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먹지 않는 개’라는 애완견의 개념이 처음 생겼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우리나라 반려 문화는 전반적으로 미흡한 상태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의 반려 문화의 문제로 두 가지를 꼽았다. 그는 “첫 번째 문제는 반려동물을 쉽게 데려오고 쉽게 버리는 문화이고, 두 번째는 반려인과 비반려인들 간 갈등과 이해 부족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예비 반려인, 반려인, 그리고 비반려인 각각을 대상으로 개별 교육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예비 반려인들은 자신이 키울 반려견에 대한 책임 의식을 기르고, 기초 수의학 지식 및 반려견 교육 방법 등을 배워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생길 수 있는 일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며 “반려인들도 반려견에게 필요한 교육을 해주고 이웃들은 물론 공동생활에 적합하게 잘못된 행동을 바로 잡아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는 비반려인들도 반려견을 데리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반려인들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며 반려 동물 관련 구체적인 교육방법을 제시했다.

 

우리 집 강아지는 교육이 필요해

사진출처 freepik

 

 최근 모 연예인의 반려견이 유명 한식당 한일관의 대표를 물어 결국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 사건에 대해 이 대표는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 대표는 사건 이후 반려견과 반려인에 대해 부정적인 인터넷 여론을 보며 “그동안 개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이에 대한 불만을 겉으로 표현하기가 어려웠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개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이번 사건이 수많은 반려인을 죄인 아닌 죄인으로 만들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그럼에도 분명히 그 견주가 자신의 반려견을 철저히 관리하고 통제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말했다. 사람을 물었던 개에 대해 전문가 교육을 의무화하는 시스템이 있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그의 견해다. 개가 사람을 무는 일은 행동 교정 교육을 받으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개 물림 사고’는 2011년 245건에서 2016년 1019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는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다”라며 “실질적으로는 큰 개보다 작은 개에게 물리는 사건사고가 많고, 이는 대부분 견주들의 과잉보호 때문에 일어난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이 대표는 “칭찬할 줄만 아는 견주들은 반려견을 혼내지 않아 문제 행동이 고쳐지지 않는다”고 이유를 덧 붙였다. 이는 그가 반려견 교육을 주장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어 그는“반려견 교육이 선택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반려견 교육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을 인지한다면 사람들이 교육에 동참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교육을 보편화시키고 효과적으로 개를 관리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려 문화가 발달한 일부 선진국들에서도 이러한 교육 관련 제도들이 처음부터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이 대표는 “맹견의 숫자가 늘어나자 맹견 교육을 의무화시키는 과정에서 교육 프로그램이나 인증제가 문화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고 전했다.

 

에티켓? 펫티켓!

 

 빈번한 개 물림 사고 때문에 최근 들어 ‘펫티켓’이라는 단어가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펫티켓은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기 위해 반려인들이 지켜야하는 ‘에티켓’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초인종 소리가 났을 때 개를 짖지 않고 차분하게 기다리도록 교육하는 것이나, 산책을 나갈 때 목줄을 착용시키고 배변 봉투를 챙기는 것”을 예로 들었다.

 다만 펫티켓이 지켜지지 않거나 잘못 이해될 시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 개 물림 사건, 층간 소음 문제, 공공장소 반려동물 배변 문제 등 각종 사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이 대표는 비반려인들과 반려인 혹은 반려인들끼리의 기본 예의를 강조했다. 그는 “비반려인들의 경우 개를 좋아한다고 해서 바로 개에게 달려가는 위협적인 행동을 삼가고, 보호자에게 먼저 양해를 구하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개를 통제하지 않고 산책을 하다가 다른 개를 만났을 때 ‘우리 개는 안 무니까 괜찮다’고 다가가는 것을 피해야 한다”며 “우리 개는 괜찮아도 상대방 개는 싫을 수도 있고, 우리 개는 물지 않지만 상대 개는 물 수도 있다는 것을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며 반려인들에 대한 주의도 덧붙였다.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모두가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한다면 대한민국도 머지않은 미래에 성숙한 반려 문화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뷰 내내 강아지를 바라보는 이 대표의 표정이, 이 대표의 품에 안겨있는 강아지의 표정이 모두 행복해보였다. 이 대표가 말하는 반려견, 반려인, 비반려인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곧 찾아오길 바라본다.

 

* 브리더 : 개를 교배, 번식시키는 직업

 

서혜림, 신은비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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