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탁 (사회과학부·17)

최근 탈원전 정책이 대두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탈원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탈원전이 과연 대한민국에게 꼭 필요한 것일까?

한국의 원자력 발전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세종대학교 원자력공학과 박문규 교수의 말에 따르면, 지난 20년에 걸쳐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더 우수한 국산 설계분석용 전산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현재는 인허가가 완료됐다고 한다. 또한 2016년 초에 한국원자력연구원 차세대핵연료기술개발부는 ‘소듐원자로’를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하여 4세대 원전 분야에서 한국의 독보적 기술력을 과시했다. 이를 통해 한국의 원자력 발전 기술이 세계의 정상에 위치한다는 사실은 자명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원자력 발전을 포기하고 신재생에너지로 선회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또한, 탈원전에 이어질 전기세 인상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국제원자력기구의 2016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원자력 발전 비중은 30.3%에 육박한다. 그럼에도 탈원전 정책에 따라 원자력 발전의 비중을 줄여나가게 되면 30.3%의 비중을 다른 대체 에너지로 채워야 한다. 호주의 경우, 신재생 전기 확충으로 인해 가정 전기료가 10년 새 63%가 올랐으며, 캐나다의 온타리오주 역시 신재생 확대 정책 이후 전기료가 71%가 올랐다. 이대로라면 한국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 2015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에너지원별 발전단가에서 원전은 28,63$인 반면 육상 풍력은 111.64$이고 태양광은 101.86$에 육박했다. 한번 2016년 여름을 생각해보라.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가정에 과도한 전기료가 부과된다며 누진제 개편을 논의했다. 이런 사례를 보면 신재생에너지 확충에 반드시 수반될 전기료 인상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후쿠시마 원전사고처럼 단 한 번의 사고로 엄청난 재앙이 발생함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할 수 있다. 옳은 말이다. 원전은 매우 많은 위험성을 잠재적으로 지니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 비등수형 원자로(아래 비등수로) 방식을 적용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비등수로의 경우, 효율성이 높은 대신에 사고 발생 시 대처시간이 매우 짧다는 단점이 있고 연료 온도의 급격한 상승을 초래된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일본과는 다른 가압 경수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 경우 효율성은 조금 떨어지나 사고 발생 시 대처시간이 충분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한국은 원전 설계 당시 내진설계를 진행하여 리히터 규모 6.5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고, 리히터 규모 4.0의 지진에는 경보가 울려 신속히 대처할 수 있게 하였으며, 리히터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하면 발전소를 안전하게 정지시키도록 설계해두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한국 원전의 경우,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심사에서 3단계를 통과하였다. 참고로 원전의 비중이 72.3%에 육박하는 프랑스는 심사 자체를 포기하였으며, 일본의 경우 10년이 넘도록 1단계만 통과한 상태이다. 또한 유럽 사업자 요건(EUR)은 유럽에 신흥 원전을 건설하기 위해 심사를 진행했는데 지난 10월 9일, 한국 원전 모델이 인증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이 사례들이 보여주는 바는 ‘한국 원전은 안전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원전의 안전성뿐만이 아니라 그 이후 발생하는 핵폐기물에 대해서 걱정하는 시각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원전 찬성론자들 역시 이를 간과하고 있는 것이 절대로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 위에서도 언급했던 ‘소듐원자로’는 핵폐기물을 기존 원전 대비 약 5%밖에 배출하지 않는다. 그리고 지난 9월에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자연 미생물을 이용한 고방사성 세슘 제거 기술’을 개발해냄으로써 원전 폐수의 골칫덩이인 세슘 문제를 해결할 초석을 마련하였다 앞으로 해당 연구는 계속될 것이며, 핵폐기물 문제도 줄어들 것이다.

원전은 단 한 번의 사고로 재앙을 야기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경계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원자력 찬성론자들 역시 그러한 사태를 간과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지난 사고들을 거울삼아 더 나은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존의 원전에서 기인한 문제들을 끊임없이 해결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방관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끊임없이 두려워하고 의심하기에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이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계속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그게 정도를 넘어 탈원전까지 이어져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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