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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탈원전 정책, 당신의 생각은?100만 분의 1의 확률, 무시할 수 없어
  • 남유진(국제관계·13)
  • 승인 2017.11.11 23:42
  • 호수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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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진
(국제관계·13)

문재인 정부는 지난 10월 22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결과’에 대해 신고리 5·6호기는 건설을 재개하되, 신규 원전 건설 계획 백지화 및 탈원전 정책 기조는 유지할 것을 발표했다. 이러한 탈원전에 대한 논의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 흐름 중 하나다. 실제로 독일은 다가올 2022년까지 모든 원전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벨기에, 스웨덴, 스위스, 이탈리아 역시 탈원전을 선언했다.

이처럼 많은 선진국들이 탈원전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된 사건은 바로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다. 체르노빌과 더불어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우리에게 ‘과연 원자력 발전소가 안전한가?’에 대해 시사점을 남겼다. 2004년 일본 원전에 대한 안전선 평가(PSA)에 따르면, 원자로 격납 용기 파손 사고 확률은 1억 년에 1회 정도로 매우 안전하다고 발표됐다. 또한 일본의 도쿄전력은 원전에서 방사능 누출 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1천만분의 1이라고 했지만, 2011년 ‘안전 신화’는 붕괴됐고 10만 명 이상의 원전 난민은 자신들의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었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고려해야 할 점은, 대한민국은 원전이 특정 지역에 지나치게 밀집돼 있는 ‘다수호기’ 형태라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반경 3KM 이내에 10기의 원전이 밀집돼있고, 고리 원전 반경 30KM 이내에 약 340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 실제로 발전 용량과 원전 반경 인구수로 잠재적 위험성을 분석한 결과 고리 원전은 3.9로 후쿠시마 원전보다 약 41배 높다. 따라서 재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그 피해는 천문학적이며, 단순히 기술적인 보완을 통해서 원전의 안전성을 완전히 확보하기는 어렵다. 

환경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다른 화석 연료에 비해 원자력의 오염 물질 배출 수준은 낮지만, 여전히 핵폐기물 등 많은 환경 문제를 수반한다. 사용 후 핵연료에 남아있는 방사능이 인체에 무해할 정도로 낮아지기 위해서는 약 10만 년이 걸린다. 때문에 국제 원자력 기구는 사용 후 핵연료를 처분하는데 있어서 지하 500M 이상의 심지층에 보관해 사람과 완전하게 격리 시킬 것을 권한다. 따라서 방폐장에 대한 논의도 중요하다. 현재 매년 750톤씩 발생하는 사용 후 핵연료는 각 원전에서 임시 저장하고 있다. 그러나 다가올 2019년이면 월성 핵폐기물 저장 시설이 포화상태에 도달하고 나머지 임시 저장 시설도 마찬가지다. 또한 경주 방폐장에 처분하는 폐기물 중, 저준위 폐기물과는 차원이 다른 고준위 핵폐기물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전무하다. 이제는 더 이상 원전으로 인해 파생되는 환경적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 즉 탈원전과 함께 태양광과 풍력 등 깨끗하고 안전한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물론 에너지 정책이 전환될 경우, 원전 수출 5위 국인 우리나라에 미칠 손해가 막대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하지만 아랍 에미리트 원전 수출 이후 지난 8년간 원전 수출 실적은 거의 0에 가깝다. 이런 불확실한 원전 수출 시장에 의지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매년 평균 2.5%씩 성장하고 있는 재생 에너지 기술에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경제적이다. 이미 세계 1위 태양광 업체가 국내 기업일 정도로 우리나라 재생 에너지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따라서 신재생 에너지의 잠재적 시장 규모를 고려하더라도 이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정책 전환은 일자리 분야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독일의 경우에는 탈원전을 통해, 원자력 발전과 관련된 일자리가 줄어든 대신 약 37만 개의 재생 가능 에너지 분야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국제 재생에너지 기구는 2030년까지 재생가능에너지 일자리가 약 2천400만 개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또한 노후된 원전을 해체하는 작업 등을 진행하면서 새로운 일자리 마련도 가능하다. 따라서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은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탈원전 정책에 대해서는 정책적, 경제적, 환경적 분야 등 여러 분야에서 여전히 많은 의견이 존재한다. 당장 원전을 중단하기에는 에너지 안보, 경제적 타격 등 많은 문제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탈원전 추세는 ‘안전한 에너지원에 대한 열망’과 환경과 같은 다양한 가치를 중시함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두 번의 사고는 우리가 문명의 이기로 누려온 편리함이, 수백만의 생명을 한순간에 앗아갈 수 있음을 보여줬다. 불안과 효율성, 그 선택의 기로에서 이제는 안전한 에너지를 실현해야 할 때가 아닐까?

남유진(국제관계·13)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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