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인 보도부장 (인예국문·15)

고단한 재수 시절, 나의 유일한 꿈은 ‘대학생’이었다. 비록 수시로 지원한 학교에 다 떨어져 꿈꾸던 학교에 오진 못했지만, 대학생이 되었다는 자체만으로도 나의 1학년 대학생활은 행복했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의 생각은 나와 달랐다.
사람들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대학의 서열을 나누고 분교 학생들을 명문대의 탈을 쓴 거짓말쟁이로 몰아가고 있었다. 또한, 학내 커뮤니티에는 ‘원세대’라는 은어를 사용하며 학교를 비하하는 글들이 게재되어 있었다. 원주캠퍼스는 촌구석에 있고, 신촌캠퍼스에 부속된 존재밖에 안 되는 것인지 나는 의구심이 들었다. 

2016년, 2학년이 된 나는 연세대학교 공식언론사인 연세춘추에 들어갔다.

그리고 보도2부의 정식기자가 되었고, 자연스레 대학사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또한, 보도2부가 연세춘추에서 해야 하는 역할은 무엇인가 고민하기 시작했고, 연세춘추는 신촌 보도와 원주 보도가 함께 있기에 다양한 환경에 놓인 학생들의 이야기를 모두 다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학보사에서 일하는 동안, 주요 이슈들이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다는 이유로 ‘내가 쓰는 기사가 대학사회에서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하며 외로움을 느낄 때도 있었지만 나의 위치이자 사명이라 생각하며 그 자리를 꿋꿋이 지켰다.

하지만, 원주캠퍼스의 상황은 생각보다 암울했다. 

원주캠퍼스의 재정난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우리대학교 본예산공고에 따르면 2015년부터 2년간  원주캠퍼스에 대한 법인전입금은 1억 원에 머물렀다. 하지만 법인전입금만으로는 온전히 학교를 운영하기에 어려움이 있으며 연세대 원주캠퍼스의 등록금 의존율도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즉, 학교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재정의 대부분을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채우고 있는 것이다. 

학교는 재정 부족으로 교육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학생들은 높은 등록금에 비해 좋은 복지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학교에 대한 불만은 학생들에게 결국 ‘학교는 변하지 않을 거야’라는 인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에 더해,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입학정원 축소는 더욱이 원주캠퍼스에 치명상이다. 또한 다른 대학의 본·분교가 통폐합되는 상황에서 원주캠퍼스는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희망은 있을 거야’

원주캠퍼스의 상황은 다소 암울했지만, 지금의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는 해답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고등교육 수요 증가 및 사립대 재정난 해소를 위해 분교 대학을 설립하기 시작했던 1970년대와 지금의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수도권 대학들과의 차별화가 지방대학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이에 원주캠퍼스 구성원들은 본교와의 차별화를 위한 ‘특성화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예전부터 원주시에서 주력으로 밀고 있는 사업들에서는 원주캠퍼스가 주도적 역할을 하며 그 위상을 높였다. 현재에는 원주시가 군수·공업 도시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인문 도시로 변모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 중인데, 이에 원주캠퍼스 학생들과 교수들이 중심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원주캠퍼스는 ‘ACE+ 사업’, ‘CK사업’, ‘BK사업’ 등과 같이 국가가 대학을 지원하는 사업에 잇따라 선정되며, 질 높은 교육을 위한 재정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학교의 노력들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학교의 고질적인 재정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이상, 근본적인 변화는 쉽지 않다. 그렇기에 대학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학교의 문제를 지적하고,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주어야 한다. 원주캠퍼스는 특히나 대학사회에서의 색깔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남들은 언론의 위기, 대학언론의 필요성을 논한다. 실제로 대학사회는 무너진 지 오래고, 더 이상 종이신문은 읽히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대학언론을 통해 대학사회가 변할 수 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내가 원주캠퍼스에서 변화의 움직임을 발견했듯이, 

원주캠퍼스에서 대학생의 꿈을 이룰 수 있었듯이,

비록 원주캠퍼스가 ‘꿈꾸던’ 학교는 아닐지라도 학생들이 ‘꿈꿀 수’ 있는 학교가 되었으면 한다. 

그 변화의 중심에 연세춘추가 함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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