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지현 (정경경제·14)

80년이 넘게 연세의 역사를 담아오는 동안 <연세춘추>의 역사도 변화해왔습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대학신문 연전 타임스로 시작했을 무렵, 연세춘추의 가장 큰 과제는 자주독립이었습니다. 2017년의 끝을 앞둔 현재, 대한민국은 아직도 격동의 시기에 있지만 <연세춘추>의 가장 큰 과제는 ‘대학언론에 대한 무관심’입니다. 독자의 날카로운 비판, 사회 문제에 대한 공감과 언론에 대한 지지가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지난 일 년 동안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기 때문입니다.

대학언론으로써 <연세춘추>가 가진 차별성은 종이신문의 위기를 전화위복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는 가장 큰 힘입니다. ‘총학생회의 부재’, ‘마일리지 수강신청 제도’, ‘연고전 특집’ 같은 기사들은 어떤 기성 언론보다도 <연세춘추>가 학생들의 입장에서 더 잘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사 아이템의 차별성뿐만 아니라 <연세춘추>는 학생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습니다. 제가 <연세춘추>에 몸담았던 2014년부터 2년 동안만 해도 사진부 신설, 카드뉴스 제작, 타블로이드 신문 판, SNS 활성화 등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제 3자의 입장에서 보게 된 지금도 <연세춘추>가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시대에 맞춰 변화하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눈에 띄는 큰 변화는 매거진 『The Y』와 ‘사진 영상 뉴스’였습니다. 신촌의 이야기를 담은 『The Y』의 아기자기한 디자인은 백양로를 걷다가도 집어서 읽게 만들었습니다. 골목이층집 꼭지의 ‘연세로7길 1탄: 맥주바다 골목’은 읽으면서 마치 그 골목을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려운 기사를 쉽게 풀이하기 위해 긴 기사를 영상으로 읽어주는 영상 뉴스의 플랫폼도 신선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SNS를 들락날락 거리는 연세인들에게 영상으로 기사를 전하면 분명 큰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연세춘추>가 독자의 관심을 끄는 데 있어 부족한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긴 심층 기사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제작된 영상뉴스가 ‘이해’를 돕는데 부족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예를 들면, ‘학내 비정규직 노동자 시급 인상’에 관한 보도 뉴스를 빠르게 전달하는 40초 뉴스의 경우 짧은 시간 내에 긴 기사를 다 전달하지 못해 ‘빨리 감기’를 하는 방법으로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기사는 독자들이 읽었을 때 쉽게 이해하도록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다소 흥미도가 떨어지는 기사에 대해서는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다른 포맷이 필요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카드뉴스를 읽어주는 슬라이드’ 같은 새로운 시도를 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SNS뿐만 아니라 <연세춘추> 홈페이지를 활성화 시켜 독자들과의 소통의 장으로 만들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홈페이지 내 기사들에 많은 댓글이 달리지만 <연세춘추>의 답변은 부족합니다. 댓글을 통해 피드백을 주고받고, 홈페이지를 독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면 더 나은 기사를 만들고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학생들에게 필요하지만,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는 ‘강의평가’ 카테고리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양질의 콘텐츠를 위해 <연세춘추>가 변화를 계속하고 있는 만큼 많은 학생도 애정을 담은 비판의 자세로 <연세춘추>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1800호가 오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있었음에 감사함을 느끼면서, 신문을 발행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밤샘 제작을 하고 있을 기자들에게 응원을 전합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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