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의 ‘윤동주와 나 - 무엇을 위해 쓰는가’ 특별 강연 진행돼
지난 25일(수), 문과대 100주년 기념홀에서 ‘윤동주와 나 – 무엇을 위해 쓰는가’라는 주제로 소설가 한강 동문(국문·89)의 특별 강연이 진행됐다. 윤동주기념사업회에서는 윤동주 시인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윤동주와 나’ 강연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연사로 참여한 한 동문은 지난 2016년 『채식주의자』의 번역본으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알려진 ‘맨부커 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이날 한 동문의 강연에는 수많은 청중이 참석해 자리가 부족하기도 했다. 강연 구성 및 강연자의 요청으로 질의응답 순서는 생략됐다.
한 동문은 윤동주 시인의 사진을 보여주며 강연을 시작했다. 한 동문은 “윤동주 시인의 진실하고 순수한 내면이 그의 사진에 그대로 드러난다”며 “윤동주 시인이 어떻게 슬픈 역사에 희생당했는지를 생각하면 시인의 죽음의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한 동문은 중학교 시절 접한 윤동주 시인의 시가 이후 자신의 인간관과 작품관에 많은 영향을 줬다며, 특히 감명 깊게 읽은 <자화상>, <병원>, <위로> 등을 직접 낭독하기도 했다. 한 동문은 이어 “나 역시 그의 순수하고 밝은 작품관을 닮고 싶지만 여전히 이루기 어려운 숙제”라며 “윤동주 시인이 표현한 것과 같은 밝은 세계로 어떻게 나아갈지 항상 고민한다”고 전했다.
이어 한 동문은 본인의 작품들을 언급하며 ‘무엇을 위해 쓰는가’라는 강연 주제에 대해 스스로 답변했다. 한 동문은 “『소년이 온다』의 배경이 되는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자료 조사를 하던 중 양면적인 인간들의 모습을 보며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혼란에 빠졌었다”며, “이러한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얻진 못하더라도 글을 쓰면서 문제를 직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한 동문은 “특히 과거의 사람인 소설 속 소년 ‘동호’가 현재의 나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며 한 동문과 소설 속 인물이 연결되는 에필로그를 낭독하기도 했다. 이때 한 동문은 『소년이 온다』의 등장인물 소년을 구상할 때 윤동주 시인의 이미지를 떠올리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마지막으로 한 동문은 윤동주 시인의 작품 <서시>에 대해 말하면서 차기작에 대한 언급을 덧붙였다. 한 동문은 <서시>에 나오는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한다’는 시인의 정신에 대해 “결국 인간에게 남는 것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집필 중인 차기작에 대해선 “사랑을 주제로 하는 소설을 쓰고 있으며, 현재 총 3부 중 2부를 완성했다”고 전했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서주은(문화인류·17)씨는 “강연을 들으며 인간과 삶에 대해 본질적인 고민을 다시 해볼 수 있었다”며 “질의응답 순서가 없던 것은 다소 아쉽지만, 한 동문의 깊이 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윤동주와 나’ 강연시리즈는 지난 4월부터 시작돼 소설가 성석제 동문(법학·79), 시인 나희덕 동문(국문·84)을 비롯한 많은 연사들이 강연을 진행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강연이 열릴 예정이다.
김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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