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 한권은 신촌에 있는 북카페와 북카페 사장님의 책을 소개해주는 코너입니다. 북카페 사장님이 직접 추천한 몇 권의 책과 함께, 커피 한잔의 시간을 보내 보는 건 어떨까요.

 

 

『The Y』가 찾아간 두 번째 북카페는 신촌 창천문화공원 앞에 위치한 ‘꿈꾸는 반지하’다. 원래 ‘꿈꾸는 반지하’가 있는 이 건물의 위층은 ‘꿈꾸는 옥탑방’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 9월 이후 술을 마시며 북카페 겸 바인 ‘꿈꾸는 옥탑방’은 사라지고, 이제는 스터디 룸에서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할 수 있는 ‘꿈꾸는 반지하’만 운영된다.

건물 입구에서 ‘꿈꾸는 반지하’로 내려가는 길은 벽에 붙은 캘리그라피로 가득하다. 글을 읽으면서 계단을 내려가고 난 뒤, 가게 안에 들어서자 입구 책장에 빼곡한 책과 황토색의 목재 가구로 이뤄진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가게보다는 창고 또는 다락방에 온 듯한 편안함을 자아낸다. 입구 옆에는 다락방으로 갈 수 있는 계단이 있고, 그 계단에는 책들이 꽂혀있다. 이곳의 신기한 점은 가게 전체가 다 스터디룸으로 돼 있어서 다른 사람들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때론 나 혼자만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가게 사장님은 소셜벤처 ‘만인의 꿈’ 대표인 김동찬씨. ‘만인의 꿈’은 청년들이 꿈을 꿀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을 마련해주기 위해 설립된 기업이다. 실제로 이 기업은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 기숙사, 취업 등의 사업을 여럿 운영 중이다. 그리고 이 카페는 그러한 취지에 따라 청년들에게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자 만들어졌다.

 

이곳은 5년 전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로스쿨 준비를 하던 김씨가 일과 공부를 병행하기 위해 차리게 된 장소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마련하는 그에게 공부를 하러 가기 위해 매일 카페에서 쓰는 비용은 결코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비싼 비용이 부담되는 청년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기에, 다른 곳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청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스터디카페를 만들게 됐다.

 

가게 이름에 대해 물어보자, 김씨는 “실제로 건물 지하에 위치한 이유이기도 하지만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답했다. 혹시 이미 눈치챘는가?

“반지하의 생활을 끝내고 올라가면 햇빛이 있지 않을까요? 우리가 지금은 지하에서 꿈을 꾸고 있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반지하에서 위로 올라올 수 있겠죠” 이것이 그가 담고 싶었던 숨겨진 의미다.

 

“신촌은 제 인생에서 중요한 무대에요.”

 

김씨는 자신의 20대와 30대의 시작을 신촌에서 보내고 있다. 그는 신촌에서 앞으로도 계속 꿈을 펼칠 것이다. 꿈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김 씨 덕분에 지금의 ‘꿈꾸는 반지하’가 있을 수 있고, 이곳에서 계속 청년들은 꿈을 꿀 수 있다. 이곳이 신촌에 있는 이유는 바로 청년들이 신촌에 있기 때문이다.

 

사장님이 추천하는 책

1. 『채식주의자』 – 한강

“지금 그녀가 남모르게 겪고 있는 고통과 불면을 영혜는 오래전에, 보통의 사람들보다 빠른 속력으로 통과해, 거기서 더 앞으로 나아간 걸까.”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에 답은 없지만, 이 책을 읽고 한번 이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겠다.

2. 『리버보이』 – 팀 보울러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손녀는 강을 헤엄쳐 어디론가 간다. 할아버지의 영혼이 손녀에게 자기 일대기를 알려주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완성하는 내용이다. 이 책을 통해 삶의 태도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겠다.

3. 『그릿』 – 앤절라 더크워스

꿈을 이뤄나가는 과정에서 실패와 좌절을 겪으며 쉽게 꿈을 포기해버리는 우리들에게 추천한다. 성공을 하려면 열정과 인내를 가지고 끝까지 버텨야 한다. 나의 꿈을 쉽게 포기하지 않게 도와줄 인내가 필요하다.

 

가게 이용 Tip!

1. 음료가 저렴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책을 읽는다면 대표님이 추천하는 핫초코(2천 원)와 허브티(1천800원)도 좋다.

2. 책은 1만 원을 내고 빌려갈 수 있다. 연체 시 연체료를 지불해야 한다.

3. 여러 스터디가 준비돼있다. 영어, 중국어, 독서, 취업, 창업 등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아봐라.

4. 소소한 즐거움을 얻고 싶다면 ‘꿈 노트’를 찾아봐라. 손님들이 자신의 꿈을 적거나 낙서를 해놓은 노트가 화장실에 있다.

5. 밤 10시부터 아침 9시까지 스터디 룸을 5천 원에 이용할 수 있다. 정액권을 구매하면 더욱 저렴하다. 여기에 예약까지 하면 더 편리하다.

 

글 이혜인 기자
hyeine@yonsei.ac.kr

사진 김민재 기자
nemomem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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