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더러운’ 실상이 드러나고 있다. 청년들은 그럴듯한 직장에 입사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소위 ‘권력’을 쥐고 있다는 이들은 제멋대로 자신들의 지인들을 선망의 대상인 직장에 꽂아 넣으려 했다. 최경환 의원을 둘러싼 청탁도 큰 논란거리가 되었지만, 이번에 터져 나온 강원랜드 사건의 경우 그 도를 넘어섰다.
YTN의 보도에 따르면 강원랜드가 2012년 하반기부터 2013년 상반기까지 채용한 518명 중 95% 이상이 채용 청탁에 관련되었다고 한다. 특히 채용 청탁과 관련하여 직원인사서류를 조작하였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최경환 의원의 경우 직원 한 명을 청탁한 것이 큰 문제가 되었다. 강원랜드의 경우 전체 채용 인원의 5%만 채용 청탁이 있었어도 큰 문제가 되었을 사안인데 오히려 95% 이상의 직원이 채용 비리와 연루되어있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다. 더욱이 권력의 핵심인 금융감독원에서 2016년에 국책은행 고위임원의 아들을 부정하게 합격시켜 관련자들이 감사원에 의해 고발되고 지난주에 압수수색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강원랜드 사건을 통해 크게 훼손된 민주사회의 가치는 ‘공정성’이다. 사람들이 경쟁의 결과가 스스로에게 불리해도 이를 받아들이는 이유는 ‘절차적 공정성’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신입사원 선발에 지원한 이들은 지원서에 제시한 정보 이외의 것들은 채용에 있어 고려되지 않고 그들의 역량에 따라 선발에 이루어진다는 원칙을 믿고 있었을 것이다. 선발에서 탈락한 지원자들은 직원선발 과정이 절차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믿고 탈락을 받아들였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러한 기대를 저버렸고 도처에 더러운 냄새만 풍기고 있을 뿐이다. 스멀스멀 풍겨나는 냄새를 통해 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러한 냄새의 근원이 실제로 드러나니 그 부조리의 규모 등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가 되었다. 한 개 기관에서 이러한 대규모 청탁이 일어났다면 전체적인 규모는 더욱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허탈해진다.
이러한 부조리에 대하여 철저한 조사와 엄격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를 지탱해온 한 축이 무너질 우려가 있다. 박근혜 정부의 붕괴를 불러온 최순실 사건도 입시와 관련된 ‘공정성’ 훼손에서 시작해 전모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공정성 훼손은 사회를 무너뜨리는 둑의 구멍이다.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강원랜드와 금융감독원에 관한 수사가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도 다수 존재한다. 새로운 직원을 채용한 공공기관이 적지 않기 때문에 강원랜드와 금융감독원 이외의 기관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다수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미루어 짐작된다. 검찰은 이러한 권력형 비리를 축소하지 말고 그 뿌리를 발본색원하여 우리 사회를 떠받치고 있는 공정성의 원리를 다시 세워주기 바란다.
이러한 대규모 비리를 마주하게 되니 새삼 권력에 대한 견제와 공공정보 공개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인사 채용과 관련된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권력에 대한 견제를 보다 충실히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특히 권력형 비리에 관한 추상같은 조사와 처벌을 통해 이러한 행위를 다시는 시도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앞으로 발생할지 모르는 비리의 예방주사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는 자신의 목표를 위해 정직하게 올바른 길을 걸어온 젊은이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