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작동 원인 불분명… 기숙사 내 흡연 또한 문제돼

▶▶ 청연학사 로비에 위치한 화재경보기의 모습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고 있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청연학사 화재경보기의 오작동은 계속되고 있다. 이에 학생들은 화재경보기가 울려도 더 이상 대피하지 않아, 안전 불감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오작동의 명확한 원인은 찾기 힘든 상황이다.

 

조용할 날 없는 청연학사 화재경보기
학생들의 안전 불감증 또한 점차 심화돼

 

개강 후 화재경보음 오작동은 6번 내외다. 이틀 연속으로 울린 적도 있어 이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청연학사에 거주 중인 정경대 소속 ㄴ모씨는 “모두가 자고 있을 새벽 시간에 오작동이 울려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며 “방 바로 앞에 화재경보기가 있는 경우에는 학생들이 방 주변으로 몰려서 난감하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청연학사와 비교적 가까운 매지학사에 거주하는 학생들도 새벽에 청연학사에서 울리는 화재경보음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매지학사에 거주 중인 최신아(인예국문·17)씨는 “이번 학기만 해도 벌써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청연학사 내에서는 오작동이라는 방송을 해줬지만 매지학사에도 화재경보음이 들렸으므로 안내 방송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생활관 안경숙 팀장은 “매지학사에서도 화재경보음이 위치에 따라 들릴 수는 있지만 안 들리는 학생들도 있다”며 “안내 방송에 대해서는 화재경보음이 들리는 학생 개인이 따로 문의해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학생들은 화재경보음이 울리더라도 더 이상 비상통로로 대피하지 않는 실정이다. 이은호(생명과학기술학부·17)씨는 “화재경보음이 울리더라도 뒤늦게 안내방송이 나오기 때문에 늘 불안하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실제 화재가 났을 때도 오작동이라고 판단하게 돼, 큰 사고가 발생할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화재경보기의 먼지가 원인으로 추정
기숙사 내 흡연 또한 지적돼

 

생활관에서는 오작동의 원인을 화재경보기에 쌓인 먼지라고 추정하고 있으나 총무처에서는 오작동이 아니라 민감하게 작동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생활관 관계자는 “총무처 내 소방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부서에 이 문제를 신속히 대처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실제로 화재가 날 뻔한 상황에서 경보음이 울린 경우도 있지만 화재경보기에 작은 먼지가 쌓여서 울린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화재경보기를 세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총무처장 이충휘 교수(보과대·물리치료학)는 “매월 첫째 주와 셋째 주 수요일마다 정밀 점검을 하고 있고 실제 소방서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기숙사 내 화재경보기는 샤워실의 뜨거운 습기에도 민감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이번 오작동도 제 역할을 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민원이 들어왔기 때문에 공기압축기로 먼지를 세척하는 작업을 시행하고 신속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기숙사 내 흡연 등 화재에 대한 학생들의 부주의한 행동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 교수는 “기숙사 내에서 흡연을 하는 것도 오작동의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청연학사에 거주 중인 인예대 소속 A씨는 “청연학사 공용 샤워실에서 학생들이 담배를 피고 있는 모습을 몇 번 본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생활관 관계자는 “기숙사 내에서 흡연을 하는 학생들이 적발된다면 즉시 퇴사 조치를 하고 있다”며 “기숙사 내에서 흡연으로 인한 화재를 막기 위해 샤워실이나 공중화장실에도 작은 화재경보기를 설치할 것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 교수는 “작은 화재경보기를 설치한다면 예산적인 문제 때문에 기숙사비가 인상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화재경보음으로 학생들의 안전 불감증은 점차 심화되고 있다.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오작동의 확실한 원인 규명과 학생들의 안전 의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사진 천건호 기자 
ghoo111@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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