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대의 학술적 교류 증진에 대한 기대감 고조돼


지난 7일, ‘연고대 합동특강 시리즈(진리‧정의‧자유를 향한 인문학적 성찰)’(아래 연고대 합동특강)의 첫 수업이 진행됐다. 해당 강의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대학 간 합동 강의로, 2017학년도 2학기 우리대학교와 고려대에 각각 개설됐다.

                  우리대학교-고려대, 스포츠에 이어 학술 교류

연고대 합동특강은 지난 4월 ‘연세‧고려대 총장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언급됐던 우리대학교와 고려대 간의 학술적 교류의 결과물이다. 해당 기자회견에서 김용학 총장은 “다섯 개의 운동부가 중심이었던 기존 연고전과 달리 문화, 예술, 학술, 아마추어 스포츠 전체를 아울러 서로 화합하고 경쟁하는 ‘연고제’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0호 ‘연세‧고려대 총장, 체육특기자 정책 발표 위한 공동 기자회견 열어’> 그 결과, 우리대학교와 고려대는 ‘연고대 합동특강’ 강의를 개설하는 것으로 양교의 학술 교류의 첫발을 뗐다.

연고대 합동특강은 인문‧사회학적 주제에 대해 우리대학교와 고려대 교수 각 1명이 1시간씩 강의를 진행하고, 지도 교수의 진행 속에서 교수와 학생간의 토론이 이뤄진다. 연고대 합동특강은 13주 동안 ▲경제학 ▲철학 ▲사학 등을 주제로 진행되며, 매 주 다른 전공의 교수들이 참여한다. 해당 수업에 참여하는 교수로는 각각 우리대학교 ▲성태윤(상경대‧금융경제학) ▲이상엽(사과대‧뉴미디어와 기술) ▲정진배(문과대‧중국현대문학) ▲신규탁(문과대·불교철학), ▲김왕배(사과대‧산업및사회계층) 교수 등 13명과 고려대 ▲차진아(법학) ▲김민환(미디어학) ▲최용철(중어중문학) ▲조성택(철학) ▲김철규(사회학) 등 13명으로 총 26명이다. 
 

연고대 합동특강, 첫 수업 진행…
학생과 교수 모두 만족과 기대감 드러내

 

첫 수업은 지난 7일 낮 3시부터 6시까지 경영관 B103에서 진행됐다. 이날 고려대 차 교수와 우리대학교 성 교수가 첫 강의를 맡았다. 차 교수와 성 교수는 각각 ▲한국의 상속세 제도 현황과 전망 ▲한국에서의 자본주의 진화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어 지도 교수인 김주환(사과대‧휴먼커뮤니케이션) 교수의 지도하에 학생들과 토론의 시간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수업을 통해 한 사안을 다각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수강생 정기석(경제‧13)씨는 “일반적으로 같은 분야를 전공한 교수님들이 한 주제에 대해서 강의하지만 연고대 합동특강은 달랐다”며 “한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 법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교수님들의 시선에서 융합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 새롭고 흥미로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매주 다양한 주제로 강연이 진행된다는 점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학생들도 있었다. 박원남(응통‧11)씨는 “매주 주제가 바뀌게 되니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학생들이 이 수업을 통해 모두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첫 수업 강의를 맡은 양교 교수들도 연고대 합동특강에 대한 만족과 기대감을 드러냈다. 차 교수는 “연세대학교에 와서 강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인생의 소중한 기회였다”며 “양교가 앞으로 학술적 경쟁과 교류를 통해 세계에서 인정받는 최고의 대학으로 발돋움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성 교수는 “앞으로 연고대 합동특강을 통해 경제, 사회, 법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배울게 될 것”이라며 “수업을 통해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교 총장들은 동영상 축사를 통해 양교 학술 교류의 첫 시작을 알리며, 이번 특강의 의의를 전했다. 김 총장은 “연고대 합동특강은 국내 대학에서 처음으로 실시되는 ‘합동 시그니처 강의’”라며 “총장으로 취임하자마자 고려대 총장과 연고대의 학술 교류를 약속해왔다”고 전했다. 김 총장은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공동 강의를 개설할 수 있어 기쁘고 자랑스럽다”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염재호 총장은 “연고대 합동강연을 통해 양교의 지성을 대표하는 교수님들의 강의를 듣고 자유롭게 토론함으로써 사유하고 습득하고 개척하는 지성인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실질적인 학문 교류 될 수 있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연고대 합동특강이 과연 실질적인 토론 수업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보통 토론 수업이 40명 내외의 학생들로 구성되는 것에 비해 해당 수업은 우리대학교에서 약 150명, 고려대에서 약 400명의 학생이 수강한다. 때문에 첫 수업에서는 단 3명의 학생만이 각 교수들에게 강의 내용을 질문 할 기회가 제공됐다. 

또한, 교수들의 수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익명을 요구한 A씨는 “대체적으로 수업에 만족하지만 두 교수님의 강의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수업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교수님들이 단일한 주제에 대해 토론하기보다는 토크콘서트의 방식으로 각자 다른 이야기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고려대 유재은(경영·14)씨는 “교수들의 강연이 ‘불교’라는 주제로 동일하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강연 주제에 대해 교수들끼리 합의한 것 같은 느낌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14일(목)에 진행되는 두 번째 강의는 우리대학교 이상엽 교수와 고려대 김민환 교수가 각각 강연자로 나서며, ▲데이터 과학을 통한 사회현상 이해 ▲미디어 생태계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한 강연이 진행된다. 연고대 합동특강은 2017학년도 2학기를 시작으로 매년 2학기에 개설될 예정이다. 


전예현 기자 
john_yeah@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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