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 결정에 따른 재정 부담 증가 우려도

지난 8월 21일, 우리대학교는 교육부의 ‘2018학년도 대학별 입학전형료 인하 시행계획’에 따라 대입전형료(아래 전형료) 인하를 결정했다. 이에 우리대학교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은 11일(월)부터 진행되는 ‘2018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인하된 금액으로 전형료를 납부하게 된다. 이로써 수험생들의 부담은 줄었지만, 학교본부는 이번 전형료 인하가 교비 지출에 부담을 줄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수험생 옥죄던 전형료 인하되다

우리대학교 신촌캠 입학처와 원주캠 입학홍보처는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2018학년도 수시모집부터 전형료를 약 16.9%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평균 14~15%의 인하율을 보이는 타 대학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신촌캠 입학처 황정원 팀장은 “수험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자 했던 교육부의 본래 취지에 맞게 거의 모든 전형의 전형료를 최대치로 인하했다”고 전했다. 

이번 2018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전형료가 가장 큰 폭으로 인하된 전형은 신촌캠의 특기자 전형(국제계열)이다. 종전의 특기자 전형(국제계열) 전형료는 14만 5천 원에 달했다. 대학알리미 공시자료에 따르면, 이는 서울 상위 17개 대학 전형료를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2017학년도 특기자 전형(국제계열)로 우리대학교에 입학한 신촌캠 오창준(HASS·17)씨는 “현재까지의 전형료는 수험생들에게 부담이 되는 수준이었다”며 “우리대학교뿐만 아니라 타 대학에도 지원하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은 배가 됐다”고 전했다.

원주캠의 전형료 역시 작게는 5천 원에서 크게는 4만 5천 원의 인하폭을 보였다. 대학알리미를 참고해 우리신문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종전의 원주캠 전형료는 일부 전형을 제외하고 6만 5천 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강원도 내에서 1인 평균 전형료가 가장 높았다. 2016학년도 수시모집으로 입학한 원주캠 김아현(국제관계·16)씨는 “전형료 인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현재의 인하 수준으로 수험생들의 부담을 완전히 덜어주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며 추가적인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전형료 인하에 엇갈리는 반응…
 

학교본부는 교육부의 방침에 따르면서도 이번 전형료 인하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입장을 보였다. 신촌캠 입학처장 김응빈 교수(생명대·미생물학)는 “전형료 인하 이전에도 전형료 수입이 적자였기 때문에 매년 수천만 원의 교비를 지출했다”며 “앞으로 수시 모집에 더 많은 교비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돼 우려된다”고 전했다. 원주캠 입학홍보처 정용덕 사무주임 역시 “기존의 입시 과정이 앞으로도 유지될 경우 우리대학교의 재정 부담은 필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교육부 대입제도과 이동근 사무관은 “교육부에서는 학교 측에 전형료 인하에 자발적으로 동참해줄 것을 부탁했다”며 “인하율은 각 대학의 형편에 맞춰 자발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학교본부에 대한 지적도 뒤따르고 있다. 전형료 인하 이후에도 학교본부의 전형료 산정 기준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2017학년도에 수시모집으로 입학한 원주캠 원희정(사회과학부·17)씨는 “높은 전형료도 부담이지만, 해당 금액으로 전형료가 책정된 이유를 알 수 없어 운용과정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본부는 수시 전형에 필요한 원가를 명시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신촌캠 황 팀장은 “산정 기준 정립을 위해 전형료를 항목별로 나눠 원가를 명시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전형료에는 자료집 비용, 인건비 등의 요소가 포함되는데, 해당 요소의 원가를 상세하게 명시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덧붙여 황 팀장은 “현재 인하된 전형료는 입시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의 최소치로 산정된 금액”이라고 말했다. 

이에 교육부는 전형료 인하 방침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조건적인 인하가 아닌 전형료 산정에 대한 투명성 제고임을 강조했다. 이 사무관은 “현재 전형료에 대한 투명성 제고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해 각 대학의 전형료 산정 기준 자료를 검토 중”이라며 “이를 통해 각 대학의 상황을 고려해 대학이 수용할 수 있는 산정 기준을 권고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대학 내의 전형료를 둘러싼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수시모집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번 교육부 방침은 무리한 요구였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앞으로 학교본부와 교육부 간의 원활한 소통이 필요해 보인다. 


이지은 기자
i_bodo_u@yonsei.ac.kr
박진아 기자
bodonana119@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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