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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비정규직 노동자 시급 830원 인상기나 긴 농성 끝, 늦은 합의라는 지적도 있어
  • 전예현 기자, 김민재 기자
  • 승인 2017.09.02 18:49
  • 호수 1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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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언더우드관 앞에서의 시급 인상 요구 농성에 참가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모습

지난 8월 18일, 우리대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아래 노동자)들이 25일간의 농성 끝에 용역업체와 시급 830원 인상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미화·주차직과 경비직 노동자들의 시급은 각각 ▲7천780원 ▲6천890원으로 인상됐다. 인상안에 해당하는 시급은 올해 1월부터 소급 적용된다.

25일간 이어진 농성…
학내 비정규직 노동자 시급 830원 인상돼

 

지난 6월 말, ▲카이스트를 시작으로 ▲덕성여대 ▲이화여대 등의 대학들이 학내 노동자들의 시급을 830원 인상했다. 우리대학교 역시 8월 18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아래 서경지부)와 고암, 대주HR 등 총 5개의 용역업체가 시급 인상에 합의하면서 대학가의 노동자 시급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이에 따라 서경지부 소속 노동자들을 포함해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철도사회산업노조 및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교내 노동자 약 480명의 시급이 830원 인상됐다. 노동자들의 월 평균 근무 시간이 209시간인 것을 고려한다면, 전체 임금이 약 10억 증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급 인상안과 함께 합의안 작성 당시 용역업체 측은 ‘시급을 인상하는 대신 노동자들이 연차휴가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명시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서경지부 측은 ‘연차휴가는 노동자 개인의 선택’이라며 ‘노동자에게 권장할 수는 있지만, 합의안에 명시될 사안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여 해당 항목은 합의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노동자들이 제시했던 인상안이 받아들여지기는 했지만, 합의까지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인상안을 둘러싼 노동자와 용역업체 사이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채 대립 사태가 장기화되자 지난 7월 25일부터 서경지부 노동자들은 학교본부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서경지부 최다혜 조직차장은 “지난 1월부터 용역업체와 여러 차례 교섭을 진행해왔지만 5월에 교섭이 사실상 결렬됐다”며 “노동위원회를 통해 조정절차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의견이 합의되지 않아 현장 투쟁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총장실과 총무처를 비롯해 일부 학교 기관들은 임시로 거처를 이전하기도 했다. 25일 동안 지속됐던 노동자들의 농성은 용역업체들이 인상안에 동의하면서 마무리됐다. 집단 교섭 사측 대표를 맡은 이종민 이사는 “지난 2016년과 대비해 올해 임금 인상률이 가파르게 올라 학교본부와 업체들 모두 부담이 컸다”며 “그러나 학교본부와 용역업체 양쪽에서 부담을 나누기로 해 합의안을 체결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새롭게 지어진 ▲백양로 지하 ▲경영관 노동자들은 이번 인상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최 조직차장은 “해당 노동자들은 이번 교섭에 참여했던 용역업체들과 계약된 노동자들이 아니기 때문에 동일한 적용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덧붙여 최 조직차장은 “이번 인상안이 해당 노동자들에게도 적용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자의 임금 문제, 
노동자와 용역업체 사이만의 문제? 

 

그러나 이번 합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서경지부는 원청인 학교본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최 조직차장은 “덕성여대, 이화여대 등 다른 대학들이 비교적 빠르게 830원 인상안을 합의할 수 있었던 이유는 원청인 학교본부와 직접적인 대화가 가능했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카이스트의 경우 원청과 하청이 함께 합의서를 작성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 조직차장은 “그러나 연세대의 경우 학교본부와 공식 면담이 이뤄지지 못했고 총무처 점거 당시에도 담당자를 제대로 만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학교본부는 노-사 계약에 대해 학교가 간여할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총무처 총무팀 박상욱 팀장은 “노동자들은 우리대학교 소속이 아닌 용역업체 소속”이라며 “노동자들의 요구는 용역업체와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세대학교 비정규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오제하(사회‧13)씨는 “학교가 노동자의 인건비에 대해 간접고용 제도 뒤에 숨는 것은 하청업체에게 모든 책임을 미루는 것과 같다”며 “실제로 노동자들을 사용하는 것은 학교이기 때문에 학교도 원청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반복되는 
임금 인상에 대한 노-사 대립  


시급인상에 대한 노-사 간의 갈등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시급 인상을 둘러싼 노동자와 용역업체의 이해가 집단교섭 때마다 충돌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 2014년 집단교섭 당시에도 임금 인상에 대한 용역업체와 노동조합의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자 서경지부 소속 노동자들은 총파업에 돌입했던 바 있다. <관련기사 1724호 2면 ‘연세대분회 총파업, 지지와 우려 공존’> 이에 대해 이 이사는 “실제 기업에서도 임금이 매번 인상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노동자들의 인건비 인상을 매번 감당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덧붙여 이 이사는 “연세대는 다른 대학교보다 노동자 인원도 많고, 등록금 인상이나 인원 감축 없이 노동자 전원의 임금이 인상되다 보니 임금 인상에 대해 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시급 인상에 대해 최 조직차장은 “이번 인상 합의에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의 임금 협상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학교본부의 직접 고용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글 전예현 기자 
john_yeah@yonsei.ac.kr
사진 김민재 기자 
nemomemo@yonsei.ac.kr

전예현 기자, 김민재 기자  john_yeah@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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