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신촌을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신촌의 중심지다. 하지만 과거의 모습도 지금 같았을까?
불과 3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는 고층 백화점 대신 의류 상회들이 모여 있는 신촌시장이 위치해 있었다. 털목도리나 스카프 등으로 나름대로 꾸민 사람들의 옷차림을 볼 때, 당시에도 신촌은 세련된 ‘서울 멋쟁이’들이 다니던 패션의 거리었음에 틀림없다.
신촌시장은 지난 1975년 김기식 전 양정물산 회장이 신촌 재래시장을 개조해 만든 의류 상가다. 이후 김 회장은 1992년 신촌시장 상인들과 함께 신촌시장을 그레이스백화점으로 확장했다. 이는 영등포구와 강서구 일대를 비롯하여 일산, 김포 등 경기도 지역에서 유입되는 수도권 주민들을 고객으로 잡으려는 시도였다.
하지만 국내 백화점 중 8위 매출액에 해당할 만큼 거대했던 그레이스백화점은 자금압박에 시달리다 결국 1998년 현대백화점에 인수됐고, 이후 그레이스백화점 건물에는 오늘날 우리가 아는 현대백화점이 들어섰다. 오늘날 신촌의 상징인 현대백화점에는 평탄치 않았던 역사가 녹아 있는 셈이다.
글 최형우 기자
soroswan@yonsei.ac.kr
사진 하은진
so_havely@yonsei.ac.kr
최형우 기자, 하은진 기자
soroswan@yonsei.ac.kr, so_havely@yonsei.ac.kr